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뷰어 : 뚱띠의 다큐멘터리 세상
|| 희망
인도 최고의 학교라 불리는 전인도의학연구소. 이곳에 입학한 학생들은 인도 최고의 지성이라 불린다.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해 해외에서 여유롭게 살겠다는
목표를 갖고 많은 학생들이 이 곳에 입학한다. 그러나, 부푼 꿈도 잠시..
얇은 전기줄에 매달려 있는 쥐들처럼 그들의 일상은 늘 위태롭다. 언제 떨어질 지 모르는 점수와 성적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 고립
"나도 나를 모르는 마당에 당신이 누군지 알겠어요?"
배우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순간의 여유도 없을 정도로 빡빡한 일정과 시험을 소화해야한다. 그들은 점점 배움을 기뻐하지 않고 외롭게 변해가기 시작한다. 기숙사에 누가 사는 지도 잘 모르고, 지나가는 학생이 본인 학교 학생인지도 모를 정도로 공부에만 열중하고 있다. 선, 후배 관계는 단절된 지 오래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학생들의 성격, 가치관 등 모든 것들이 바뀐다. 아주 빠르게.
|| 자살
"학교 당국은 학생에게 우울증이나 기타 문제가 있었다며 몰아가고 있습니다.
여기 학부생 30% 정도가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어요."
한 학생이 기숙사에서 자살했다. 이 학생은 낙제 위기에 몰려 학장에게 여러 번 면담 요청을 했으나 거절 당했다고 한다. 놀랍지 않다. 매 년 이 학교에서는 몇 명의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최고가 모인 곳들은 항상 이런 일이 빈번하다고 치부하기엔 이 곳의 자살문제는 너무나 심각하다.
이번엔 대대적인 학생들이 시위와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달라진 점은 없었다. 사퇴를 한다고 말했던 학장은 사퇴하지 않았고, 이번에도 자살 학생의 사인은 우울증으로 언론에 보도 되었다.
그리고 몇 개월 뒤, 2명의 학생이 기숙사에서 자살했다.
|| 졸업
'과연 이 곳에서 자살하지 않고 무사히 졸업하는 것이 가능한걸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무사히 졸업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런데 졸업 후 그들은 과연 행복했을까.
한 학생은 싱가폴 병원 인턴직에 합격했지만 무단결근으로 그 뒤 행방이 묘연하다는 약간은 섬뜩한 내용도 있었고, 시위 중 손을 다친 학생은 무사히 기말고사를 보고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이내 의학공부를 중단했다는 다소 극단적인 결말을 본 후 한동안 멍하게 화면만 바라보았다.
비단 인도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시험성적을 비관한 학생의 자살 사건이 심심치 않게 뉴스에 보도되곤 한다. 하지만, 그 죽음에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는다. 그저 개인이 우울증이 있었다며 얼버무린다. 사회나 잘못된 교육 제도보다 개인의 잘못된 선택에 책임을 묻는 사회. 이것이 정말 옳은 사회인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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