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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3/EIDF 2013 현장 스케치

[EIDF행사후기] 건축 다큐 북 콘서트(ABC) <작은 집에 산다는 것>

 

 

<작은 집에 산다는 것> <TINY: A Story About Living Small>

일시 : 1024() 19:30-22:00

참석자 : 임형남(건축가), 노은주(건축가), 심영섭(영화평론가)

시놉시스 : 지난 40여 년간 미국인들은 집을 보다 더 크고 넓게 짓는 데 치중했고 결과적으로 집은 평균 2배 더 커지게 되었다. 하지만 넓은 면적이 집의 근본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을까? 크리스토퍼는 그의 여자 친구와 함께 자신이 진정 살고 싶은 집을 고민하며 직접 집을 짓기 시작하는데....... 집에 대한 패러다임을 180도 바꿀 수 있는 이야기.

 

1024일 마지막 건축 다큐 북 콘서트가 건대 시네마테크에서 저녁 8시 반부터 한 시간 동안 열렸습니다. 먼저 7시 반부터 토마스 글리슨 감독의 단편 다큐멘터리 집 이야기와 므뤳 밀러와 크리스토퍼 스미스가 공동으로 제작한 작은 집에 산다는 것상영이 있었는데요, 그 이후 건축가 임형남, 노은주 부부와 함께 둘의 저서 사람을 살리는 집에 대한 주제로 관객과의 시네마 토크가 이어졌습니다. 이날 진행에는 심영섭 영화평론가가 맡아서 토크 내내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건축 다큐 북 콘서트의 일부 내용을 편집하였음을 알려 드립니다.)

 

*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임형남: 건축가에게 집은 자기완성이다. 내 아버지 역시 건축가이셨고 집을 직접 지었다. 그때 아버지 모습이 굉장히 멋있어 보였다. 지금은 남들이 집을 지어주니까 아버지는 멋있는 역할을 뺏긴 실정이다. 나는 집이, 특히 집을 직접 짓는 것은 남자에게 자기 완성이라고 생각한다.

노은주: 집은 가장 현실적인 꿈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여자는 솔직히 꿈꾸는 게 많다. 예를 들면 부자가 되거나, 멋진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사는 신데렐라를 꿈꾸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그 중에서 이룰 수 있는 꿈 중의 하나가 바로 집이다. 집을 짓는다던지, 빌린다던지 등 집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꿈이다.

이 날 건축 다큐 시네마 북 콘서트는 진행자의 질문보다는 장내를 가득 매운 관객들의 질의응답에게 마이크가 주로 돌아갔다. 행복한 삶과 집, 건축에 관심이 많은 수많은 사람들의 열띤 참여가 이뤄졌다.

 

*나는 결혼과 동시에 집을 지어보겠다고 결심해놓고선 23년 동안 자료만 모은 주부이다. 작은 집을 실천에 옮기신 분들의 만족도가 궁금하다. 특히 집에 있는 2만여 권의 책, 이것들과 함께 작은 집에서 살 수 있는지 궁금하다

- 집에 도서관을 지으면 가능하다. 어느 신혼부부가 의뢰했던 집은 35평짜리였는데 집을 짓되 도서관이 있는 집을 원했다. 그래서 거주 공간은 15, 책이 있는 집은 20, 천장을 높여서 2층짜리 도서관을 지었더니 만족했다.

 

 

*건축에 관심 있는 일반인으로써 영화를 보고 나서 괴리감이 많이 들었다. 미국은 자기가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있는 좋은 자연환경에 그런 집을 놓을 수 있는 땅도 있다. 하지만 여긴 그렇지 않다. 또한 나에겐 3살짜리 아기가 있는데 그렇게 작은 집에 살면 아기의 인지적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 10살 이전의 기억은 아이들에게 잘 남지 않는다. 심지어 어렸을 때 온갖 문화유산 좋은 곳 다 데리고 다녔는데 기억을 못했을 정도이다. 집이 넓거나 좁다는 하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작은 집이라도 어린 아이에게는 다 커 보이는 법이다. 그리고 집이 좁더라도 주변 환경이 좋은 곳이라면 그러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논산에서 올라온 건축학과를 희망하는 고1로써 질문합니다. 다큐멘터리 보면서 작은 집에서 살면 거주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 나 혼자 있을만한 집, 자기만의 공간을 원하는 사람들이 작은 집을 찾는다. 집이 작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맞는 공간이 중요하다. 클 필요가 없다는 거지 작아야 좋은 것은 아니다. 작은 집에 산다는 것의 의미는 개인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힐링이며, 경제적 상황 때문에 정리하는 것일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개인의 욕망에 맞춰 가면 괜찮을 것이다.

 

  *참지 못하고 진행자가 질문 하나 더 하겠습니다. 집을 사면 집값이 오르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에서 집은 집이 아니라 계급이고 교육의 운명적만큼 중요한 교육의 격차입니다. 제 집은 집이 천호동인데요, 그 동네에서 오래 살았습니다. 그렇게 대답하면 상대방이 선입견을 갖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저는 사람을 살리는 집에서 맘에 듣는 글귀를 발견했는데요, 건축의 가장 좋은 재료는 빛이라던데. 영화 역시 가장 좋은 빛은 붓이라던데. 좋은 집이란 무엇일까요?

임형남: 저는 나이를 먹는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주자가 나이 먹으면 집도 나이를 먹고, 새치가 생기듯 집도 색깔도 변하고 하는 그런 집이 좋습니다. 옛날 집들을 보면 약간 기울어지면서 삐꺽삐꺽 하고 빛도 잘 들어오고 하는 그런 집 말입니다. 어린 기억에 겨울에 하얀 벽에 햇빛이 비쳐서 등 대고 놀던 기억이 납니다. 좋은 집에는 따뜻함 이란게 집에 따라오는 것이자 빛이라는 게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은주: 저는 빛과 바람이 잘 통하는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집 지으실 분들이 패시브 하우스, 에너지 세이빙 하우스 같은 걸 자주 찾는데 저는 아직까지 반대합니다. 채광을 최대화하여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는 집이 좋은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때 살아왔던 집들은 약간 지나치게 좋은 집이었던 같은데 그것은 정장과도 같이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관객들의 뜨거운 참여로 질의응답 시간은 예상보다 20분이나 초과되었는데요!

질의응답 이후 질문을 한 관객과 임형남, 노은주 건축가가 직접 추첨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사람을 살리는 집’ 책들을 선물했습니다.

 

 

고등학생부터 60대 노인까지 모든 세대가 참여해 열렸던 콘서트 내내 훈훈한 열기가 느껴진 북 콘서트였다. 이렇게 3일 동안 건축 다큐 북 콘서트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