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BOX/디뷰어의 시네마천국

그곳엔 아무도 살지 않는다 <A Place Without People>

 

그곳엔 아무도 살지 않는다

A Place Without People

안드레아스 아포스톨리디스 Andreas Apostolidis

전체관람가 전체관람가 54분 그리스 2009

 

리뷰어 : 노효섭

 

아프리카 동부의 한 나라 탄자니아에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유명한 국립공원인 세렝게티 국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탄자니아는 이를 비롯한 몇 국립공원 및 리조트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통해 많은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그리고 아프리카 부족이라 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마사이족들도 세렝게티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고 있다. 탄자니아는 관광자원을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제한구역을 두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세렝게티에 살았었고, 살아있고, 살 수 없는 마사이족들과 세렝게티의 동물들, 그리고 이들을 보기 위해서 관광객으로서 찾아가는 많은 외부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탄자니아 초원의 원주민들은 특정 시기마다 초원에 불을 지른다. 묵은 풀들을 태워 정작 가장 마른 시기에 원치 않는 화재가 나지 않도록 하고 해충을 죽이면서 불 탄 자리에 새로운 잔디가 자라서 동물들이 싱싱한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탄자니아 초원의 원주민들은 특정 시기마다 초원에 불을 지른다. 그래서 마사이족은 세렝게티 한복판에서 쫓겨났다. 정부는 동물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그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켰다. 정부의 이주계획에 서명한 마사이족은 한 명도 없이 그들은 터전에서 쫓겨났다. 그리고 지금은 그들의 터전인 응고롱고롱 분화구로 들어가지도 못 한 채 주변만 맴돌면서 소를 먹일 수 밖에 없다.

탄자니아 초원의 원주민들이 동물들이 사는 곳에 없기 때문에 마사이족들은 그 초원에 더 이상 불을 지르지 못한다.

 

탄자니아 초원의 원주민들이 동물들이 사는 곳에 없기 때문에 초원의 동물개체수가 줄어들었다. 생태계를 해치는 인간이 사라지면 생태계가 더욱 잘 돌아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도 생태계의 일부였다.

 

대신 원주민이 떠난 자리에는 리조트가 생기고 사냥과 사진관광 등의 값비싼 관광 상품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사냥이 동물들을 죽이고 관광객의 차량은 동물들을 쫓아냈다. 원주민과 육식동물들은 사냥감을 잃었고, 리조트는 초원의 강물을 가져가 풀들이 메말랐기 때문에 초식동물들도 먹이를 잃었다. 초원에서 쫓겨난 원주민들의 원주민들은 그들의 원주민문화를 원주민문화를 연기하는 문화로 바꾸어서 교외의 문화체험마을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관광객들은 원주민문화를 연기하는 문화를 보고, 치타가 사냥하려 하지만 많은 사람들로 인해서 사냥에 지장받는 모습을 보러 온다. 하지만 그들은 원주민문화를 보고 치타가 사냥하기 위해 기다리는 늠름한 모습을 보고 떠난다.

 

정부에서는 특정 시기마다 초원에 불을 지른다. 묵은 풀들을 태워 정작 가장 마른 시기에 원치 않는 화재가 나지 않도록 하고 해충을 죽이면서 불 탄 자리에 새로운 잔디가 자라서 동물들이 싱싱한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물에 설탕을 계속 타다보면 어느 정도까지는 물에 설탕이 녹아든다. 하지만 설탕이 너무 많이 생기면 설탕이 녹지 않고 물 잔의 바닥에 그대로 남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물을 타면 다시 설탕이 녹는다. 또는 물이 끓도록 두면 물이 줄어들고 점점 많은 양의 설탕만 남는다. 그러나 가만히 두었을 때는 적당량의 설탕만 안 녹은 상태로 평형상태를 이룬다. 그리고 과학에서는 이 상태를 동적 평형 상태를 이룬다고 한다. 풀어 말하면 이 컵의 안에서 설탕이 녹고 설탕이 생기고하는 운동이 연속된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가만히 있는 상태 같지만 안에서는 물과 설탕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생태계 또한 이러한 현상과 비슷하게 볼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생태계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인간 이외의 동물들에 대해서만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생태계를 지켜보는 관리자의 입장에서 서고자 한다. 하지만 인간 또한 지구상에 함께 살아가는 생물로 생태계의 한 일부일 뿐이다. 그리고 커다란 변화 없이 유지되는 생태계들이 그저 그들의 방식대로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 없이 유지될 때의 인간들의 위치와 태도일 때 비로소 그러한 상태로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손으로 구멍을 하나 만들고 손 너머에 물체를 보이도록 둔 채로 어떤 쪽 눈을 감으면 손 너머에 있는 물체가 양 쪽 눈 모두 뜬 상태에 있던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눈만으로 보면 구멍을 거쳐서 보이는 물체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어떤 현상을 지켜볼 때 손으로 구멍을 만들고 손 너머의 모습이 그저 내가 보고싶은 모습이도록 보이게 한 쪽 눈만 뜨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쇠고기를 먹을 때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의 눈물을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