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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5/EIDF2015 상영작

[EIDF2015 스케치] <피터의 상상초월 작업실> Talk with Guest

8월 30일 폐막일의 마지막 TG는 미로스페이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바로 EIDF2015의 화제작 중 하나인 <피터의 상상초월 작업실>! 이 영화의 에런 위컨던 감독과 댄 리비키 감독이 함께 자리를 해주셨습니다.

 

영화는 어느 지역에나 존재하는 명성은 없지만 자신만의 스타일로 예술 영역에서의 활동을 해 나가는 아웃사이드 아티스트(Outside artist), 바로 피터 앤턴의 삶을 8년간 스케치하여 탄생한 인내와 미스테리의 완성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환경의 낡고 발 디딜 틈조차 없어 보이는 피터 앤턴의 집에서 강박처럼 모든 물건과 자신의 생각을 목록화하고 스크랩하는 것으로서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 창작활동을 발견한 두 감독은 그때부터 피터 앤턴의 1순위 도움 요청자가 되어 자그마치 8년 간 그의 주변을 맴돌게 됩니다.

 

여느 예술가가 그렇듯, 피터 앤턴에게도 암흑기가 있고 유년 시절의 트라우마나 상처가 되는 기억으로 인해 주류 사회에 편입하지 못하는 성향도 보이며 그러는 중에 자신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해 주는 지인들을 만나 세상 밖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두 감독은 때로는 영화 속 캐릭터인 피터 앤턴의 주변 인물처럼 등장하다가도, 영화 밖에 제작자로서 객관성을 유지하고 영화 밖에 존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신가요?

상영이 끝나고 이어진 TG(Talk with Guest) 중 몇 가지의 Q&A를 공유합니다.

 

 

 

Q. 주인공 피터가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인 것 같지만 또 좀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구석도 있다. 하지만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또 든다. 최근의 피터는 어떻게 지내는가? 또한 영화 속에 등장하는 댄 리비키 감독의 형인 글렌의 근황도 궁금하다.

A. 좋은 질문이다. 사실 다큐멘터리 영화 작업은 어떤 대상을 기록(다큐멘팅)하는 행위에서 비롯되지만 역으로 기록하는 것 자체도 그 작업을 완성하는 것이 된다. 출연자인 피터도 물론이고 찍는 우리도 많이 변하고 깨닫는 바가 많았다. 사실 우리가 이 작품을 제작하면서 숨어 지내던 피터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것이 장점이 되어 피터의 작품이 세상에 공개된 것도 있지만, 역으로 예전의 과오가 수면 위로 떠올라 큰 상처를 안겨 준 셈이 됐다. 하지만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겪고 소통하면서 피터는 물론 우리도 더 어른이 되었던 것 같다. 더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피터는 지금 굉장히 잘 지내고 있고,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거처에서 또 다른 곳으로 이사해 영화에서의 모습보다 훨씬 사회성을 갖춰 나가고 있는 중이다. 

 

형은 이 작품을 보고 굉장히 좋아했다. 사실 지역 아티스트들은 언제나 예술을 사랑하고 그들은 비록 유명세가 없지만 그런 이들을 조명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Q. 다큐의 경계가 무너진 것같은 느낌이었다. 서로 주고받은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거리감을 두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었나? 그랬다면 어떤...? 

A. 마치 로맨틱한 관계에 놓인 것 같았다. 우리는 그와 연인인 것처럼 서로에게 처음에는 매력을 느껴 다가갔다가 갈등을 겪게 되었다. 헤어지는 게 맞는 것 같지만 헤어지고 났더니 친구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모르는 채 할 것인지 고민이 되는 것이다. 출연자인 피터와 이미 긴 시간 깊은 관계를 나누고 났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다큐멘티의 영역이고 어디까지가 사적인 관계로서의 영역인건지 구별하는 게 쉽지 않았다.

 

 

Q. 한 명이 찍을 수도 있는 건데 어떻게 두 감독님이 공동 작업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A. (댄 리비키 감독) 음, 우선 에런은 나의 좋은 친구고 같이 만두 축제에 간 묘한 인연이 있고...(웃음) 우리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함께 작업하면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특히 에런은 미국에서 손 꼽히는 베스트 에디터다. 지금 성곡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비비안 메이어를 찾아서>도 에런이 에디팅을 한 것이다. 그는 많은 상을 받았고,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공동작업을 하면서 대상에 대한 공감이 굉장히 중요한데 일단 그런 부분이 잘 맞았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피터의 작업실을 봤다면 알겠지만 그 작업실을 혼자 카메라에 담아 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나 혼자 보고 판단하는 것이 100% 맞지 않기 때문에 그걸 같이 공감하여 증명받는다는 느낌을 주고 받아 밸런스가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 

 

EIDF의 TG는 이제 끝났지만, 또한 끝이 아니죠.

내년 13회 EIDF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