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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OX/디뷰어의 시네마천국

페이스부키스탄Facebookistan - 페이스북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디뷰어 : 논픽션라이프    


페이스북은 애초부터 익숙한 느낌의 SNS는 아니었다.

어느정도는 폐쇄적인 형태의 SNS가 익숙했던 우리들에게

이메일과 연락처와 내 온라인상의 활동 기록을 샅샅이 뒤져서 “굳이 연락하고 싶지 않던”사람까지 끝끝내 찾아내

친구하라고 끊임없이 추천해대는 페이스북의 당돌함에 당황했던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새 페이스북은 세계 표준 SNS가 되어갔고, 주위의 너무나 많은 이들이 사용하고 혹은 활용하여 홍보효과를 올리기도 하고, 내 취향에 맞는 컨텐츠들을 선별해서 타임라인에 제시하는 편리함에

뭔가 불편하지만 안할 수는 없겠다싶어 페북을 시작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제는 전세계 1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규모로만 따지면 세계 최대 국가일 수 있는 페이스북의 그림자를 다룬 다큐멘터리, “페이스부키스탄”이 EIDF를 통해 소개되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에게 정보를 끊임없이 공개하도록 유도한다.

한 번 정도의 거절에는 지치지도 않고 다양한 경로로, “올려! 올리라구! 너의 일거수 일투족과 신상정보를 모두 다 공개해!”라고 설득한다.

실제 페이스북 마케팅이 목적인 이는 정보의 공개를 활용해 성과를 거두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에 쌓인 레퍼런스는 그 사람을 만나기도 전에 판단할 수 있게하는 근거가 되기도 하고, 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쌓인 레퍼런스가 최소한의 신뢰를 제공하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

자국의 SNS없는 나라에선 페이스북이 통용되는 통신수단으로도 쓰인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 들이 여행중에 만나서 연락처를 교환하는 방법으로 “페이스북 친구할래?”가 익숙해진 지 오래다.

페이스북의 순기능은 분명 크다. 그 순기능이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용자에게 정보의 공개를 그토록 요구하고, 그 정보들에 근거해 125억달러의 매출중 115억달러의 광고 수입을 올리는 페이스북 스스로의 투명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가 많다.



일단 페이스북에 한번 올린 개인의 정보는 삭제해도 삭제되지 않는다.

한번 친구로 등록한 이는 삭제할 지라도 삭제되는게 아니라 ‘삭제한 친구목록’으로 이동되어 보이지 않을 뿐이다.

페이스북에 체크인을 하거나 위치정보를 올리지 않아도 그 위치정보는 저장되게 된다.

사용자가 페이스북에 제공한 정보에 대한 페이스북의 권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페이스북은 본인이 공유하지 않은 정보도 기존의 정보를 토대로 도출해내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있는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고싶지 않은 권리에 대해서는 가능한 외면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본사는 세율이 2%인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지만 간판조차 없다. 그냥 지나간다면 이곳이 그 페이스북 본사인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이다.

엄청난 정보의 소유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라 스스로의 정보는 가능한 숨기려는 것 일수도 있다.

덴마크의 한 공익 광고에서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쉽게 공유하는 류의 정보를 천연덕 스럽게 요구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고객님 당신의 최근 문자 5개를 공개해주시겠어요? 고객님의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 입니다."

페이스북에는 쉽게 공유할 수 있지만 그것을 다른 주체가 요구했을땐 당황스러운 것이다.



이렇게 페이스북에 공개된 수많은 정보들이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쓰였을 때 어떤 불쾌한 상황이 일어나는지의 실험도 재밌다.

‘페이스 투 페이스북’이란 웹사이트에선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정보들로 데이팅 사이트를 구성했는데, 짧은 기간 웹사이트가 운영되는 동안 사람들이 겪는 당황스러움과 불쾌함은 그간 페이스북에 큰 생각없이 공유해왔던 정보들이 어떤 위력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또한 어떤 한 사람에 대해 1200페이지의 자료가 있으면 어떻게든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다는 사실은 오랜기간동안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본인의 정보가 10년쯤 지나서 누군가가 본인을 문제 삼기 위한 자료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어야한다.



게다가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자료들은 모두 검열을 거친다.

4000장의 사진을 검열할떄 4달러정도의 페이를 받는 검열관들의 이야기는 다소 충격적으로다가온다. 

페이스북으로서는 법적인 책임을 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항변할 수도 있지만, 페이스북의 검열은 단지 필수불가결한 범위에 머무르지 만은 않는 듯 하다. 

페이스북에 불리한 부분은 모두 검열되어 예고없이 삭제되기 때문이다.

그 외에 페이스북의 강력한 실명제에 대한 고집은 정치성향, 성정체성, 종교적 성향등 공개하지 않을 권리가 있는 부분에서까지 공개를 강요하여 어떤 이들에겐 신변의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정보 공개의 알고리즘은 아직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다.

이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는 이도 있지만, 별 생각없이 공개한 정보에 발목잡힌 이도 만만치 않게 많다.

SNS에 대한 퍼거슨의 명언처럼 무조건 멀리하는 게 능사인지, 성공을 위한 새로운 테크놀로지 툴로 활용해야할지는 정답은 없겠지만,

적어도 정보란 자산에 대해 페이스북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중요성에 대해 사용자보다는 훨씬 중히 여기고 있는 그 태도에 대해선 인지할 필요가 있으며.

불필요하게 공개한 정보는 내가 생각치 못한 시점에 스스로에게 채워지는 ‘기록의 덫’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는 있어야겠다.

더불어 중요한 개인 정보에 대한 독점까진 아니더라도 과점의 위치에 까지 다가가는 페이스북에게

단지 사기업이기 때문에 그 모든 정책에 간섭할 수 없는 것인지,

중요한 사람들의 자산을 공유함으로 이익을 얻는 기업이기에 최소한의 책임에 대한 요구를 할 것인지

앞으로 논란이 될 이슈에 대한 ‘선견’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금 먼저 이슈화된 유럽의 사례에서 변화의 방향을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




‘페이스부키스탄’은 다큐멘터리 영상 플랫폼 ‘디박스’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