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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4/EIDF 2014 현장 스케치

[EIDF 현장 스케치] <Talk with Guest> 마르마토(Marmato)

<마르마토(Marmato)>

일시: 2014년 8월 26일 17:00~18:27

참석자: 마크 그리에코(Mark GRIECO) 감독, 강유정(영화평론가)

장소: 인디스페이스

시놉시스: 콜롬비아의 마르마토. 5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금광촌이다. 약 20조 달러에 달하는 금이 매장되어있는 마르마토의 금광을 캐나다의 한 회사가 사들이면서 마을 주민들은 쫓겨날 위기에 처하는데….6년에 걸쳐 마을사람들의 투쟁과 삶의 변화를 긴 호흡으로 담아낸 다큐멘터리

 

마크 그리에코 감독님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마르마토>의 TG(관객과의 대화)가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영화평론가이신 강유정님께서도 함께해주셨습니다. 영화에 대한 관객 분들의 진심어린 질문과 정성스런 답변이 오갔던 훈훈한 행사였습니다.

 


 

Q. 마르마토라는 지역과 사람들을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저는 당시 남미 곳곳을 여행하던 중이었고 원래 광산에 관심이 있던 차였습니다. 광산은 역사를 보여주고 현재와 미래까지 보여줄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대기업의 손길이 닿지 않은 광산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2006년, 마르마토 지역을 발견한 그 주에 캐나다 대기업이 마르모토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Q. 앞으로 미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속가능성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가장 위협하는 한 가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마르마토 지역 사람들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제가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정부와 캐나다 대기업 측에서 밀어붙이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에 아마도 마르마토 지역 사람들에 따라서 결정이 지어질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르마토 금광에 묻힌 금과 은의 가치는 약 20조에 달하며, 25년 동안 채굴할 수 있는 양입니다. 그렇기에 마르마토에서 캐나다 기업을 쉽사리 쫒아낼 수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캐나다 기업을 몰아내자라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마침내 마르마토 마을 주민들은 콜롬비아 내 반 채굴기업 운동의 상징과도 같다고 보는 게 좋습니다.”

 


Q. 이 다큐멘터리는 캐나다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마르마토로 들어오면서 일어나는 상황을 그렸는데요, 그렇다면 캐나다 대기업이 마르마토 지역으로 들어오기 전 콜롬비아 정부가 초기에 외국자본에게 광산 매매를 허가했을 당시에는 충돌은 없었는지 그 때 상황이 궁금합니다. 

또 감독님께서 관찰자의 입장에서 다큐를 찍고자 하신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여러 가지 이해관계 중에서 대기업의 횡포를 막고자 광부들의 입장을 해결하려는 쪽이셨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 답하자면, 캐나다 회사 전에도 여러 회사가 마르마토로 들어왔었으나 지지부진하며 끝나게 되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들어온 회사는 재정적으로 정치적으로 강력한 회사였습니다. 게다가 이 회사가 사용한 전략은 마을에서 돈이 있는 자와 없는 자를 구분해서 그들 간에 싸움을 붙인 겁니다. 그래서 캐나다 측과 정부, 광산을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 등, 일부러 보는 관점을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 처음 시작할 때는 극단적인 입장으로 '대기업이 이 마을에 들어와서는 절대 안돼!'라는 생각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일부러 다양한 캐릭터를 잡고 6년 동안 그들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또한 세상에 쉬운 건 없더라는 것을 느끼면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외국인으로서 마르마토 사람들의 행동을 맞다 그르다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Q. 다양한 광부들이 나오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두마르라는 인물에 가장 초점을 맞추었다고 봤는데 그 이유가 있나요?

 

“두마르는 가장 상황 판단이 정확한 친구였습니다. '나 땅 팔아버릴 거야!' 혹은 '외국인들 꺼져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 사람의 관심사는 오로지 가족과 가족과의 미래입니다. 게다가 두마르는 양 쪽의 극단주의 파들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는 역할과 같습니다. 두마르의 의견에는 딱히 이견을 제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두마르를 통해 정의와 사랑을 나타내고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Q. 정부 측과 캐나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광산을 캐게 되면 그 마을은 언젠가 무너질 것이라는 주장과 이유로 개발을 지지하는데 그것이 사실적인 이야기인지 아니면 단지 돈을 벌기위한 목적으로 하는 말인지 궁금합니다.

 

“어느 정도 사실을 인정합니다. 환경학이나 지질학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회사는 뒤에 서있고 정부를 앞에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마르마토 주민들은 다른 지질학자를 불렀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은 산의 중심은 최강철로 이루어져서 절대 무너지지 않는 구조고 다만 옆쪽만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죠.

저는 실제 붕괴로 인해 사상자가 나오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고 위험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그렇다면 우리에게 채굴방식을 규정해주고 우리가 금을 정부에게 어느 정도 납부하겠다고 주장하며 차라리 규정을 지어달라고 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Q. 제국주의 시대에나 강대국이 약소국을 약탈한다고 막연히 생각해왔었는데, 이 사례를 보니 여전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감독님은 이런 마르마토와 같은 경우의 이야기를 꾸준히 따라가실 예정인지 다른 관심사 쪽으로 방향이 바뀌셨는지 궁금합니다.

 

“유명한 사상가 니체가 말하길 '몬스터를 쫓지 마라, 그러다간 스스로 몬스터가 되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면서 매번 협박받고 주민들로부터 '백인 머저리'라고 불리면서 도대체 여기 와서 뭘 하고 있느냐, 캐나다 회사의 첩자가 아니냐는 등 별의별 이야기를 다 들었습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마르마토 주민들이 저를 포위해서 안전지역으로 데려다 주기도 했습니다.

 

후에 이 다큐멘터리가 완성되었을 때 1000명의 주민들을 모시고 이 영상을 상영했습니다. 또한 그들로부터 '고맙다. 비로소 왜 내가 나의 마을을 지켜야하는지 당신을 통해 알았다.' 라는 말을 듣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다음에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픽션을 찍을 예정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정의와 인간의 미래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다시 다큐로 돌아올 수는 있습니다.“

 

 

훤칠하시고 멋지신 마크 그레이코 감독님의 다큐멘터리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고 센스 있는 답변과 차기작에 대한 소식도 들을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


<글: EIDF 자원활동가 김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