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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4/EIDF 2014 현장 스케치

[EIDF 현장 스케치] <마스터 클래스> 라모나 디아즈(Ramona Diaz) - <다큐멘터리 로드맵>


29일 EIDF 2014 심사위원 라모나 디아즈(Ramona Diaz)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가 EBS 스페이스에서 열렸습니다. <다큐멘터리 로드맵>이라는 주제로 강연이 펼쳐졌습니다.


라모나 디아즈 감독님은 필리핀 내부의 문제를 세계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인물줌심의 다큐멘터리로 유명한 분입니다. 이번 마스터 클래스는 감독님의 전혀 다른 두 작품을 가지고 그 작품을 찍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과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를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1부: <이멜다>(Imelda)


첫번째 작품 <이멜다>는 마르코스 제10대 필리핀 대통령 정권의 퍼스트 레이디였던 ‘이멜다 마르코스’에 관한 다큐멘터리인데요. 


 학생시절 졸업 작품 다큐멘터리를 위해 아주 짧은 5분짜리 인터뷰를 허락받았었으나 진솔한 대화를 통해 인터뷰는 8시간 까지 연장되었고, 이렇게 인연이 되어 라모나 감독님은 첫 작품을 ‘이멜다’씨와 작업하게 됩니다. 



<미디어의 노출이 잦았던 이멜다 마르코스>


감독님이 이멜다씨한테도 허락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내 첫 작품은 이멜다 말코스’에 대한 것이 될 거다 라고 얼마나 이야기 하고 다녔던지 모든 사람들이 정확히 정해진 게 없었음에도 감독님께 투자를 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멜다씨도 영화 출연을 수락하셨습니다.


“제가 아주 좋은 타이밍에 물어봤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거에 익숙한 사람이었고, 그 때는 그녀가 점점 사람들에게서 잊혀 가고 있던 때였습니다. 아마 그녀는 카메라와 사람들의 관심을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에 대해 이야기 할까 했을 때 감독님은 그녀에 대한 찬양도 그녀에 대한 비난도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감독님은 흑백논리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회색빛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며 관객들이 이 이야기를 보면서 이멜다란 사람이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그리고 그걸 보고 직접 판단을 내리기를 바랐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생각 외에 복병을 맞이하는데 그건 바로 ‘이멜다’란 사람 특유의 삶 때문이었습니다. 


감독님은 처음에 베리떼 방식(관찰자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영화)으로 영화를 촬영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멜다는 퍼스트레이디로서 25년 동안 카메라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언젠간 카메라를 잊고 자연스럽게 행동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멜다씨는 카메라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자신이 감독의 역할까지 하려 했으며, 카메라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위기를 기회로 바꾼건 감독님의 빠른 판단이었는데요. 


다루고 한 소재나 주제를 그대로 두고 관찰자 형식이 아닌 마치 이멜다를 영화배우처럼 두고 촬영하는 것으로 영화의 형식을 바꾸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또한 인터뷰를 이미 너무 많이 해서 이미 너무 많은 답변을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감독님은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질문을 통해 찾고자 했고, 그 중 하나는 바로 그녀의 암살에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당신이 암살 시도를 당했떤 날 무엇을 기억하나요?” 


이렇듯 불리한 상황을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받아들이는 감독님의 태도로 만들어진 이멜다란 다큐멘터리. 좋고 나쁨을 떠나 이멜다가 정말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이어서 질문들이 이어졌는데요. 굉장히 길고 좋은 질문들이 많아서 감독님도 강의 내용만큼이나 길게 질문에 답변해주셨답니다. 


* 이멜다씨를 찍기로 결심했을 때 했던 계획을 애초에 바꿔야 했는데, 하루 이틀 안에 기획을 바꾸는 게 어려운 결단이었을 것 같다. 그 때 했던 고민들, 그리고 다큐 특성 상 기획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어떤 고려를 하고 어떻게 결단을 내리는지 궁금하다.

“다루고자 했던 주제라던가 소재는 바뀌지 않았는데 그걸 다룬 방식만 바뀌었다. 원래 생각했던 테마는 바로 이런 거였다. ‘진실이 뭐냐 사실이 뭐냐.  과연 본인의 이야기를 할 때 있는 그대로 할 수 있을까 과연 그 사람은 믿을 수 있을까. 그런 고려들을 했었다. 

그리고 결정을 내리는 데는 두려움의 역할이 컸다. 이미 투자금은 받았고, 투자금은 점점 줄어가니 빨리 결정을 내려야 했다. 두려움이 빠른 판단을 내리게 했다. 

그리고 바꾸어야 할 때는 내가 촬영하고 있는 대상의 ’강점‘이 뭐냐 고민하는데, 이분 같은 경우는 스토리텔링을 잘하고 워낙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아서 스토리도 많이 주시니 그걸 최대한 활용하자란 생각을 했다. 

결국 방식은 바뀌었지만 다루고자 했던 그 주제를 여전히 뒷받침해줄 수 있는 방향으로 바꾸었다. 대상에 대해서 본인이 많이 알고 있을수록 어떻게 바꿀 지에 대해 융통성이 많아진다.“


* 다큐멘터리에 대해 공부할 때 언젠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거라 확신했는데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그리고 지금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

“다큐멘터리 전반적인 사업에 있어서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늘고 있다. 좋은 일이다. 누군가에게 뭔가 가르치고 싶다면 그 사람이 웃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최근에는 장비가 소형화되어서 세계의 어디에든 갈수가 있다. 오지까지도 언제든지 갈 수가 있고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만 봐도 정말 아프리카라든가 인도라든가 오지까지 찾아가서 전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발전할 거라고 믿는다.” 



* 원래 이말다씨랑 5분 밖에 허락되지 않은 인터뷰를 8시간까지 연장할 수 있었던 비결과 당신만의 능력이 궁금하다.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당신을 칭송하려고도 비난하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다큐를 만들 때 캐스팅하는 건 굉장히 큰일을 부탁하는 거나 다름없다. 자신의 인생을 노출시켜주는 것이기 때문에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게 중요하고 2년 동안 촬영했는데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촬영하는데 처음 만날 때나 방문할 때는 스텝을 데려가지 않는다. 혼자 가서 같이 시간을 보내고 내 이야기를 먼저 하고 많은 시간을 보낸 다음에 준비가 되면 스텝과 촬영을 시작한다. 즉, 시간을 들이지 않고서 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상대방을 존중해야 하고 마찬가지로 신뢰를 얻기 위해서 그분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사람이다 보니 생각이 바뀔 때가 많다. 처음에는 10분마다 그만찍자고 하는 상황도 있었다. 이런 상황이 생기면 패닉하지 말고 조금 기다렸다 다시 물어봐야 한다. 나는 애초에 이멜다씨한테 말씀 드렸다. 어느 때든 간에 불편하면 그만두자고 이야기하자고 해달라고 말씀드렸다. 또한 저뿐만 아니라 같이 촬영해주는 사람하고도 친해지는 시간을 드려야 신뢰를 얻을 수 있고 편하게 대해줄 수 있다. 결국 시간과 존중과 솔직함이 중요하다.“  


2부 : <더 러닝>(The Learning)


2부에는 이멜다와 전혀 다른 영화 <더 러닝>(The Learning)에 대해 소개해주셨는데요. 


<이멜다>가 단 한 명에 대한 다큐였고 그리고 그녀가 미디어나 카메라를 알고 유리하게 사용하는 사람이었음에 비해, <더 러닝>의 주인공 4명이었고 모두 일반인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관찰자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베리테 다큐인데요, 그들이 생활하는 학교와 그들의 인터뷰가 이어지는 형식의 다큐였습니다.  



감독님이 이 영화를 처음 제작하게 된 건 미국 볼티미어 시에 공립학교에서 필리핀으로부터 교사를 채용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고, 미국과 필리핀 두 문화를 모두 경험한 사람으로서 이 곳에서 문화적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예감했고 그것을 다큐로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다큐의 경우 ‘캐릭터를 선별’하는 작업이 굉장히 중요했는데요. 


처음에 백 명정도의 인터뷰를 지켜보았는데 그중 25명이 촬영해 응했고, 촬영분을 보고 8명을 선별했고 그 중 4명이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를 찍어도 된다고 허락해주었다고 합니다. 바로 도로테아, 안젤라, 그레이스, 레아였습니다.


감독님은 이 4명이 결코 같은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 했습니다. 각각이 다른 이야기를 진행해야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경우 관객들이 지루할 뿐만 아니라 영화 전체적인 힘이 약해진다고 경고했습니다. 


감독님의 말씀대로 4명의 사람들은 정말 전혀 다른 캐릭터였는데요 다른 성격은 물론이고 다른 갈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너의 엄마도 여자고 나도 여자야 어마를 사랑한다면 나도 사랑해야해 나도 아이가 4명이고 206일 동안은 사랑할 거야 207일 째 도 너희를 살아할거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나를 제 2의 엄마로 생각하고 털어놔라.” 


이 다큐를 촬영하는 동안 감독님에게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들이 많았는데요. 그 중 하나가 학교인 만큼 싸움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는데 과연 그 싸움을 그만 두게 해야 할까 아니면 진행하게 두고 카메라로 찍어야 할까? 라는 윤리적 고민이었습니다. 


감독님은 확실한 기준을 두고 촬영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그 상황에 유일한 어른이라면 촬영을 중지하고 싸움을 말렸겠지만, 만약 다른 어른, 예를 들면 도로테아나 다른 선생님이 있는 경우에는 전적으로 그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지나치게 개입하면 학생들이 우리를 감독이 아니라 선생님과 동일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시간 30분이란 정해진 시간에 감독님은 굉장히 많은 걸 말씀해주시려 했고,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셨습니다. 시간이 없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딱 하나 질문을 받겠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질문 하시는 분이 하나의 질문 안에 서너 개의 질문을 넣어서 감독님이 웃음을 터트리셨습니다. 


 

* 인물이 카메라를 완벽히 의식하지 않는 게 인상적인데.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베리떼 방식을 선택할 때 몇 명의 촬영감독이 익숙한지. 그리고 카메라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역할분담을 하시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런 과정이 스토리보드 과정에서 미리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또한, 촬영을 직접 하지 않으시면 현장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여쭤보고 싶다.

“많은 시간을 보내기에 그들이 카메라와 익숙해져서 그리고 그들이 날 신뢰해서 의식하지 않게 된다. 궁극적으로 레아가 자신과 남편이 만나는 모습을 촬영하는 걸 허락한 이유는 자기랑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그리고 미국에서는 같은 도시에서 생활한 경험으로 나와 더 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카메라 한 대만 사용한다.  등교 첫 날 경우에 아이들의 첫 반응을 찍어야 되는 불가피한 상황에 3개를 사용했다. 또한 촬영감독과 회의를 많이 한다. 이전에도 이전에 작업했던 사람이랑 주로 한다. 내가 이런 걸 원하고 이런 장면을 필요로 한다고 길게 설명을 한다.  콘서트를 담은 다큐 같은 경우는 특수 적이라서 카메라를 여러 개 쓰지만 그 외에는 한 대만 사용한다.“ 




이렇게 마지막 질문을 끝으로 마스터 클래스가 마무리되었는데요. 그 어느 날 보다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다는 후기입니다 :) 


<글: EIDF 자원활동가 김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