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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2/EIDF 2012 현장 스케치

EIDF 마스터 클래스 : 로스 맥켈위와 함께하는 1인칭 시네마 베리테


The 9th EBS International Documentary Festival

  

 

마스터 클래스 현장스케치 : 로스 맥켈위의 1인칭 시네마 베리테 

                                 

  

 

2012년 8월 21일 EBS SPACE에서 진행된 EIDF2012의 첫번째 마스터 클래스를 찾았습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홈메이드

 1인칭 다큐멘터리의 진수를 맛보기 위해 많은 분들이 강연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강연의 타이틀을 통해서 로스 맥켈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었는데요. 한 가지 생소한 영화 용어가 눈에 띄네요.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Cinema Verite 란?

프랑스어로 ‘진실 영화’를 뜻합니다. 미리 예상된 서사 라인이나 소재 개념을 거부하는 기록 영화를 의미합니다.

영화의 사실성을 강조하기 위해 작위적인 연출이나 편집을 가능한 배제하는 기법입니다.  

 

 


"요"

중저음의 맥켈위 감독의 목소리와 함께 마스터 클래스의 문이 열렸습니다.

맥켈위 감독의 좌측의 EIDF설경숙 프로그래머와 우측에 자리한 통역사가 그의 작품 세계를 깊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었답니다.  마스터 클래스는 맥켈위 감독이 준비한 짧은 영상 클립이 상영된 후 해설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영감을 준 두 사람

강연의 초반부는 로스 맥켈위가 다큐감독이 되기로 결심한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다이렉트 시네마의 선구자 리차드 리콕(Richard Leacock)과 다큐멘터리의 거장 프레드릭 와이즈먼(Frederick Wiseman)은 그

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두 감독은 촬영 스타일의 차이가 있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인터뷰 하는 감독의 모습

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Portable Camera가 보급되면서 60년대 미국 영화계에는 촬영의 유동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두 감독의 영화에는 작은 것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도 사회 현상을 절묘하게 반영했다는 점 역시 공통된 부분입니다. 그들의

영화는  로스 맥켈위의 인생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 미디어의 방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 SESSION1. 로스 맥켈위의 초기작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그의 2편의 초기작이 소개되었습니다. 바로 <Space Coast>와 <Something to Do with the Wall>인

데요. 이 두 작품을 통해 다큐멘터리에 입문했을 당시의 맥켈위표 시네마 베리테 방식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는 "당시의 작업활동은 신세계의 모험 같았다" 라고 했는데요. 촬영하면서 얻었던 대상 자체에 대한 흥미와 새로운

스타일의 촬영 기법에 대한 그의 전율과 설렘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한마디였습니다. 그의 초기작품의 방식은 '개입하

지 않는 시네마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작품속에서 최소한의 나레이션을 활용해 관객이 조금 더 객관적으

로 대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말 그대로 현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의 기능에 충실했던 것이죠.

 

 

다양한 작품에 대한 맥켈위의 꼼꼼한 해설때문인지 많은 질문이 이어졌는데요.

그 중 인상적이었던 질문과 답변 한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Q. 유럽에서 사용되는 용어가 시네마 베리테이고, 같은 의미를 가진 다이렉트 시네마라는 단어를 주로 미국에서 사용합니다. 그런데 미국 출신인 감독님께서는 후자가 아닌 시네마 베리테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계신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A. 두 개가 거의 같은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이렉트 시네마는 한편으로는 덜 가식적인 면이 있습니다. 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에도 대중들은 시네마 베리테라는 용어를 주로 잘 알고 사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전자를 애용합니다.

 

 

■ SESSION 2.로스 맥켈위의 최근작

잠깐의 휴식시간을 갖은 후 두번째 세션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스터 클래스를 촬영하고 있는 카메라에도 다시 불이 들어왔군요.

맥켈위의 후기 작품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초기 작품에 비해서 주관적 방식이 가미되고, 감독의 생활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인데요. <Sherman's March>, <Six O'Clock News>, <Bright Leaves>, <Photographic Memory> 이상 총 네 작품을 통해서 그 변화된 경향성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작의 영화별 간략한 특징과 전략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Sherman's March (1986)

셔먼 장군의 남부 전선 침투가 남긴 영향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기획하였지만, 영화에 자신의 삶 안에 오고 간 여인들이 등장하면서 사적인 영화가 되고 맙니다. 원 주제에서 이탈한 듯 보이지만 성별간의 주도권 싸움을 통해 전쟁과 핵무기 이야기를 자연스레 결부시켰습니다. 맥켈위는 이를 외부세계와 내부세계의 균형으로 설명하였습니다. 균형과 조화덕분에 이 영화는 선댄스 영화제 대상의 영광을 안기도 합니다.

 

2. Six O'Clock News (1996)

이 영화에서도 맥켈위는 직접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으로 상황에 대한 해설을 합니다. 그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그가 맞닥뜨린 비극이란 감정은 영화의 세계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맥켈위는 6시 뉴스 속 강도로 인해 아내를 잃은 주인공을 찾아가 비극을 어떻게 감당하는지 관찰합니다.

 

3. Bright Leaves (2003)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담배 산업에 종사했던 맥켈위 가문에 대한 이 영화는 사적인 영역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담배를 비판하기 보다는 노스캐롤라이나의 담배 문화와 그 사회적 의미를 함께 그리고 있습니다. 맥켈위는 영화와 담배를 통해 시간을 멈춘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4. Photographic Memory (2011)

이 영화는 기존에 많이 사용했던 내레이션 뿐만 아니라 아카이브 자료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전작들과 차이가 있습니다. 스틸 이미지를 사용해 과거를 돌이키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는 이 영화를 추억에 대한 명상 (meditation of memory)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지나가는 것을 붙잡아야 한다는 욕망이 있다"고 고백한 맥켈위 감독을 통해 

다큐멘터리에 대한 사명감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삶의 날 것을 꾸밈 없이 보여주는 그의 기록 작업에 응원을 보내며 스케치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