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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5/EIDF2015 상영작

[EIDF2015 스케치] 월드비전 특별야외상영 <50번의 콘서트>

EIDF 2015의 꽃이라고 하면 뭘 꼽을 수 있을까요?

 

페이스북에 자주 등장하는 다큐새?

아니면 공모를 통해 선정된 엄청난 아트워크의 포스터?

'세상과 통하다'라는 거침없는 슬로건?

 

저는 아무래도 이번 EIDF의 꽃은 바로 오늘(사실은 어제가 되어버렸군요;) 29일 토요일 밤 8시에 진행된 경희궁 숭정전에서의 월드비전 특별 야외상영을 꼽겠습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EIDF 사무국을 들썩이게 매진 사태를 불고 온 경희궁 숭정전에서의 야외상영은 말 그대로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이 날 상영작인 헤디 호니흐만 감독의 <50번의 콘서트>는 경희궁에서의 밤을 멋지게 수놓아 저로서도 아직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겠네요.

 

 

서울역사박물관 바로 왼쪽 옆에 자리한 경희궁은 도심 속에 숨은 명소기도 합니다. 요즘같이 시원한 여름 밤 다큐영화축제를 즐기기 위해 경희궁으로 향하는 관객 분들의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벼워 보이더군요~

 

 

야외상영이 시작되기 전에는 EIDF 2015의 경쟁작 9편의 소개가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 개막작이었던 <스톡흘름씨의 좋은 날>이 아주 딱 사진에 찍혔네요. ^^;; (원제가 Good Things Await 입니다.)

 

그리고 곧이어 8시 10분, 칼같이 오늘의 상영작 <50번의 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

 

 

 

<50번의 콘서트>는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헤보 오케스트라가 2013년 125주년을 기념하여 50회의 콘서트를 기획하여 세계투어를 진행한 것을 소재로 하는 작품입니다. 궁에서의 클래식 음악이라니 이런 걸 두고 1+1, 일석이조, 일타이피라고 하나요?

 

관객 분들은 영화를 보는 건지, 클래식 연주회를 보는 건지 기분 좋게 헷갈렸다는 후문이고, 심지어 영화 속에서 한 곡의 연주가 끝나고 나면 경희궁 숭정전에서도 박수를 치고 말았다는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소웨토(남아공)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연을 다니며 이야기하는 개인적인 음악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각 지역에서 공연 관객으로 오신 분들의 또 개인적인 음악 이야기를 취재하듯 풀어낸 부분에서는 큰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클래식을 사랑하지만 동료 앞에서는 잰척하지 않는 택시기사를, 소웨토에서는 어렵고 결핍된 남아공의 삶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는 바이올리스트 연주자와 소웨토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단원 소녀들을,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2차 대전 때 나치의 핍박으로 아버지를 잃고 독일에서의 수용소 삶을 보내고 겨우 다시 러시아로 돌아와 말러의 교향곡에 눈물 흘리는 노인의 음악 이야기 말입니다.

 

쇼스타코비치, 말러, 바흐, 그리고 많은 유명한 음악가들과 그런 음악에 심취하여 훌륭한 음악들을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함께 한 고궁에서의 밤이었네요.

 

 

영화는 끝났지만, 관객 분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사진도 많이 찍으시고, 영화가 끝났어도 끝나지 않은 여운을 애써 삼키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EIDF가 야심차게 준비한 야외상영이 끝이 났네요.

내년 제 13회의 EIDF가 또 어떤 축제를 마련할지 벌써부터 많이 기대되시죠?

 

내일 드디어 폐막을 앞두고 있는 EIDF 2015.

9개의 경쟁작 중 어떤 작품이 대상을 수상할지... 마지막까지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