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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이야기

[미란다]가 우리에게 주는 열쇠




영국드라마 [미란다]를 본 사람이거나, [눈치 보지 말고 말달리기, 미란다 처럼](이하 미란다)이라는 책을 본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반길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이 책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다. 나는 왜 항상 어떤 책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하는지 매 번 부끄러울 따름이지만, 어쩌겠나 사회에 치이기 시작하는 20대 청년에게 독서의 여유 따위는 잃어 버린 지 오래다

 

나에겐 원래 취미가 있었다. 그것도 아주 고상한 취미 <독서>. 이 취미를 잃어버린 지금 [미란다]의 저자 미란다 하트가 말하는 어른의 삶은 지금 나의 삶과 상당부분 닮아있다. 영국의 청년도 한국의 청년과 별다를 게 없구나 싶은 순간

 

<누구나 취미는 있다?>

 

라는 대목이 내 가슴팍에서 심장 한 술을 떠낸다 

취업 준비를 할 때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은 단연 '자기소개서'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어려운 부분은 더욱 짧은 부분인 '취미/특기'란이다. 취미? 특기? 내가 뭘 좋아했지? 기억이 안난다는 말씀이다. 이런 대한민국 20대 청춘의 마음을 잘 아는 취업 컨설턴트는 

 

"이런 업종이라면, 이런 취미라고 쓰시고, 저런 업종이라면, 저런 취미라고 쓰시면 됩니다."라는 능수능란한 말로 우리에게 쉬운 해답을 제시한다. [미란다]의 저자 미란다는 현대인의 공허함을 취미없음을 내세워 신랄하게 풍자한다.

 

‘‘내 삶은 무의미해. 머리는 텅텅 비운 채 피자로 배만 채우는 월급의 노예야.’라는 생각으로 땅굴을 파다가 아무 취미라도 만들기 위해 검색을 시작하는 우리들이 이렇게 된 건 모두 수준급 취미를 가지고 있어야만 남들에게 말할 수 있는 함을 위해 소중한 취미를 포기하게 된 청소년에 있다고 한다.

소름 돋을 만큼 나의 청소년기와 닮아있는 미란다의 청소년기는 비단 나만의 과거는 아닐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러니까, ‘취미없음이 나만의 죄는 아니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당신들과 공범의식을 가지고 싶다.

 

그러나 나에게는 취미 없는 지루하고 공허한 인생이라는 나의 미래가 걸어온 소송을 걷어내 수 있는 열쇠가 있다는 말씀이다.

어린 시절 소중한 취미를 한 청소년 기에 잃고 공허한, 귀가하고 티비 앞에서 피자랑 맥주를 먹는 월급도둑의 신세에서 벗어나 나 자신의 삶을 꾸리는 인생이 될 기회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 열쇠는 내가 지금부터 소개하는 두 편의 다큐멘터리영화에 있으니 당신들은 시놉시스만 보고도 가슴 속에 뜨거운 게 스멀스멀 올라오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리라.

 

 <힙합어르신 라스베가스에 가다>/<내 나이가 어때서>

<힙합 어르신>에서는 힙합크루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라스베가스에 공연을 하러 간다. 힙합과 어르신들과의 연결고리는 열정뿐이리라. 한편 <내 나이가 어때서>는 힙합 대신 배구라는 키워드가 들어간다. 그들의 취미와 열정을 같이 향유하는 아주 귀한 기회이다. 그들의 삶을 추적하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스크린을 통해 열릴 때, 그 안을 들여다 보며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