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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3/EIDF 2013과 사람들

[EIDF인터뷰]벤 루이스 인터뷰

벤 루이스 Ben Lewis 

 10월 22일, KU시네마테크에서 게스트와의 대화를 앞두고 있는 벤 루이스를 만났습니다. 약간은 까칠한 인상의 그는 작품만큼이나 독특한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이번 인터뷰에서는 가감없고 솔직한 답변들을 들을 수 있었지만, 독특한 인터뷰 경험을 제공하였습니다.



EIDF : 우선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벤 루이스(이하 벤) : 평소에 정보의 공유와 저작권 문제, 프라이버시와 인터넷의 관계 등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분야의 다큐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조사를 하던 도중 구글의 거대한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되었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론은, 개인적인 관심사가 가장 큰 계기였다고 할 수 있다. 평소에 민감하게 생각하는 주제이다.


EIDF : 이번 작업에서 힘들었던 경험, 혹은 즐거웠던 경험이 있다면?

벤 : 구글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가장 힘들었다. 넣고 싶은 내용들 중 인터뷰를 얻지 못해 쳐내야 했던 사례도 있다. 방대한 자료들을 다루고 제한된 시간 안에 촬영을 하는 등 다큐를 만드는 것 자체가 힘든 작업이다.  즐거웠던 경험은 딱히 없다.


EIDF : 온라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시각화하여 보여 주려고 노력 한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벤 : 결국은 물질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세계 각국의 도서관들을 찾고 촬영하는 일은 멋진 경험이었다. ‘지식의 창고’와 ‘공유처’로의 기능을 하는 건물이 주는 상징성에 대해 담고 싶었다. 그 밖에도 MTV에서의 경험 탓인지 어느 정도는 시각적으로 싸이키델릭한 면도 있는 것 같다.



EIDF : 다양한 직업 경험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 경험들과 비교해서 다큐를 만드는 일은 어떤지, 그러한 경험들이 다큐를 만들 때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었는지도 궁금합니다.

벤 : 글을 써서 먹고 살고 싶은데 잘 안 되어서 다큐를 만들게 되었다. MTV에서 일 하면서 참 말도 안 되는 기사들을 쓰기도 했고, 캠브리지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기도 했다. 다양한 경험은 확실히 시야를 넓혀 준다.


EIDF : Future of Knowledge, 지식의 미래라는 표현을 썼는데 앞으로 ‘지식의 미래’란 어떻다고 전망하는지.

벤 : 요즘 사람들은 정보의 공유가 원활해지고 자유로워졌다고 해서 저작권이 이미 죽어버린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고 정보의 공유는 계속해서 수월해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아무것도 보상 받지 못 한다면 공급체계 자체가 끊겨 버리게 될 것이다. 또한 최근의 스노든 사태(2013년 6월 10일, 전직 CIA요원인 애드워드 스노든이 가디언과 워싱턴 포스트를 통해 미국이 국가안보국을 필두로 정보기관들을 통해 전 세계의 일반인들의 통화 기록과 인터넷 사용 정보 등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 사찰해 온 사실을 폭로한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프라이버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자동으로 이메일 내용을 스캔하는 이메일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는다든가 하는 식으로 보호를 해야 한다. 현대 기술에 관해 사람들이 열광하고 사랑하지만 지식의 미래란 유토피아적이지 않다고 본다.



EIDF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벤 : 기술은 종교가 아니다. 맹신하지 말라.


인터뷰 : 자원활동가 김자연, 박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