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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5/EIDF2015 상영작

[EIDF2015 스케치] <쿠바의 세 발레리나> Talk with Guest

25일 화요일 저녁 7시,

미로스페이스에서는 아일린 호퍼 감독의 <쿠바의 세 발레리나>가 상영되었습니다.

 

 

70분의 러닝타임 동안 객석에서는 탄식이 중간 중간 세어 나왔는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세 발레리나의 몸짓이 너무나도 아름답기 때문에 그녀들이 춤을 출 때 나오던 것이었습니다.

 

영화는 현재 최전성기의 프리마 발레리나인 비엥사이와 이제 막 프리마돈나의 꿈을 키우며 자신을 갈고 닦는 아만다 그리고 쿠바의 프리마돈나이자 세계적이 발레리나인 알리샤 알론소의 화려한 시절을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이제는 90대가 되어 자신의 몸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하지만 여전히 전설의 발레리나이자 쿠바의 영웅인 알리샤가 새롭게 연출하는 발레 공연 <지젤>, 그 작품의 주인공으로서 치열하게 완성된 35세의 프리마 발레리나 비엥사이의 완벽한 몸짓, 그리고 그들의 연습장을 몰래 훔쳐보면서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발레리나가 되겠다는 꿈을 좇으며 피어 오르는 열아홉살 아만다의 날개짓이 조화롭게 어우러져던 70분이었습니다.

 

관객들은 하나같이 비엥사이에게서 발레리나의 아름다움을, 아만다에게서는 풋풋한 열정을, 그리고 알리샤에게는 전설에 대한 경외감을 두 눈으로 표현하는 듯 했습니다.

 

상영이 끝나고 이어진 TG(Talk with Guest)에는 아일린 호퍼 감독이 직접 자리하여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중 몇 가지의 Q&A를 공유합니다.

 

 

 

Q. 감독 자신도 발레 경험이 있는지? 엔딩 크레딧 전에 To my mother라는 자막의 의도가 궁금하다.

A. 춤에 대한 경험은 20대 때 한 시간 정도? 러시아인 선생님이 가르치는 수업을 들어본 게 전부다. 재능이 없다고 혹평을 들었다. (웃음) 알리샤 알론소라는 발레리나에 호기심이 생겨 시작된 영화다. 이번 영화를 편집하면서 엄마 생각을 많이 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알리샤 알론소 그리고 아만다의 어머니를 통해 ㄸ로는 엄격하게 나를 푸쉬하고 때로는 자상하게 나를 보살펴주는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했고 어머니란 존재는 언제나 나에게 중요했기 때문에 자막을 넣었다.

 

Q. 원제가 Horizons다. 의미는?

A. 비엥사이의 인터뷰에서 기인한 것이 맞다. 비엥사이가 beyond the horizon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수평선 너머를 향한 비엥사이의 꿈, 즉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그녀의 목표가 아만다나 알리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복수 형태를 쓴 이유는 세 명의 발레리나가 각각의 horizons 너머를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터뷰 당시, 나 또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평행이론처럼 느껴졌었다.

 

Q. 발레리나가 등장하지만 정적인 영화라는 느낌이다.

A. 내가 원래 지루한 영화를 만드는 걸 좋아한다. (웃음) 세 명의 발레리가 사색하는 모습에 주목해서 그럴거다. 댄서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영화로 찍는 것은 오히려 쉬운 일이다. 나는 그들의 이면, 춤추지 않을 때의 모습에 주목했다. 그들의 내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비엥사이의 경우, 현재의 프리마 발레리나로서 행복한 순간이겠지만 그것은 가짜(fake) 같아 보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그녀는 계속 경쟁하고 연습하고 완벽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 수밖에 없다. 아만다도 마찬가지다. 곁에서 지켜본 그녀는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노는 것도 친구들과 만나는 것도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연습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지금 당장 문을 열고 나가 놀아라! 라고 말하고 싶었다. 가장 슬픈 것은 그녀들은 어쩌면 알리샤 알론소보다도 더 실력적으로 뛰어난 발레리나이거나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만, 알리샤 알론소는 세계적으로 전설적인 발레리나로서 이미 평가받았기 때문에 비엥사이나 아만다는 결국 아무도 알리샤 알론소 이상으로 평가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한계가 있다.

 

<쿠바의 세 발레리나>를 못 보셨다고 땅을 치고 후회하고 계시나요?

걱정하지 마세요, EBS에서 26일 수요일 밤 9시30분에 방영됩니다.

 

 

 <상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와 함께 제작한 한컷 포스터 - EID2015 독툰>

 

 

EIDF의 TG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