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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4/EIDF 2014 현장 스케치

[EIDF 현장 스케치] <스페셜 초이스 with DMC> 외국에서 게릴라식 영화를 만들기: 완전한 상황 몰입에의 장점과 위험성들(Guerrilla Filmmaking Abroad: The Benefits and Perils of Full Immersion)

EIDF 2014 스페셜 초이스 with DMC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 


8월 28일 14:00-16:00

마크 그리에코 (Mark Grieco)

원 맨 프로덕션 다큐멘터리 제작기

One Man Documentary



'마르마토'의 감독인 마크 그리에코는 8월 28일 <외국에서 게릴라식 영화를 만들기: 완전한 상황 몰입에의 장점과 위험성들>(Guerrilla Filmmaking Abroad: The Benefits and Perils of Full Immersion)이라는 주제로 DMC 산학협력연구센터에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게릴라식 영화를 그리에코 감독 본인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라틴아메리카에 수많은 문제들은 자신의 고국인 미국이 초래했다는 사실을 감독은 깨닫게 됩니다. 그가 볼리비아에 가서 실제로 일하는 광부들의 내부 사정을 알아가게 되었고 이후 대기업 광업 업계의 실체를 발견합니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 촬영용 캠코더 하나를 구입한 뒤 마르마토로 옵니다. 그는 스스로 여러 가지 위험과 외부의 압력에 맞서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원래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자신만의 스타일이 살아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상 공부가 먼저라는 생각을 하고 라틴 아메리카로 배낭여행을 2년간 떠났습니다. 이때 위험한 곳도 마다 않고 돌아다니고 경험하며 사람들을 관찰했던 것이 그가 게릴라식 영화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된 셈입니다.



게릴라식 영화의 시작은 좋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열악했지만, 위기를 기회로 받아들였습니다. 실제 볼리비아 사람들의 삶에 깊게 침투하고 그들을 관찰하여, 진솔한 이야기를 이끌어 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고 노력합니다. 영화를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깊은 믿음과 인내를 가지고 감독은 1인 영화 제작을 계속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촬영하는 인물들이 단순한 하나의 이미지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이길 원했습니다. 매일 그들을 촬영하는 동시에 광부들이 하는 일에 자신도 참여 했습니다. 2년 정도 지나자, 마지못해 '좋은 삶을 사는 것처럼' 카메라 앞에서 포장하여 말하던 광부들이 드디어 진실의 입을 열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인물들이 보여주는 복잡성 그 자체는 감독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크게 변화시켰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현지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항상 좋은 결과만을 가져다 주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가 영화를 제작하고 있으며 마르마토 사람들과 친하다는 것을 알게 된 대자본 캐나다 광물 회사는 그에게 몰래 살해 협박을 했고, 소문을 퍼뜨렸으며,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가족들에게까지 협박을 가하자 모두들 그만두겠다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좌절하지 않고 그들을 기다리자 결국 마르마토 사람들은 다시 자신에게 돌아왔다고 합니다.


"

모든 일은 언제나 상승과 하강의 순간이 있어요, 좋은 때와 나쁜 때가 항상 함께 존재하죠. 그 좋은 때, 최고의 순간은 몇 달 동안의 작업 끝에 단 한 순간을 잡아내는 그 순간이예요. 하지만, 계속 그 단 하나의 마법 같은 순간에 집중한다면,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전진하게 되죠"

"There are always ups and downs. All the time, there are high points and low points. High points is months of working but having one moment. But if you focus on one magic moment, you can keep going. "




<Q&A Session>

 

질문1. 영화 인트로 부분에서 곡선 그래프를 그려내는 효과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혹시 이 효과에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그리고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작품 있으면 알려주세요. 


"금광 시장에 대해서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금의 값이 올라가면 회사측에겐 이득이지만 광부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불이익이고, 반대로 금의 값이 내려가면 회사들에게는 불이익이지만 광부들에게는 더 이익인 것을 배웠습니다. 이러한 곡선 그래프로 나타나는 금값의 변동은, 광부들의 인생 굴곡과도 많이 닮아 있다고 느꼈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영화 속에 표현하면 좋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그린 후에 나중에 애니메이션 효과를 넣었고, 이 그래프는 이 영화의 긴장감을 표현해 주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음, 볼리비아에 광산을 하나 사서 계속 광부 생활을 하는 겁니다. (웃음) 농담이고요, 실제로는 저는 지금 다른 다큐멘터리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내용은 북미의 세 개의 기업에 대한 것이에요. 그 다음 영화로는 픽션 영화를 계획 중입니다."

 


질문2: 저는 우리나라 다큐멘터리, 특히 사회적인 다큐멘터리는 너무나 주관적인 경향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약자의 입장에서 자신을 너무나 큰 피해자로 묘사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다큐멘터리가 조금 더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필요는 못 느끼시는지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 때는 주관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어떠한 상황을 촬영하는 것도 전달하고 싶은 의도가 담겨있기 때문에 촬영을 하는 것입니다. 영화를 만드는 건 어떠한 상황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 때 저는 캐릭터를 창조하고 다른 장치들을 넣어서 더욱더 이해하기 쉽게 하는 작업을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어느 베네수엘라 영화를 예로 들어보죠. 시위가 일어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사실상 백 명의 인원 정도가 있는데 촬영 기법을 통해 인원이 많아 보이도록, 거의 천 명 가까이 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과장되게 촬영을 했습니다. 화면에서 나타나는 장면은 이와 같이 과열된 모습이지만 실제로 옆에서 일어나는 일은 평온합니다. 전체적인 모습을 볼 때 주변 사람들은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고 있을 뿐입니다. 

이는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어떤 것을 보여줄지, 보여주지 않을지 선택함으로써 주관을 나타내는 좋은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글: EIDF 자원활동가 윤명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