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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6/EIDF 2016 상영작

[EIDF2016 스케치] <조나스의 뒷마당 서커스> Talk with Guest

볕은 뜨겁지만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26일 저녁 7시에는,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파울라 고메스감독의 <조나스의 뒷마당 서커스>가 상영되었습니다.


   영화는 따뜻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인 13조나스의 꿈은 자신이 뒷마당에서 만든 서커스를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그는 대대로 서커스를 하던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몇 년 전 그의 부모는 조나스의 더 나은 교육 여건을 위해 서커스를 떠나 살바도르 변두리에 정착합니다. 그러나 정작 조나스는 새로운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오직 서커스에 대한 열정으로 그의 집 뒷마당에서 그만의 서커스를 만들어내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주변의 사람들과 갈등을 빚어가며 서커스를 유지하는 것은 계속 힘들어져 가고, 시간의 흐름은 조나스에게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도록 종용합니다.

 


영화 말미에는 따뜻한 볕이 비추는 공간에서 감독과 조나스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옵니다. ‘조나스의 머리를 쓸어주며 다큐멘터리는 끝나지만 너의 영화는 끝나지 않아라고 말하는 감독은 이미 감독과 출연진의 상투적 관계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또 진심으로 자신의 꿈을 고민하는 두 사람은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교감을 나누고 있었던 것이죠. 그만큼 다큐멘터리 영화만의 묘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상영이 끝나고 이어진 TG(Talk with Guest)에는 파울라 고메스감독을 대신해 영화의 프로듀서인 에르네스토 빅토리아노 몰리네로님이 직접 자리하여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그 중 몇 가지의 Q&A를 공유합니다.

 



-간단한 인사말

 

일단 이 자리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독님이 꼭 이곳에 오길 원하셨지만, 지금 준비하고 있는 영화 상황 때문에 불가피하게 참석을 못하게 되셨습니다. 그리고 상당히 아쉬워하셨는데요, 이것이 아시아에서 상영된 첫 영화라 저에게도 상당히 의미가 있어 감독님을 대신하여 제가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의미 있는 자리라고 생각해 행복합니다.

 


-관객과의 대화

 

Q. ‘조나스라는 아이를 어떻게 알고 영화의 소재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2006년에 저희는 서커스에 관련된 영화를 준비 중이었고, 3개의 서커스를 방문하기로 계획했습니다. 그러나 그 여정에서 서커스에 매료되어 35개의 서커스나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때 우리가 마주한 한 서커스 가족이 바로 조나스의 가족이었고요, 그들과 친밀한 관계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7년 뒤에 그들은 조나스의 공부를 위해 서커스를 떠나게 되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저희는 조나스에게서 연락을 받았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의 뒷마당에서 그만의 서커스를 펼치게 되었으니 구경 오라고요. 이것을 목격한 저희는 그의 노력과 고생담이 하나의 영화 소재가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 카메라를 들게 되었습니다.

일단 이렇게 영화 제작에 대한 의지를 가진 상태에서 장르도 고민했죠. 그러다 자연스레 그의 꿈을 쫓는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한 소년이 유년시절의 마무리를 어떻게 할 지를 중점적으로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Q. ‘조나스가 서커스에 재능이 있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 원치 않는 공부를 해야 해서 서커스를 자주 접하지 못하는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프로듀서님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그는 매우 재능 있지만, 브라질의 교육 시스템은 사실 그리 좋지만은 않아요. 학교에서 영화를 찍을 때도 갈등이 많았죠. 왜 다른 훌륭한 아이도 많은데 나쁜 학생인 조나스를 찍는 것이냐며 의문을 표하고 급기야 다른 친구를 데려와 소개를 시켜주기도 했죠.(웃음) 그러나 저는 조나스와 같은 생각이었어요. 그의 꿈에 저는 상당히 동의하며 그가 꿈을 이루길 진심으로 바랬죠.

저는 조나스에게도 이 영화 촬영이 상당히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로 조나스와 함께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받아 다니던 중, 암스테르담의 한 영화제에서 그가 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거든요. 당시에는 그랬는데 어쩌다 보니 그는 현재는 한 극단에 들어가 배우가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 연기를 공부하고 있고, 좋은 배우를 꿈꾸고 있습니다. (웃음)

덧붙이자면 그는 가끔 그의 삼촌 서커스단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기도 해요. 주말에만 잠깐 참석하는 수준으로요. , 그리고 그는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장편 영화에도 배우로 출연할 예정입니다.

 

 

Q. 영화 속에 조나스와 그의 어머니 간의 갈등상황이 있는데, 그 때 제 3자 입장에서 관찰만 했는지, 아니면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는지 궁금합니다.

 

A. 파울라(감독)가 말미에는 어머니에게 조나스를 서커스단에 보내라고 말을 하기도 해요. 처음에는 저희도 관찰자의 입장에서 찍고 싶었지만, 영화를 찍는 동안에는 조나스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면서 좀 바뀌었거든요. 사실 이 부분은 다큐멘터리 영화의 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프레임을 잡아 카메라를 설치함만으로도 저희가 할 역할이 생기니까요.

 


 

Q. 영화 속에서 조나스가 감독에게 질문을 하고, 또 감독이 이에 답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는 않은 전개인 것 같은데요, 이것이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이는 완벽히 자연스럽게 이어진 상황입니다. ‘조나스의 적극적인 대화 요청으로 제작 방향의 변화를 겪게 된 것인데요, 처음에 시작할 때 관찰자의 입장에서 시작했지만 파울라와 이야기하기 시작하면서 그 변화가 생긴 것 같네요. 어쩌면 파울라가 영화에서 하나의 캐릭터화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덧붙이자면 이 영화는 만남과 교감이 있었기 때문에 작품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영화는 일반적으로 스토리를 밑에 깔고, 제작을 이어가는데요, 다큐멘터리의 경우에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할 것 같아요. 그런 맥락에서 보건대, ‘조나스가 서커스에 가지 못하게 되면서 제작자의 입장에서 어쩌면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고 느꼈을 수도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다큐멘터리 자체가 원래 장르상 돌발 상황이 많이 있어요. 한 예로, 우리가 생각했던 유년시절의 마지막 나이에(‘조나스 13살이었던 때) 투자자금을 미리 유치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투자상황을 기다리기엔 아이의 성장이 너무 빨라서 마냥 기다릴 수 없을 수가 없었어요.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죠. 영화 제작이 끝나고 난 뒤에서야 펀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제작과정을 내외부적으로 넓게 본다면, 돌발 상황이나 변수 다수 있다고 볼 수 있었겠네요.

 

 


-프로듀서의 마지막 인사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은 상당히 강렬한 기억입니다. 물론 타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제작이나 편집 등 모든 과정을 겪으면 영화가 끝난다고 생각하겠지만, 저희로서는 출연진들과 촬영 중에 나누었던 교감이 모두 기억에 남아있기 때문에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요. 그래서 아주 특별하고 의미 있는 기억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자원활동가 기록팀 최다미/ 사진: 자원활동가 기록팀 이민수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