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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4/특별상영작

[야외특별상영작] 비룽가(Virunga)

EIDF 에디터가 소개할 올해 야외특별상영작은 바로 비룽가(Virunga)입니다.


880마리가 남았다. 세계야생동물기금(WWF)에서 공식 집계된 작년 마운틴 고릴라 개체 수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꾸준히 보호해 온 덕분에 그나마 개체 수가 증가해 왔다. 한때 아프리카 대륙 유인원을 대표하는 종이자 정글 속 공포의 대상이었던 마운틴 고릴라였다. 그 많던 마운틴 고릴라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마운틴 고릴라의 터전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어 왔다. 1960년대 많은 인구들이 인근으로 이주해 화전(火田) 농법으로 땅을 개간하기 시작했다. 마운틴 고릴라의 서식지 열대우림 지대가 무분별하게 파괴되었다. 1970년대 멸종 위기를 맞게 된 계기이다. 이후에도 내전을 피해 생존하고자 국경을 넘어 피신한 난민들이 삶의 터전을 새로 꾸리고자 그들이 숨어 들어간 밀림을 불태우기도 했다. 밀림 지대 지하에 묻혀 있는 천연 자연을 채굴하려는 시도도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내전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며, 일단 전쟁이 일어나면 공원 관리가 불가능해진다. 밀렵꾼들이 설치해 놓은 덫에 마운틴 고릴라가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중앙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 위치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UNESCO World Heritage Natural Site) 비룽가 국립공원(Virunga National Park)이 그나마 480여 마운틴 고릴라의 마지막 남은 안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마운틴 고릴라뿐 아니라 20,000마리의 하마, 수백 종류의 새와 파충류, 양서류, 수천 종류의 식물이 서식한다. 79만 헥타르에 달하는 부지를 차지하는 비룽가 국립공원이 에드먼드 호수(Lake Edmund)부터 니야물라기라(Nyamulagira, 3,068m), 니라공고(Nyiragongo, 3,470m)와 같은 활화산, 만년설로 뒤덮인 최고봉 몽 르웬조리(Monts Rwenzori, 5,109m)까지 다양한 기후분포를 보이기에 가능하다. 




생물 다양성의 산실이자 아프리카 최고(最古) 국립공원인 비룽가 국립공원은 다국적 석유 기업 SOCO의 출현으로 파괴될 위험에 처했다. 지난 6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유네스코 총회는 이러한 위험성을 인식했다. 21개국으로 이뤄진 위원회(World Heritage Committee)는 비룽가 국립공원에서 이뤄질 어떠한 석유 채굴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룽가를 목숨 걸고 지키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비룽가>가 올해 초 개봉한 이후의 일이다. SOCO는 현재 한 발 물러났지만, 위협은 아직 진행형일지도 모른다. 비룽가 국립공원은 현재 위험에 처한 세계자연유산(World Heritage in Danger)으로 분류되어 있다.



불합리한 진상을 보고 참지 못하는 여론이 국제 사회의 행동을 이끌어 내도록 하는 것은 비룽가에 남은 마운틴 고릴라를 지키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탐사보도 형식을 빌려 다국적 기업 SOCO의 이면을 들춰낸 <비룽가>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과 영국,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 4개국 10여 개의 도시에서 상영회를 열었다. 오는 8월 30일에는 대한민국 차례가 온다.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에서 야외상영회가 있을 예정이다. 



여론이 가하는 압박은 미디어를 움직이고, 미디어는 국제 사회 행동을 촉구하며, 국제 사회는 정부의 합리적인 선택을 이끈다. “이곳을 떠나면 우리가 오래간 쌓아온 모든 것을 잃는다. 국립공원 뿐 아니라 야생 자체를 말이다”라며 반군에 대항해 총대를 맨 비룽가 국립공원장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SOCO가 콩고민주공화국 정부에 비룽가 국립공원의 경계를 바꾸라는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영국 언론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정부의 올바른 결단을 위해 필요한 건 더 큰 힘을 움직일 수 있는 여론의 관심, 즉 우리의 인식이다. 


<글: EIDF 자원활동가 손지형>


<예고편 보러 가기> 아래 클릭! 



비룽가 특별 야외 상영은 2014년 8월 30일 오후 7시 30분에 서울역사박물관 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영화 관람은 무료이며 행사 종료 후 추천음 통해 상품 증정식이 있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