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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6/EIDF 2016 상영작

[EIDF2016 스케치] <X10> Talk with Guest

27일 오후 3 30,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이동한감독의 <X10>이 상영되었습니다.

 

이야기는 천안 외곽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합니다. 그 중에서도 비인기 스포츠인 양궁을 하며 꿈을 키우는 양궁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7살부터 19살의 소년들은 양궁을 잘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들의 미래를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영화는 평범한 듯 평범해 보이지 않는 이 아이들을 통해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상영 내내 극장 안은 웃음으로 가득했습니다. 어린 소년들의 순수함에 이끌려 누군가는 그때의 를 상상하기도 하고, 그들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하기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상영이 끝나고 이어진 TG(Talk with Guest)에는 이동한 감독과 두 출연자가 직접 자리하여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직 수줍은 소년들의 대답에 관객들은 상당히 흐뭇해했는데요, 특히 정광군이 직접 활을 잘 쏠 수 있는 방법을 몸으로 재현해낼 때, 관객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어진 TG, 그 중 몇 가지의 Q&A를 공유합니다.

 



-사회자와 감독의 대담


Q. 어떻게 양궁이라는 스포츠 종목에 관련된 영화를 찍게 되셨는지, 그리고 왜 병천고였는데 궁금합니다.

 

A. 전작이 문제아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 때 힘든 기억이 있어서 그 반대를 떠올리게 되었어요. (웃음) 사실 원래 아이들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 천안에서 가장 불량한 아이들이 있다는 병천고’, 그 중에서도 비인기 스포츠인 양궁부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뭔가 특별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거든요.

 

Q. 대은의 시점으로 영화가 진행되는데 왜 대은이었는지?

 

A. 사실 TV방송과 영화, 두 버전이 있었어요. 방송 버전은 3학년 정광의 시점으로 상황을 바라보고요, 영화 버전은 당시 1학년이었던 대은의 시점으로 방송보다 상황을 더 전체적으로 보려고 했습니다. 나름 학생들이 참여해서 의미 있는 시간이, 그들의 입장이 적극적으로 담겨서 더 좋았던 것 같네요. 저는 틀만 정해주고 나머지는 아이들이 알아서 하는 식이었습니다.

 


 Q. 출연진에게 소감을 묻고 싶습니다.

 

A. 대은 / 원하는 대로 나오진 않았지만 형들과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정광 / 저는 만족합니다. (외모 때문에 실력이 저평가 된다고 느끼진 않느냐는 질문에는 수줍어하셨고, 관객석에서 흐뭇한 미소가 흘러나왔다는 후문입니다)

 

Q. 다큐멘터리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적인 요소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코치와 학생의 갈등 상황이나 숙소 생활 측면에서요. 영화에서는 어떤 드라마적 요소를 강조하고 싶었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처음에는 드라마적인, 즉 극적인 요소를 의도하지도 않았어요. 체전에서 메달을 딸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찍다 보니 여러 사건들이 생겨나서 나름 이야기가 풍부해졌던 것 같아요. 적당한 웃음코드 등이 생겨나 스스로도 다큐멘터리 영화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병천고양궁부만의 매력을 좀 소개해주세요.


A. 사실 이 학교는 저의 모교입니다. 그럼에도 재학 시절 양궁부 존재 자체도 긴가민가 했었죠. 체고가 아닌 일반 고등학교 중에서 양궁부가 있는 5개의 학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병천고였어요. 동시에 천안 외곽에 있어 좀 소외 된 학교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런지 상황이 열악했습니다. 활이나 화살을 학생들이 직접 사진 않지만, 코치님이 능력이 좋아 개인적으로나마 후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지역사회에서 관심을 주지 않아서 참 고민이 많았어요. 지금도 그 지역에서 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 건지 고민 중에 있기도 합니다. 저도 이번 영화 수익으로 화살을 좀 보태려고 계획 중에 있습니다.

 

Q. 촬영하는 방식이 장면마다 좀 다를 것 같긴 한데, 학생들이 합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감독님도 같이 합숙을 하면서 찍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전 작품이나, 이 작품이나, 하고 있는 작품이나 모두 10KM이내에서 준비하고 있어요. 가까이 있는 만큼 자주 갈 수 있죠. 그림이 좋으면 같이 잘 수도 있고요 그날그날 감정에 따라 행동했어요. 학생들을 방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찍으려고 했는데 학생들 입장에서는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웃음) 가까이 있어서 촬영 분량도 많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Q. 대회장에서 항공촬영이나, 과녁에 맞는 순간을 포착하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찍으셨는지요?

 

A. 양궁이 워낙 예민한 운동이기 때문에 찍는 데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우선 학교 현장에서는 모든 촬영을 혼자 했어요. 동선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요. 다만 대회에서는 조금 달라졌던 것 같습니다. 최소 5명 정도의 스탭이 함께 촬영을 이어갔지만 공통적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방해가 절대 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카메라의 기능을 최대한으로 활용했죠. 

 

Q. 양궁부의 일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A. 대은 / 8시 반부터 시작해서 9시까지 활을 쏩니다. 중간에 휴식을 포함해서요.그게 전부예요.

 

Q. 다른 출연진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A. ‘국현이나 태민은 국가대표 후보고, ‘하림이나 정광은 대학에서 활을 쏘고 있습니다. ‘재엽은 군에서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관객과의 대화


 

Q. 어떻게 보면 학교에서 이 촬영을 달가워하지 않고, 또 다른 학생들 사이에서 촬영에 대한 거부감이나 반대가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금합니다. 또 양궁부 학생들이 카메라를 의식할 수도 있었는데 이걸 어떻게 잘 풀어냈는지 궁금하네요.

 

A.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카메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이미 전작을 촬영하며 협조의 어려움을 겪어서 학교 관련 이야기를 접을까도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마음을 다잡아 같은 학교 출신임을 강력 어필하여 학교 측을 설득 시켰고요, 모든 과정을 그들과 공유하면서 신뢰를 다져나갔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계속해서 촬영하면서 좀 친해졌던 것 같아요.

설득의 측면에서 본다면 한마디로 관계에 대한 고민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인 것 같아요. 관련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이야기하며 작품에 대한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생길 텐데 이것도 설득을 거쳐 극복해야겠죠.

 

Q. 우선 제목을 X10이라고 지은 이유가 궁금하고요, 또 영화 중에 감독님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제목을 정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렸습니다. 영화 중반에 정해졌고요, 같은 10점을 쏘더라도 쏘는 사람에게 있어 내 마음의 10은 따로 있을 것 같다는 의미에서 짓게 되었습니다.

애착이 가는 장면을 따로 꼽을 순 없겠지만, 이 작품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곳은 고3 세 명의 대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세 사람이 자신의 꿈을 말하는 장면이요. 이 장면에선 제가 원했던 대화를 아이들이 자연스레 해주었어요. 또 다른 장면으로는 아이들이 맥주 먹는 장면이요. 아이들이 어떻게 이렇게나 얌전하게 술을 마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네요. (웃음)

 


Q. ‘대은씨나 정광씨가 영화를 보며 관객으로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장면이 어디였는지 궁금합니다.

 

A. 정광 / 아이들이 체전에 나갔던 순간은 당시에 제가 볼 수 없었는데 이렇게나마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대은 / 체전에서 형들 덕에 메달을 딸 수 있었는데, 이게 그렇게나 좋았습니다. 함께 목에 메달을 걸 수 있어서요.

 

Q. 영화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 사람들과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인데, 앞으로 상영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A. 구체적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우선 9월 중에 동네에서 시사회를 할 것이고요, 나머지는 배급사 문제 등 여러 문제가 있어서 아직 이야기 중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제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해 주세요. 홍보 할테니 많은 기대 부탁 드립니다.

 

Q. 활을 쏠 때 어떤 생각을 하면서 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정광 / 쏘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밸런스 등 여러 느낌을 잘 맞추어야 해요. 그리고 날마다 감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해야 하죠. 좀 힘들긴 하지만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자세나 감정이 흐트러졌을 때 추스르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A. 대은 / 저는 아직 해답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직 찾는 중이고, 더욱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광 / 제가 직접 제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코치님께 여쭙고 나머지는 제 자신의 몫이 되겠죠? 제가 찾아야 할 답인 것 같습니다.

 

Q. 감독님이 편집을 할 때 가장 고민했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또 이 친구들을 통해 무슨 말을 가장 하고 싶었는지 궁금합니다.

 

A. 방송 편집과 달리 영화 편집은 상당한 고민을 요했어요. 작가님께 영상을 보여주니 아이들과 거리가 느껴진다며 많이 혼나기도 했습니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찍긴 했지만, 아이들과 그리 멀지는 않은 느낌을 살리려고 했는데 사실 잘 모르겠네요. 거리감을 최대한 좁히는 게 포인트였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는 지금 목적 없는 경쟁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1등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며 살고 있는가 등에 대한 고민을 들추어보려고 했어요. 각자가 스스로의 10, X10’을 찾아가야 하는 건데 그런 시점에서 나는 과연 10점을 찾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 출연자 분들은 양궁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양궁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대은 / 4 무렵,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도망치기도 하고 방황도 했는데 곧 마음을 잡았죠. 10점을 쏠 때 쾌감이 엄청났습니다.

정광 / 사실 저는 동생이 먼저 양궁을 시작했습니다. 지역 내에 양궁부가 없어서 다른 지역으로 가 기숙사 생활을 이어가면서 양궁을 했네요. 양궁은 잘 쏠 때 가장 쉽고, 안 쏴질 때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Q. 제작할 때 역할 측면에서 시나리오를 쓴 작가님이 누구였는지 궁금했습니다. 또 방송과는 달리 영화 편집에서 공들인 부분은 어디였나요?

 

A. 역할에 대한 질문을 주셨는데요, 작품의 방향을 같이 고민했던 구성작가님이 따로 계셨습니다. 그리고 방송과 영화의 차별점을 어떻게 둘 것인지는 사실 아직 배우는 중이에요. 방송편집의 경우는 방송 편집의 룰을 따라야 해요. 테이크가 나오면 안되고, 까만 화면이 3초 이상 이어지면 안 되는 등 법칙이 있는데, 영화는 제 마음대로 가능하죠.

 

Q. 스포츠 관련 다큐멘터리인데요, 제가 보면서 비교해보았던 작품이 파울볼이라는 작품이었어요. 어쩌면 이런 스포츠 영화들을 참고 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참고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만이 차별화하고 싶었던 점은 어딘가 궁금합니다.

 

A. ‘파울볼은 지도자에 관련된 이야기였죠. 사람들이 이렇게 물어봐요. 이것이 스포츠 다큐멘터리냐고요. 그렇지만 저는 청소년 다큐멘터리라고 답합니다. 그렇게 사람에 따라 바라보는 입장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이 영화가 청소년의 입장을 대변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하고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양궁 관련된 부분을 오히려 줄이고, 아이들의 목소리를 더 키워보았습니다.

 


-감독님과 출연진의 마무리 인사

 

정광 / 시간 내서 자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양궁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이어나갈 생각이니 지켜봐 주세요.

대은 / 저는 이후에 진학할 대학교를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은 대학을 정하는 것이고요, 이렇게 영화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감독 / 아이들의 목소리가 퍼질 수 있게끔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내년 혹은 내후년에 개봉 할 근육병 아저씨이야기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이렇게 자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자원활동가 기록팀 최다미/ 사진: 자원활동가 기록팀 이민수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