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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3/EIDF 2013 현장 스케치

[EIDF행사후기] 마스터 클래스 1 : 캐롤리나 리딘 – 피칭의 기술

  

EIDF2013 마스터 클래스 1 :  '캐롤리나 리딘 '피칭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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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커미셔너 및 피칭 행사의 모더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캐롤리나 리딘!

 

방대한 사전 준비로 유명한 그녀는 ‘피칭의 신’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첫 번째 마스터 클래스 주제는 ‘피칭의 기술’이었다.

오후 한시 반부터 네시 반까지 이어진 마스터 클래스는 피칭의 역사, 세계 시장에서 프로젝트를 성장시키기 위한 팁, 다큐멘터리 제작자로써 지녀야 할 자세 그리고 관객과의 질의응답시간으로 구성되었다. EBS SPACE를 가득 채운 모든 사람들은 캐롤리나 리딘의 호소력 있는 프레젠테이션으로 마스터 클래스 내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진행에는 2004년에 처음으로 프로그래머로 활약하여 2008년에는 사무국장으로 EIDF를 이끈 형건 PD의 도움으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캐롤리나 리딘의 강의를 한국어로 번역하여 인용했다는 점을 밝힙니다.)

 "피칭의 역사"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에 다큐멘터리들은 각자의 국가에서 만들어졌고 당시에는 작품을 완성해야 지원이 이뤄지는 등 금전적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시작된 것이 피칭이었습니다.

하지만 피칭이 처음부터 환영받는 아이디어는 아니었습니다. 투자자에게 지원을 바라는 것은 할리우드와 같은 상업 영화나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랑스 서니사이드오브독부터 시작된 피칭은 당시의 걱정과는 달리 다큐멘터리 배급과 제작과 관련된 사람들이 함께 모인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감독들이 직접 프로듀서들 앞에서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는 것은 단순히 금전적 지원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기회가 되었습니다.

1993년 암스테르담 국제다큐영화제에서 공식 세션이 열렸습니다.

처음에는 주로 교회에서 진행되었는데 10명의 감독과 15명의 투자자들이 마주앉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300여명의 관중들이 함께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피칭은 유럽의 경우를 보면 EU와 같이 여러 나라들이 국제적인 플랫폼을 형성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이 시작되자 다큐멘터리 시장은 더욱 커졌습니다.

여러분들이 아실지 모르겠지만, 이번 EIDF 경쟁작 중 상당수가 이미 국제적으로 피칭을 통해 이미 충분히 검증된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 있어 피칭은 자금 지원 뿐만이 아니라 좋은 프로듀서와 제작자를 소개시켜 작품을 질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필수적인 과정이 되었습니다.

 


 

 

 

 피칭 현장에 중요한 알짜배기 Tip!

1. 가장 중요한 것은 트레일러다.  아무리 말로 잘 포장해도 말과 트레일러가 맞지 않으면 모두가 난감해지는 상황이 올 것이며,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것은 결국 들은 것보다 본 것이기 때문이다.

2. 중요한 것은 캐릭터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처럼 모든 스토리는 이미 세상에 존재한다. 하지만 다양한 주제만큼이나 그러한 캐릭터들의 조합은 다큐멘터리에 새로운 가능성과 소재를 제공할 것이다.

3. 프로젝트와 자신을 동일시하라.  피칭 현장을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을 위해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자리라고 생각해선 곤란하다. 자신의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끊임없이 소통할 파트너를 찾는 자리이기도 하다.

4. 짧은 발표 시간이라 기죽지 마라.  피칭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공식적인 피칭은 대개 7분이지만, 그 이후에 얼마든지 일대일 미팅이 이어질 수 있다.

5. 자신의 주제에 누구보다도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 다큐의 상당부분이 이미 일어난 일에 의존하는데, 인터뷰? 아카이브? 애니메이션? 직접재현 등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시쳇말로 할머니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프로젝트를 정교화 시켜야한다. 발표는 단 몇 마디로 투자자와 관객의 관심을 확 끌어당길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괴테가 실러에게 편지를 쓸 때 장문의 편지를 쓰다가 맨 끝에 가서야 ‘짧게 쓸 시간이 없었다’ 라고 썼던 일화가 있다. 프로젝트를 설명할 때 핵심만 추리는 데 많은 시간이 드는데, 이것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비추는 ‘빛’이 될 것이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왜 이것을?

왜 네가?

왜 지금?

무엇이 여러분들의 원동력입니까?

누구에게 또 무엇을 전달하고 싶습니까?

세계적으로 나아갈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년 동안 자신의 일생을 바쳐야 하는데, 감독으로써 왜 이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까?

 

이러한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는 경우라면 어떤 프로듀서나 제작사 그리고 피칭 현장에서 투자자와 그것을 지켜보는 관객 모두를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이것은 단지 연설에 그치고 말 것이다.

 


 

 

 

 "관객과의 Q&A"

 

Q: 한국에서는 프로듀서가 연출과 펀딩을 다 해야 한다. 한국의 열악한 환경을 바꾸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A: 그것은 모든 다큐멘터리 제작 현장에서 피할 수 없는 핵심적인 이슈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라마다 약간씩 사정이 다르다. 덴마크와 스웨덴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덴마크의 경우 필름 스쿨에서 학생들은 다큐멘터리를 한 편 이상 찍어야 하는데 반드시 프로듀서와 협업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학생과 프로듀서의 유대관계는 직업 현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하지만 스웨덴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스웨덴은 덴마크와 달리 같은 제작자끼리 팀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특정한 프로젝트에서 한 명이 제작을 맡으면 다른 한 명이 프로듀서의 역할을 맡아 번갈아 가면서 역할을 맡는 것이다.

Q: 제가 알기론 피칭은 대개 초기 단계에서 이뤄집니다. 하지만 만약 지원을 받았는데 기대 이하의 결과물이 나오면 어떻게 됩니까? 혹시라도 미래에 그 사람의 피칭을 보게 된다면...

A.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에서 모든 피칭이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단계에서 피칭이 가능하며 촬영이 모두 끝난 후에도 가능합니다.

이것에 대해 한 말씀 덧붙이자면, 피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스토리를 실감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또 다큐멘터리의 특징입니다. 예를 들면, <파라다이스>에서 나오는 장면에는 어린 아이가 죽을 먹는 도중에 졸다가 죽통에 얼굴을 빠뜨리고 잠이 드는 장면과 소가 졸다가 머리가 우유 통에 박히는 장면이 바로 이어집니다. 과연 어떻게 이런 장면을 잡아냈을까요? 신과 수학. 바로 이것입니다. 수학적일만큼 장면에 대해 치밀한 조사와 마침 카메라를 켜고 있었을 때 그 장면이 담아냈다는 신이 내린 기적. 하지만 피칭 할 때 제작자에게 신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조사는 철저히 해와야지만.. 결국 숙제를 잘 해야 된다는 말 아니겠어요?(웃음)

 

 


 

강연 이후 캐롤리나 리딘에게 사인과 기념사진을 부탁하는 관객이 줄을 이었다. 그리고 리딘이 강연 도중 상영한 트레일러를 보고 통역이 눈시울을 훔쳐 장내가 잠시 숙연해진 진풍경도 벌어졌다. 모든 사람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마무리된 마스터 클래스 첫 날의 열기는 대단했다. 이후 마스터 클래스는 10월 21일(월)에는 대니얼 크로스의 ‘당신이 장편 다큐멘터리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면’, 10월 22일(화)에 심사위원장 레오나르드 감독의 ‘싱글 샷 시네마 2.0’이 오후 1시 반부터 4시 반까지 같은 시간에 EBS SPACE에서 계속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