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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9/EIDF 2019 상영작

[EIDF2019]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 <지난밤 너의 미소>&<말람보, 가우초의 춤> GV 현장 스케치

823일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에선 두 작품에 관한 GV(Guest Visit, 관객과의 만남)가 있었는데요, <지난밤 너의 미소><말람보, 가우초의 춤> 이 두 작품에 대해 관객들이 직접 질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지난밤 너의 미소>Kavich NEANG 감독이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해당 영화에 프로듀서로 참여한 관계자(Daniel MATTES, Davy CHOU, PARK Sungho) 세 분께서 대신 질문에 답해주셨습니다. 프놈펜에 낡은 건물이 철거되는 과정의 얘기를 담아낸 <지난밤 너의 미소>와 아르헨티나의 전통춤 말람보의 얘기를 그려낸 <말람보, 가우초의 춤> GV현장이 어땠는지 만나 보실까요?

 

<지난밤 너의 미소> GV

Q. 작품은 어떻게 해서 시작됐는지

 

감독의 자전적 얘기가 담긴 영화를 처음 이곳(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철거되는 건물, ‘White Building’)을 배경으로 촬영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곳이 곧 철거될 것이라는 토지부 장관의 얘기를 우연찮게 듣게 됐다. 그래서 방향을 틀어 이곳에선 철거되는 이곳에 대한 기록물을 만들고, 영화는 다른 건물에서 촬영하고자 했다. 기록용으로 시작했는데, 촬영을 마치고 편집 중에 감독이 이를 지금과 같은 형식의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렇게 해서 선보이게 됐다.

 

Q. 작품 속 ‘White Building’에서 일어난 두 번의 퇴거 사이에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었다

 

-지금의 캄보디아는 도시화가 진행중이고 국민소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40년 전 동족 간 학살이 일어났던 아픔을 가졌다. 40년 전 이곳에서 일어난 방출은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거짓말로 주민들을 강제로 퇴거시킨 것이다. 그때는 짐을 챙길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고 보상금 역시 없었다. 지금은 자본주의 논리에 의한 개발로 주민들이 나가게 됐다. 많진 않지만 보상금도 주어졌고 짐을 챙길 시간도 있게 돼 그 당시보다 다행이라는 주민들의 얘기가 있었다. 영화에서 강하게 두 시대를 연결 짓고자 하진 않았다. 살던 터전에서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그때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되긴 하지만 사실 두 시대를 비교 선상에 놓는 것은 부담이 된다. 연결고리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지만 고스란히 과거와 연결된 것 같다. 이 공간이 캄보디아 전체를 함축해 담아내는 것도 같다.

 

Q. 한국을 비롯해 굉장히 다양한 국가서 투자를 받았는데

 

-캄보디아와 한국 사이에는 역사적으로 유사점이 많다. 70년대 한국과 비슷한 것 같다. 영화 제작사에는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한다. (이날 참석한 세 명의 프로듀서 역시 각각 미국, 프랑스, 한국 출신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운영하는 다큐멘터리 투자사 AND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해 다른 국가의 투자사에도 투자를 요청했고 지원받았다.

 

Q. 감독은 영화가 촬영된 이 공간의 주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장면들에는 일종의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렇게 된 이유로는 감독의 직관이 큰 것 같다. 첫 단계에선 이걸 어떻게 풀어나가야 했는지 혼란이 있었다. 혼란스러웠기에 어쩌면 더 거리감을 두게 된 것도 같다. 어찌할 줄을 모르는 상태에선 거리감을 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됐다. 또 아시아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웃어른에 대한 예의도 몫을 한 것 같다. 그런 문화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인물들에 대한 거리감을 만든 것 같다.

 

 

<말람보, 가우초의 춤> GV

Q.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방문 소감은 어떠한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참석을 위해 찾은 첫 번째 방문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문화적인 충격을 많이 받았다. 이번에는 두 번째라 그런지 그러한 것들은 조금 덜 한 것 같다. 거리도 많이 걸었고,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에선 잃어버린 친절함을 한국에선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Q. 아르헨티나 하면 탱고만 알고 있었다. 말람보가 무엇인지

 

탱고 같은 경우에는 세계적으로도 많이 알려졌다. 탱고가 항구(港口)의 춤이라면 말람보는 농촌의 춤이다. 남성들이 과시하기 위해 추었다. 동작이 그래서 굉장히 거칠고 힘이 넘친다. 우아하고 섬세함이 돋보이는 탱고와는 다르다. 그리고 탱고는 관광적인 요소도 많이 갖고 있다. 말람보는 그렇지 않다. 농촌에서 좀 더 가난한 이들이 춘다. 스포츠의 형식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Q. 흔히 보던 다큐의 형식과는 다르다

 

픽션과 다큐의 구분은 중요치 않은 것 같다. 나는 그냥 이를 영화로 받아들였다. 영화 자체를 사랑한다. 사실 기존에 보았던 다큐는 현실적인 요소들을 현실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강하다. 이 작품은 현실적인 요소가 많이 드러나는 픽션과 그것의 중간이 아닐까 싶다. 각본이 있었지만 현장에서 많은 것들이 또 수정됐다. 영화 속 경쟁은 실제의 경쟁을 찍은 것이다. 모자 관계나 사제 관계는 현실 기반을 한 것이다. 다른 많은 요소들에 대해 굳이 픽션화해야겠다는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Q. 흑백으로 촬영이 진행됐다. 흑백으로 촬영된 이유는

 

과거를 나타내기에는 흑백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는 일반적인 기법이다. 그런데 그게 현실감을 어느 면에서는 더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쓰게 됐다. 오랫동안 흑백영화를 찍어보고 싶었는데 그 소재를 쉽게 찾지 못해왔다. 그런데 이는 딱 맞는 소재라 생각이 들었다. 예산 내에서 흑백이 시각적인 풍부함까지 줄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흑백이 제 3자의 입장을 취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이 서사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생각했다.

 

Q. K-POP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호텔에서 텔레비전으로 봤는데 계속 보게 되더라. 영화로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말람보보다 거리감이 적게 느껴졌다.(웃음)

 

 

원고 : 자원활동가 기록팀 이현수

사진 : 자원활동가 기록팀 구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