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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3/EIDF 2013과 사람들

[EIDF인터뷰]나는 암살당할 것이다의 감독, 저스틴 웹스터를 만나다

<나는 암살당할 것이다>

저스틴 웹스터 Justin WEBSTER 감독과의 막간 만남!

이번 EIDF 페스티벌 초이스는 총 열한 작품이다. 그 중 유력한 후보로 손에 꼽히는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나는 암살당할 것이다"이다. 과테말라의 변호사 로드리고 로젠버그가 사망한 뒤 발견된 유투브 동영상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였고, 그는 영상에서 자신을 살해한 용의자로 대통령을 지목하며 국가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킨다. 한 편의 스릴러 영화와 같은 전개를 지닌 작품은 극영화가 아닌 현실을 다룬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더욱 크다. 게스트와의 대화를 앞두고 있는 그를 만나 짧게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작품이 지닌 무거운 분위기와 달리 감독님께서는 편안하고 친절하게 답해주셨다.



EIDF : 우선 이번 작품이 영화화 된다고 들었습니다. 극영화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스틴 웹스터(이하 JW) : 이미 다큐멘터리를 찍기 시작하기 전부터 이 주제가 극영화로 만들어 질 거라는 것과 판권이 팔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영화 아르고의 시나리오로 오스카 상을 수상한 크리스 테리오가 시나리오를 맡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다큐멘터리가 제작되는 동시에 영화 작업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극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모두 존경하지만 공격적인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써 이 이야기는 사실의 관점에서 풀어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EIDF : 각 국가마다 관객들의 반응이 많이 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흥미로운 스릴러 한 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남미 관객들은 크게 동요하고 많이 공감한다고 들었어요.

 

JW : 영국과 덴마크 등지의 유럽 국가에서는 이 작품을 스릴러로 받아들이고, 멕시코나 과테말라를 포함한 남미 국가는 처벌받지 않는 불평등함과 부당함에 대해 좀 더 감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렇게 극명하게 다른 반응을 여러 관객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건 다큐 감독으로써 매우 만족스럽고 행복한 일이다.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그다지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지만, 제작에 들어가면서 이 주제는 이야기로 풀어 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는 생각했다. 과거에 일어난 일을 마치 현재에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흡입력 있게 만드는 것이 힘들었다.

 

EIDF : 작품을 준비한 기간이 1년 반 정도라고 알고 있는데, 방대한 자료들을 추리고 골라 내면서 하나의 큰 흐름을 잡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JW : 어려운 도전이었다. 더 많은 이야기들을 담을 수 있었지만 명확한 이야기를 전달 하려는 데에 집중했다. 관객들이 흔히 과테말라의 배경 상황에 대해 더 궁금해 하고 편집 초반에는 그 부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한 시간 반 이라는 제한 된 시간 안에 핵심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을 생략했다. 주제 자체가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복잡한 이야기를 명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조사한 자료들을 한 데 모으는 일도 힘들었고 적재적소의 인물들을 인터뷰 하는 일도 힘들었다.

 


EIDF : 이번 작품을 포함하여 당신의 작품들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FC 바르셀로나 컨피덴셜”, “마드리드 커넥션등 당신의 작품들은 하나의 큰 사건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듯 합니다. 더불어 모두 정의에 관한 질문과 연결된다고 생각했습니다.

 

JW : 계획 한 것은 아니지만 정의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된다. 진실이란 반론의 여지가 없어야 맞다. “마드리드 커넥션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는데, 만들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마드리드에 폭탄 테러가 일어나고 나서 두 가지 반대 되는 의견이 정치적 의견과 결합되면 진실은 애매모호하게 변해버린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동네에서 자식들과 함께 놀이터에 나온 부모들의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작은 그룹 안에서도 전혀 다른 시각들이 존재했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오자면, 정의에 관심이 있는 것이 맞다. 다큐란 결국 진실을 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EIDF : 처음 이 사건을 발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처음 사건에 대해서 접했을 때 문제의 심각성이나 작품에 대한 구상을 바로 그릴 수 있었는지.

 

JW : BBC의 닉 프레이저라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고 다큐에 대한 제안을 받았다. 그때는 이미 문제의 비디오가 유투브에 퍼져 난리가 난 상태였다.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을 때 이미 과테말라 외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이 이야기에 흥미를 잃은 상태였다. “사람들에게 다시 이야기 해 줄 필요를 느꼈다고 하면 너무 거창하지만, 사건과 내막 자체가 다방면에서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대중에게진실을 제공한다고 할까, 이 일련의 조각들을 붙여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고 싶었다.

 

EIDF : 작품은 열린 결말을 지니고 있고, 사건 자체에 대해서 고민할 여지를 많이 남겼습니다. 열린 결말로 끝낸 목적이 있으시다면?

 

JW : 그다지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설명되지 않은 부분들은 있다. 그러나 내 입장에서 로드리고 로젠버그는 명확한 결말을 갖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한 가지 결론을 내리는 것을 강력하게 원하고는 한다. (다큐에서) 로젠버그가 자신의 죽음을 조직한 점은 상당히 분명하게 나타나있지만 나머지 부분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불편한, 설명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아까 말했듯이, 생각을 하게 만드는 다큐를 지향했다.

 


EIDF : 당신과 함께 하고 있는 팀에 관해 간략한 소개 들을 수 있을까요?

 

JW : 평소 다른 작품의 작업을 했을 때 보다 팀의 규모는 컸다. 세 명 정도가 과테말라에 갔는데, 나를 포함하여 아르헨티나 출신의 DOP와 역시 다큐 감독인 카를로스 라바예 정도가 갔다. 10~15명 정도의 팀이었고 남미 계, 덴마크, 영국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었다.

 

EIDF : 당신은 저널리스트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글과 영상의 차이점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JW : 영상과 글은 아주 많이 다르다. 시각적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은 글로서 하는 것과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영상으로 이야기를 시작 했을 때에는 필요한 정보와 감정에 대해 시간 내에 전달하는 것이 매우 한정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물과 관객이 그 인물에 얼마나 빠져드는지에 의존하게 된다. 영상 다큐로는 관찰자의 시점으로 바라보며 이야기를 따라가는 관측 다큐멘터리(observational documentary), 증언들을 재구성하는 증언 다큐멘터리(testimonial documentary)가 있다.

 



EIDF : 다큐멘터리의 매력으로 어떤 점을 꼽으세요혹은 어려운 점이 있다면.

 

JW : 발견 하는 것주제와 관련 된 사람들과 같이 일 할 수 있다는 특권그들과 짧지만 깊고 의미 있는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스콧 피츠제랄드의 말처럼 최상의 지능이란 두 가지 반대되는 아이디어를 동시에 갖고도 멀쩡히 기능할 수 있는 것이다나 또한 항상 다큐 작업을 하면서 각본의 유무를 놓고 고민한다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본이 필요하지만결국에는 워낙 시시각각의 변화를 담는 일이라 각본이 있을 수 없다. (이 작품 제작에서특히 어려웠던 점은 맞는 인물을 맞는 내용에 관해 인터뷰 해야 했던 점과테말라라는 나라에서 팀과 스스로의 보안에 책임을 져야 했다는 점이었다.


EIDF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JW : 서울은 사람들의 동양적인 태도와 서구화된 라이프스타일 등 대조적인 매력이 공존하는 곳인 것 같다. Q&A 시간에 느낀 것은, 한국의 관객들이 매우 집중력이 좋고 탐구적이며 알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 (좋은 의미로) 꼬치꼬치 캐묻는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비판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며 다큐 제작자로써도 그러한 질문을 받는 일이 즐겁다.


인터뷰 : 자원활동가 김자연, 박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