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BOX/디뷰어의 시네마천국

부즈카시Buzkashi - 아들 키워봐야...지삐몰라!




부즈카시(Buzkashi)


나지브 미르자 Najeeb MIRZA / 81분 / 캐나다 / 2012


디뷰어 논픽션라이프



디뷰어 활동을 하면서 


무엇을 위해 리뷰를 쓰는가를 생각해본다면 명확하다


"이 다큐를 왜 꼭 한번 봐야하는지" 확산시키고픈 목적이다.



빠져드는 내러티브의 픽션물과는 달리


쉽게 매력을 보여주지 않는 다큐멘터리 영화들의 은근한 포인트를 발라내서


먹기 좋게 누군가에게 차려주고싶음이 이 리뷰를 쓰는 동력이라 할 수 있겠다.





타지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에 지역에서 전통으로 내려오는 부즈카시란 스포츠를 다룬 이 다큐를 나는 두번 보았다.


처음엔 리뷰를 적으려고 급하게 봤다가,


시간이 좀 지나니 내용을 많이 까먹기도하고, 또 왠지 한 번 쯤 더보고싶어지는 그런 느낌이 남아있어서 다시 보았다.


첨 볼 땐 아버지의 바람을 뒤로하고 공부한다고 졸라대는 아들놈이 눈에 딱 띄어서


아 다큐 리뷰의 제목을 "아들 키워봐야..지삐몰라!" 라고 해야겠다 무릎을 탁 치고


한참을 지나서 다시보게 되니 그 때 드는 생각은


이 다큐의 영상미가 확 눈에 들어왔다.


나지브 미르자라는 감독의 작품이 초면이긴 하지만 혼자 디박스로 다큐를 보면서 박수를 쳤다.


다큐멘터리라 중앙아시아 초원이 배경이긴 하지만 여느 상업영화같은 죽고죽이는 살육전같은 자극적인 장면은 없지만.(부즈카시가 공대신 염소를 쓰는 스포츠라 염소는 꽤나 죽는다.)


많은 장면에서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빼어난 영상미를 느낄 수 있다.


첫장면의 부즈카시 경기 장면은 약간 어수선한 듯 하면서도


비명을 질러대는 말, 죽은 염소를 골대에 넣기 위해 몰입한 부즈카시 선수들이 얽힌 장면은 실로 기괴한 느낌마저 준다.



한번 씩 다큐멘터리는 배경이 깡패라는 생각을 하는데(그만큼 아름다운 배경에서 찍으면 찍는 대로 영상미가 살아나니)


부즈카시 역시 초원 특유의 지형의 곡선을 배경으로 한 깡패같은 배경(?)에서 무척이나 꼼꼼하고 부지런하게 이루어진 듯한 촬영이


그 매력을 더 한다.



물론 영상미만 갖추고있는 작품은 아니다.



늑대로 부터 양을 지키기 위해 말을 탄채로 늑대를 바닥에서 끌던 풍습에서 발전한 이 부즈카시란 스포츠는


표면적으로 다큐 내에서 전통의 한 상징으로 나타나는데


캐릭터마다 이 부즈카시란 전통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조금씩 다르다.


부즈카시 챔피언인 아잠은 가급적 전통의 모습을 지키며 자부심을 견지해 나가고


부즈카시를 팀 스포츠로 개량해 향후 올림픽 종목 입성까지 꿈꾸는(꿈도 크다. 레슬링도 빠진 올림픽인데...) 쿠르셰드는 최신식 시설에서 훈련하며 좀 더 전통을 변화, 발전 시키기 위한 궁리를 하는 듯 하다.


그리고 아잠의 아들인 토히르는 아버지의 자부심이자 전통인 부즈카시를 잇기보단 본인이 좋아하는 공부를 하며 고등교육을 받고 싶어한다.


다큐를 보다보면 부즈카시란 축에서 각자 다른 각으로 나타나는 생각들에 대한 배경도 약간은 알 수 있다.



이런 맥락으로 다큐를 다시 보면서 "아들키워봐야...지삐몰라!"란 제목을 지우려고 했다가,


나름 틀린 제목은 아니란 생각에 다시 적으면서


어떤 의미에선 다들 지삐모르는 아잠, 쿠르셰드, 토히르의 그 아들들과 아들의 아들의 사정을 수긍하고나면


유니크한 부즈카시란 소재를 다뤘음에도, 이 또한 우리곁에서 흔히 보는 공감의 이야기가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행이 이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타지키스탄에선 '좀 사는' 유복한 집안이라


큰 갈등없이 입장정리를 하기에 해피하지만, 더 많은 경우에선 이런 동상이몽이 꽤 흔하고 격한 갈등요소로 작용하기에


이 다큐는 아름답고 공감대도 있는 독특한 영상을 꽤나 편하게 볼 수 있는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영화 "월터씨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잠시 등장하는  "부즈카시"의 진면목이 궁금했던 분은 꼭 한 번 보셔도 좋다.



▶D-BOX에서 부즈카시(Buzkashi) 감상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