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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OX/디뷰어의 시네마천국

페마의 선택(The Only Son)

디뷰어 정송희

 

 

 

영화정보>>>

 

전체관람가 77분 벨기에 / 네팔 / 네덜란드 2013

 

 

감독 시몽카 드 종 Simonka de Jong

 

시몽카 드 종은 1972년생으로 예술사와 철학을 공부하였다.

그녀의 엄마와 이모 사이의 이야기를 담은 첫 다큐멘터리 "체코의 크리스마스"로 

2003년 네덜란드 문화 방송 펀드 다큐멘터리 상을 받았다.

2008년에는 원치 않는 임신을 했지만 아이를 지키려는 16세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이베뜨"로 위트레흐트 필름 페스티벌에서 골든 칼프 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저널리스트, 감독으로 활동 중이며 예술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시놉시스

 

티베트 출신으로 현재 네팔 카트만두에서 거주하는 19세 소년 페마,

가난한 가정 형편 때문에 그의 다섯 여동생 중 한 명은 네덜란드에,

또 한 명은 미국에 입양이 되었다.

사진을 배우고 싶어 하는 페마는 몇 년 후에는 네덜란드에서 공부하리라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4000미터 고산 지대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그의 부모는

유일한 아들인 페마가 티베트의 전통에 따라 동네 처녀와 결혼하기를 원하는데……

 

 

과연 페마의 선택은?

 

 

 

 

 

네팔 카트만두에 사는 페마는 5명의 누나와 여동생이 있는 유일한 아들입니다

페마의 누나 둘은 네덜란드와 미국으로 각각 입양 보내졌고,

여동생 둘은 페마가 보모님을 설득한 끝에 페마와 함께 카트만두의 보육시설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페마는 사진찍기를 좋아하고 더 넓은 세상을 항해 걸어가서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청년인데요,

몇 년 전부터 부모님과의 갈등이 있어왔습니다

 

 

 

 

그건 다름 아닌 결혼문제였지요

부모님께서는 페마가 공부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서 고향의 아가씨와 결혼해서 정착하며 농사짓기를 이어가는 모습을 바라십니다

페마는 결혼보다 계속 공부하길 원해서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고 네덜란드에 가서 경영학을 공부하는 중입니다

네덜란드로 입양 갔었던 속촘 누나와 미국으로 입양 갔었던 누나와 다시 만나는 등 누나들과는 뜻이 맞아서 잘 지냅니다

 

 

 

 

 

부모님의 전화를 받고 고향으로 향하고, 그 길에 숨촉 누나와 함께 합니다

아버지가 페마를 데리고 카트만두에 갔을 땐 한 달 동안 줄곧 업어서 걸어갔었던 그 길을 이제 작은 비행기를 두 번 갈아타고 10일 정도 걸어가면 다닐 수 있게 됐는데요,

그래도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차마고도, 정말 좁고 험한 길이네요 ㅠㅠ

 

 

 

 

허약한 딸이 염려가 되어 마중 나오신 아빠와 재회한 남매들,

집에 도착하기 전 누나는 전통의상으로 갈아입으며 즐거워하지만 페마는 불안한 마음이예요

 

 

 

 

 

엄마와 재회한 모녀,

그러나 엄마의 관심은 온통 아들 페마한테 가있네요

차를 마셔도 특별한 대우를 받는 외동아들, 페마..

 

 

 

 

 

 

그러나 속마음은 열 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이 없는 부모님의 모습..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자신이 특별 대우를 받는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운 페마의 모습에 이어서

결국 나오고야 마는 결혼 이야기에 부모님과 페마는 신경을 곤두세우지만 결론이 나질 않습니다

 

 

 

 

 

 

이웃마을에 사는 누나에게 도움을 청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페마의 결혼문제,

비단 결혼문제 뿐만 아니라 고향의 땅과 오래된 조상의 영혼을 지켜야할 사람이 페마 혼자라는 사실이

페마의 가슴을 무겁게 짓누릅니다

 

 

 

 

 

페마가 드넓은 세계에 나가서 세상을 보는 시선을 확장&확대시켰듯이

엄마는 엄마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사정이 있습니다

 

 

 

 

유일한 아들 페마가 공부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결혼도 하고 가업도 이어준다면 세상 부러울 게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페마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고 문명의 이기가 있는 곳에서 자신의 꿈을 활짝 펼치고 싶습니다

 

 

 

 

페마의 가족들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헤어집니다

그러나, 가족이기에..

뭔가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하며 페마와 누나, 여동생들은 비행기에 오릅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어떤 땐 영화보다 오히려 다큐 영화를 보면서 감정을 몰입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있어요

삭막한 현실을 너무나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화법이 어색해서 그런 경우가 더러 있는데요,

다큐영화 <페마의 선택>은 낯설지 않았고,  심지어 가까운 과거의 우리 이야기 같아서 너무나 공감됐습니다

바로 얼마 전 1970년대 우리나라 시골에서 흔히 보던 모습이었죠

시골에서 소 팔고 논 팔아서 대학을 보냈던 (그래서 대학을 한때 상아탑 대신 우골탑牛骨塔 이라고 불렀지요)

우리 엄마아빠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영화예요

 

 

 

자신의 꿈을 펼치느냐 아니면 가족의 바람대로 고향으로 돌아가느냐,

부모님이 정해주시는 짝과 결혼 하느냐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느냐,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도 벅찬데 부모님께서 건강을 호소하며 보살펴달라고 하시면 가슴 한켠이 무너지죠  

 

 

저는 처음 <페마의 선택>을 봤을 땐 진심으로 페마의 부모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왜? 자식의 앞길을 막을까? 너무 이기적이다.. 라고만 생각했는데..

두 번 다시 보니 부모님의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고향의 모든 것을 이어갈 자식이 하나뿐인데, 앞으로 이어가질 못하면 조상님 뵐 면목도 없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어요

 

 

 

 

우리나라가 1970년대 시골 대탈출 러쉬에 이어서

80,90년대에 어마어마한 성장을 하다가

1997년 IMF사태 이후로 경제성장이 한 풀 꺾이면서

고향(시골,자연)의 넉넉한 정신적 유산의 소중함을 깨닫기 시작한 것처럼...  페마의 고향과 페마의 주변 사람들도 그런 과정을 거칠 것 같습니다

 

 

 

 

발전과 성장, 그리고 다시 회귀하는 과정이 그러하다면,

페마의 부모님께서 가슴이 아프시겠지만 페마가 원하는 대로 더 넓은 세상으로 힘껏 날아갈 수 있도록 응원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걸어가지 않고 후회하는 것 보다 걸어가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백번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 인간들은 계속 발전하고 진화하고 있잖아요?

 

 

 

나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아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페마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작품 다시보기  http://www.eidf.co.kr/dbox/movie/view/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