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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5/EIDF2015 상영작

[EIDF2015 스케치] <툭툭> Talk with Guest

26일 수요일 저녁 7시30분,

미로스페이스에서는 로마니 사아드 감독의 <툭툭>이 상영되었습니다.

 

맨 뒷자리에 앉아서 감상하다보니 상영 초반에 입장하신 올해의 EIDF 심사위원장 앨리 덕스(Ally Derks) 님도 볼 수 있어서 더욱 특별했는데요, 안타깝게도 기술적인 이슈로 잠시 상영이 중단되는 일이 있었던 현장. 하지만 다큐멘터리 영화를 사랑하고, 이 영화 <툭툭>을 기다리셨던 분들이 깊은 양해를 해주시며 너그러이 기다려주셔서 더욱 따뜻했던 현장이었습니다.

 

<상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와 함께 제작한 한컷 포스터 - EID2015 독툰>

 

영화는 이집트에서 성행하기 시작한 툭툭, 삼륜 교통수단을 운전하는 10대의 세 소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갔습니다. 아직 학교에서 공부하며 친구들과 뛰어 놀 나이의 소년들이 어째서 거리의 노동자가 되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부모는 왜 아이들을 보호해주지 않는 건지, 아이들의 미래는 이대로 괜찮을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자리한 관객들은 그런 상황 속에서도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보면서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는데 모두 한 마음으로 작품을 관람하는 듯 하여 끈끈하면서도 훈훈한 느낌을 받았네요, 저만 그런건가요?(;;)

 

특히 <툭툭>은 내용 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지만 형식적인 면에서도 설명을 일체 배제하고 장면들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힘, 그리고 전형적인 인터뷰 방식과 앵글을 탈피하여 자유로운 인터뷰를 진행한 점에서 더욱 특별한 다큐멘터리라는 평이 있었습니다.

 

상영이 끝나고 이어진 TG(Talk with Guest)에는 로마니 사아드 감독이 직접 자리하여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중 몇 가지의 Q&A를 공유합니다.

  

 

 

Q. 영화 전반에 베토벤의 월광소나타가 나온다. 선택한 배경은?

A. 거리를 지배하는 툭툭에서는 운전사인 소년들이 최신곡들을 듣고 그 음악도 영화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카이로의 고요하고 아름다운 전경을 보여주는 장면들에서는 이와 대조를 이루게 하기 위한 음악이 필요했다.  

 

Q. 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여러가지일 것 같다. 관객이 가장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포인트와 그걸 전달하기 위해 툭툭을 소재로 잡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A. 영화에 등장하는 소년들 중 하나와 아들이 나이가 비슷하다. 나도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 줄 때 툭툭을 종종 이용한 경험이 있는데 운전하는 아이가 나의 아이와 비슷한 나이대라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고, 거리에 내 몰린 그 아이들이 여전히 마약문제, 경찰로부터의 괴롭힘 그리고 택시기사들과의 충돌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그들이 자라고 나서도 사회가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해주진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부분에 대한 나 스스로의 탐구정신에서 기인한 영화고, 오히려 한국의 관객들이 이집트와 다른 문화권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이집트, 카이로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 지 궁금하다.  

 

Q. 어느 나라나 도시빈민문제가 심각하다. 감독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전 세계의 이러한 도시빈민문제와 아동 노동의 문제에 집중한 작품을 만들  것인지 궁금하다.

A. 내가 카이로, 그리고 이 툭툭이 지배한 거리의 근처에 살고 있고 그런 나의 눈에 포착된 현실을 담아냈다. 이 부분에 대한 나의 탐구와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 되겠지만 나의 다음 작품은 좀 다른 문제들을 다루게 될 것이다. 현재 이집트의 크리스천과 무슬림의 충돌에 대한 문제를 다룬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이집트에서 논하기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고 논하는 것조차 금기 시 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고충이 있다.  

 

Q. 한 소년의 대사 중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라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는 교육이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여 교육열이 굉장히 높고 실제로 아이들은 그 나라의 미래기도 하다.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면 감독이 아이들의 미래를 그리 희망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느껴진다.  

A. 동의한다. 어린이는 그 나라의 미래다.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미래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을 제작하게 된 의도가 거기에 있다. 아이들은 아무 잘못이 없는데 부패한 정부와 관료, 그리고 어른들이 아이들을 거리로 내몰았고 그런 아이들이 최선을 다해서 살아내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그 아이들은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되고 있다. 앞서 말했듯 사회가 그들이 자란 뒤에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게 될 거라고 전망하기 어렵다.

 

실제 발음은 톡톡이라는 영화 <툭툭>를 못 보셨다고 땅을 치고 후회하고 계시나요?

걱정하지 마세요, EBS에서 28일 금요일 밤 10시50분에 방영됩니다.

 

EIDF의 TG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