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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8/EIDF 2018 상영작

[EIDF2018] <오 나의 블리스> GV 현장 스케치

 <오 나의 블리스> GV 현장 스케치 




8월 23일, 홍대입구 롯데시네마 2관에서 '오 나의 블리스'의 상영과 GV가 진행되었습니다. 비가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나우루즈 파귀도폰' 감독님께서 직접 참석하셔서 영화에 대해 관객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민아 모더레이터분께서 인사와 함께 GV의 시작을 열어주셨습니다.








GV 스케치


정민아 모더레이터 (이하 모더레이터). 뒤에도 나오지만, 이 작품은 한국에서 제작 지원이 들어갔고 많은 한국 스탭분들도 결합해서 필리핀과 한국의 합작 영화 같은 느낌이 든다. 한국에서 지원받고 한국에서 상영된 소감이 어떤가.


나우주르 파귀도폰 감독 (이하 감독). 인천 다큐멘터리 포트에서 제 작품을 피칭했고 선정이 되어 제작 지원을 받게 되었고 정말 기뻤다.

공동 제작을 처음 경험하다보니 매우 큰 도전이었다. 그렇지만 필리핀에서는 재정 지원을 받기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이 아이디어와 스토리로 만들 수 있게 돼 기쁘다


 


모더레이터. 영화의 주제가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청년에 대한 문제, 본인의 연애와 성 정체성에 대한 자각, 가족과의 갈등 해결이라 외국 작품이지만 우리나라 청년들도 공감할 보편적 얘기다. ​얼마 동안 촬영 했고 이런 방향의 영화를 처음부터 찍으려고 기획했는지 궁금하다.


감독. 2013년도에 다큐멘터리 워크샵에 피칭하면 어떻겠냐는 요청을 받았다. 처음에는 주저했다. 당시에는 픽션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일단 참여는 헀다.

처음 영화를 만들 때, 필리핀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필리핀 정부의 말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었다. 그러다 워크샵에 참여하며 좀 더 개인적인 얘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블리스 라는 곳에서 살고 있는 개인적인 삶에 대해 성찰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개인적인 삶을 통해 경제 발전을 얘기하고 싶었다.

​저는 원래 애니메이터로 활동을 했었다. 워크샵을 통해서 다큐멘터리라는 미디어에 대해서 알게 됐고, 멘토가 다큐와 애니메이션을 합쳐보면 어떻겠냐고 조언해주었다. 또다른 워크샵도 참여헀는데, 여기서 어느 감독님이 카메라를 추천해줬다. 이것은 2013년이고 '셀카'가 인기를 끈 것은 2014년이다. 저는 셀카가 인기를 끌기 전인 2013년부터 셀카 다큐멘터리를 촬영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영화를 만들기까지는 5년정도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 수 있었다.






 

모더레이터.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엄마와 본인의 고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인데, 평소에는 엄마랑 이런 대화를 나누지 않을 것 같다. 카메라 앞이고 다큐멘터리로 찍히고 있어서 두사람이 더 진지한 얘기를 나눴던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어머니와의 관계는 어떤지?



감독. 제가 한국에 와 있고 제 영화가 상영 되고 있다는 것을 저희 어머니도 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가족 이야기가 어느 정도까지 다뤄지는지는 모르신다.

저희는 지금도 필요한 게 있을 때 마다 서로 대화는 하나 저의 성 정체성과 섹슈얼리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는다. 영화에서 얘기한 뒤로는 더 이상 개인적 삶에 대해서는 어머니와 얘기 하지 않는다.





 

모더레이터. 영화의 주제 자체도 흥미롭지만 그림이 들어가서 몰입감을 주고 생각할 기회를 더 주는 것 같다. 영화 내의 그림은 감독님 본인이 그렸다고 알고 있다. 그림들이 귀엽지만 기괴한 느낌도 나는데, 그림의 컨셉에 대해 여쭤보고 싶다.


감독. 저는 애니메이터이기도 하니, 애니메이션을 사용하고 싶었다. 젊은 밀레니얼 감독이 갖고 있는 ‘꿈’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한 아이디어는 게임 앱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뱀이 다른 뱀을 집어삼키려는 게임인데,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마닐라에서 어떻게든 살아가고 싶었고, 아파트를 임대해서 살아가고 싶고, 이걸 위해선 돈이 필요하고. 이런 인간적인 욕망들을 잘 표현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이 약간 무섭기도 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약간 섬뜩하고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점이 있는 것 같다. 저는 이 일러스트레이션이 단순히 귀여운 모습으로 보이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저의 미래를 표현하기도 하는데, 우리의 미래, 현실이 가볍지만은 않기에 조금은 무섭고 섬뜩하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렸다.


 


모더레이터. 이 영화는 셀카 다큐멘터리다. 많은 장면이 셀카봉을 들고 촬영하는 모습인데 어떤 부분은 제3자가 한 부분도 보인다. 어느 정도의 비율로 계획하고 완성했는가?


감독. 모든 부분을 일일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대부분은 직접 촬영했다. 스토리의 연결상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는 촬영 감독님을 통해서 촬영했다.






모더레이터. 이 작품에는 본인의 친구들도 많이 등장한다. 친구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감독. 제 친구들은 영화를 즐겁게 봤다. 제 영화의 유머코드 같은 것도 잘 이해했다. 

저는 ​아무리 우울하고 슬픈 상황이 있더라도 최대한 재밌고 가볍게 넘기려고 한다. 이런 저를 잘 알기에 친구들도 재밌게 본 것 같다.


 


모더레이터.  한국의 청년들, 다큐멘터리 지망생 등이 이 작품을 봤다. 이 작품에서 특별히 봐줬으면 좋곘다 하는 부분이 있는지?


감독. 영화를 만들 때 통념에 제약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재 갖고 있는 것을 가지고 최대한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이것을 활용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살다보면 삶이 힘들 때가 있다. 그런 외롭고 힘든 상황을 오히려 힘으로, 강점으로 바꿀 수 있었기 때문에 제가 영화를 만들고 한국에 와서 영화를 상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힘든 시기를 오히려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Q&A


Q. 영화 만드신 것 축하드린다.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주는 영화였다. 필리핀의 현실에 대해 많이 일깨워 주는 영화인 것 같다. 영화에 등장하는 남자의 촬영 허가는 어떤 식으로 받았는지 궁금하다.


감독. 많은 남자들을 온라인을 통해 만나 왔다. 그 때마다 촬영을 해도 되겠냐고 의향을 묻는다. 대부분은 거절하지만 동의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영화에 나온 사람의 경우 흥미로운 캐릭터였고, 촬영해도 되겠냐, 독립영화에 사용할 것이라고 물어봤을 떄 괜찮다고 허락해주었다.

후반 작업 당시 편집본에서 남자가 나오는 부분만을 페이스북으로 연락해서 보여주며 괜찮냐고 물었고 정말로 괜찮은지 확인하기 위해 싸인도 받고 각서도 받았다. 촬영할 때 조심해야 된다는 점 잘 알고 있고 영화 촬영에 있어 필요한 윤리도 잘 알고있다.




마치며​



모더레이터. 마지막 말씀 듣겠다. 준비하고있는 프로젝트 있나? 다음에도 한국에서 새로운 작품을 만났으면 한다.


감독. 최근 대학에 채용이 돼서 필름 워크샵 코디네이터로 일하기 시작했다.

미래 계획은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석사과정이고 두 번째는 영화 연출과 제작이다. 픽션이나 다큐멘터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혹시라도 갖고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끝까지 고수하다 보면 이루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내가 배운 교훈이다.








GV가 끝나고, 감독님께 싸인을 받거나 얘기를 나누는 등 관객들은 감독님께 애정과 호기심 등을 드러냈습니다. 감독님은 흔쾌히 응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구요! 감독님께서는 GV 내내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대답하고 드러내셨으며 역경을 힘으로 바꿀 것과 긍정적인 태도를 특히 강조하셨습니다. 이런 태도가 영화에 고스란히 묻어 있는 '오 나의 블리스'에서 솔직하게 꼬집는 문제들과 갈등을 통해 자신만의 해답들을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글/자원활동가 기록팀 박희영

사진/자원활동가 기록팀 송다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