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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3/EIDF 2013 현장 스케치

[EIDF행사후기] 마스터 클래스 3: 레오나르드 레텔 헴리히ㅡ싱글 샷 시네마 2.0

EIDF2013 마스터 클래스3 :마스터 클래스 3번째 시간 <싱글 샷 시네마 2.0> 레오나르드 레텔 헴리히

 

 

 1022일 오후 1시 반부터 3시간 동안 EIDF 마지막 마스터 클래스가 열렸다. 강연자는 바로 EIDF2013 페스티벌 초이스의 심사위원장이자 싱글 샷 기법으로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린 레오나르드 레텔 헴리히가 맡았다. 2011년에 이은 레오나르드 감독의 두 번째 마스터 클래스는 싱글 샷 시네마 기법의 전반적인 내용과 그가 직접 개발한 OmniRig를 이용한 보다 강력해진 촬영 기술의 세계로 모두를 안내했다. 참고로 싱글 샷 시네마은 단 한 대의 카메라로 피사체를 촬영하여 자연스러운 영상미를 보여주는 기법이다. 이날 EBS SPACE에서 열린 마스터 클래스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08, 09년도 EIDF 사무국장이자 지금은 외국어교육부에서 토목달과 같은 사업 진행 중인 성기호 PD가 진행을 맡았다.


  헴리히 감독의 강연을 듣기 위해 <10%: 누가 영웅이 되는가?>프로듀서 타냐 아이지코비치와 <쓰촨은 무너지지 않았다>의 치 자오 감독, <다뉴브의 야생마>의 단 쿠레안도 함께 자리하였다.

(레오나르드 감독의 강의를 한국어로 번역하여 인용했다는 점을 밝힙니다.)

*촬영 기법에 대하여 Orbit 기법을 중심으로

(레오나르드 감독이 직접 촬영한 영화 클립들을 중심으로 강연은 진행되었다. 특히 Orbit 기법이라고 소개한 카메라 촬영 기법은 태양계에 비유되어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피사체가 태양이라면 카메라는 태양에 초점을 맞추며 주위를 도는 행성과도 같다. 하지만 카메라는 태양을 가려서는, 즉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선 안 된다. 카메라의 존재를 최대한 제거하면서 그 순간에 잘 녹아들어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생각을 비운 채 찍고자 하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극영화와 같이 촬영자의 생각이 반영되는 물리적 시점이 아니라 마음의, 감정의 시점으로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존재를 비워야 한다.

Being the part of the moment

, 카메라와 감독의 존재를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카메라를 마치 마스크처럼, 자신을 그 상황에서 떨어져 있게 해서는 안 된다. 그 순간에 잘 녹아들어, 감독이 아니라 참여자로써 현장의 에너지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카메라를 바로 얼굴 앞에 들이대서는 안 된다. 자기가 말하고 있을 때 카메라를 의식하면 바로 치우라고 할 것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선 약간 아래나 위에서 대상을 바라봐야 한다. 가장 안전한 방법을 소개하자면 초점을 두고자 하는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다. 그 사람을 낀 오버 숄더나 클로즈업을 통해서 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다.

 

* 다큐멘터리 감독은 사운, 편집자, 연출자, 제작자 모든 역할을 다 하는 것이다.

  촬영할 경우에는 촬영자의 직관, 카메라의 이동과 함께 촬영 시점을 고민해야 한다. 촬영의 물리적인 시점뿐만 아니라 촬영자의 생각이나 견해, 메시지 같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촬영 계획을 너무 의식해서도 결과물이 좋지 않다. 그것 보다는 찍고자 하는 대상을 찍을 때 현상을 있는 그대로 촬영을 하겠다라는 생각으로, 마음의 시점, 감정의 시점으로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극영화 같은 경우, 스토리보드를 만들어서 계획된 순서대로 진행하면 그만이지만, 다큐멘터리 같은 경우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팁을 더 주자면 출연자들에게 넥 마이크를 줄 필요도 없었다. 보통 그런 것을 귀찮아 할 뿐만 아니라, 그걸 하지 않은 사람들이 더 중요한 말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조명이나 빛이 여의치 않을 때는 카메라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캐릭터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 <달의 형상>의 철도 다리 신과 <북해의 청어잡이>의 그물 컷에 대한 비밀의 장치 소개

처음 그 샷을 발견한 것은 전에 스파이더맨을 봤을 때였다. 스파이더맨이 건물 꼭대기에 있는데 카메라는 처음에 스파이더맨 발을 촬영하다가 옆쪽과 위쪽을 차례로 촬영하고 날아가는 모습을 촬영했다. 그걸 보고나서 만약에 카메라가 사람을 위에서 촬영하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근데 화면을 보시면 아시다시피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스테디 캠 장비를 들고 같이 따라 다니면서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에 대나무가 많아서 그걸로 크레인을 만들었다. 꼭두각시 인형을 줄로 조작하는 것처럼 크레인을 조작할 수 있게끔 장치를 고안했다. 그래서 높은 철도 위에 서 있는 것조차 무서웠는데, 핸들과 작은 모니터를 가지고 앵글을 확인해가면서 촬영해서 안전하게 그런 신을 얻을 수 있었다. <북해의 청어잡이> 역시 수많은 물고기와 갈매기들의 수중 촬영은 바로 9미터짜리 막대기에다가 작은 카메라 설치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물론, 뭐를 촬영하는지 바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그저 낚시하듯 막대기를 잘 조정했다.

화면 속 헴리히 감독이 사용한 대나무 크레인이 보인다

 

Q. 소개한 다큐멘터리 클립 중 두 사람을 촬영하는 데 있어 Orbit 기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카메라 이동에 따라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높거나, 혹은 낮게 들릴 수 있을 텐데 그 점을 어떻게 보완하였는가?

A. 두 사람이 촬영 할 때 보통은 한 사람이 대화할 때 한 컷, 다른 사람이 말을 할 때 한 컷을 담는 형식이다. 하지만 나는 좀 더 중요한 인물이라든지, 중요한 말을 할 것 같은 인물에 뒤에 가까이 선다. 그러면 상대방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표정을 통해서 시청자들은 소리가 뚜렷하게 들리지 않더라도 그 내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Q.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배우가 아닌데, 그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게 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A. 응시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으로 볼 때, 인물과 최대한 공감을 해야 하는 것이 정답이다. 촬영하는 사람이 더 많은 공감을 하게 된다면 출연자는 더욱 사적인 것까지 마음을 열 것이다. 예전 2008년 서울 중앙대 워크샵을 한 적이 있는데. 학생들이 모여서 토론을 하도록 하고 토론하는 장면을 촬영하게 했다. 그 때 카메라가 가까이 와서 촬영하는데 그들 역시 개의치 않았다. 인물들과 충분히 공감한다는 것을 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Q. <다뉴브의 야생마>를 감독한 단 쿠레안 감독의 질문, 다큐를 찍다보면 공감 가는 사람이 있고 공감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그럴 때 어떻게 그러한 인물들과 거리를 유지하였는가. 도덕적 윤리적 가치가 관계 속에 들어가면 더욱 쉽지 않은 문제일 것 같은데.

<북해의 청어잡이>가 그런 경우였다. 어부들이 도무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들은 나에게 말도 걸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을 활용할 수 있었다. 한 번은 어부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왔을 때, 아이들에게 내가 궁금한 것을 아버지에게 묻게끔 유도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내 말을 따랐고 나는 어부들이 자녀들에게 자상하게 가르쳐주는 자연스러운 장면을 얻어낼 수 있었다. , 어떤 사람이 이러한 것을 말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을 때 그것을 직접 물어보기보다는, 여러분과 똑같은 주변 인물들을 찾아보고 그 사람이 질문을 하도록 한다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특히 이번 마스터 클래스는 일반 관객보다 경쟁작 감독들의 참여가 더 두드러진 특별한 시간이었다.

치 자오 감독과 타냐 아이지코비치가 Omnirig 카메라 시연에 직접 자원하였다.

 

 

또한 질의응답 시간에 단 쿠레안은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질문을 했다. 촬영 시 선호하는 화각이나 렌즈를 묻는 실용적인 질문에서부터,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이 그대로 아침햇살에 빛나는 물방울로 변하는 장면처럼 예술적인 장면에 대한 미학적인 질문까지, 영화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관객들의 질문은 끊이지 않았다. 예정된 시간인 4시 반이 지나도 질문이 그치질 않자 EBS 로비에서까지 질의응답은 계속될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이로써 마스터 클래스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