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퍼런스 제1세션 - 다큐멘터리 <불리>를 통해 본 학교 폭력 문제와 미디어의 역할
안녕하세요. EIDF 에디터입니다.
마지막 남은 더위를 데려갈 여름비가 내린 월요일 오후.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평소 조용했던 서울역사박물관은 EIDF 2012 콘퍼런스를 찾는 사람들로 붐볐는데요. ‘
오늘은 '다큐멘터리 <불리>를 통해 본 학교 폭력 문제와 미디어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된 EIDF 2012의 첫 번째 콘퍼런스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콘퍼런스는 작년 신설된 'EIDF 다큐멘터리 아카데미'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는데요.
관객들이 다큐에 대해 더욱 폭넓은 이해와 감상을 할 수 있도록 학문적인 접근을 도모하기 위한 학술행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EIDF 2012 콘퍼런스는 작년보다 더욱 심층적이고 첨예한 주제를 가지고 관객들을 찾았는데요.
EIDF가 마련한 세 가지 테마의 콘퍼런스 중 첫 번째 포문을 연 제1세션 ‘다큐멘터리 <불리>를 통해 본 학교 폭력 문제와 미디어의 역할’의 현장 속으로 함께 가보시죠!
■ 콘퍼런스 시작 전, <불리> 상영.
학교 폭력에 대한 문제를 다룬 콘퍼런스인 만큼 이주호 교육부장관을 비롯해 수많은 교육 관련 인사들이 함께 했는데요.
<불리>가 상영되기 전 곽덕훈 EBS 사장과 리 허쉬 감독, 이주호 장관이 기자들과 함께 <불리>가 한국의 교육상황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콘퍼런스에 앞서 학교 폭력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불리>가 상영되었는데요,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객 분들이 찾아주셔서 행사장 밖에 설치된 작은 모니터를 통해 영화를 관람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리 허쉬 감독의 <불리>에 대한 작품 정보는 이전 포스팅을 통해 얻으실 수 있습니다. 불리 작품정보보기
■ 콘퍼런스 현장
상영 이후 본격적으로 ‘다큐멘터리 <불리>를 통해 본 학교 폭력 문제와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콘퍼런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워낙 중요하고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자리인 만큼 학교 폭력과 미디어의 역할에 관한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논의되었는데요. 저는 에디터의 입장에서 이 논의들을 크게 이상, 현실, 소통 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상을 논하다
콘퍼런스의 두 발표자인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유홍식 교수와 한국교육개발원 학교폭력예방 연구지원센터 박효정 소장이 ‘미디어의 역할과 학교 폭력’ 에 관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먼저 유홍식 교수는 미디어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치는 폭력적인 영향력을 지적하고,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과 사회적지지가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구요. 뒤이어 진행된 발표에서 박효정 소장은 <불리>라는 영상미디어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체계적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학교 폭력을 막기 위한 미디어의 역할과 그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현실을 고하다
두 분의 발표가 끝난 후 <불리>의 리 허쉬 감독, 서울대 윤리교육과 박성춘 교수, <학교란 무엇인가>시리즈의 정성욱 EBS PD가 함께 무대에 올라 토론에 참여하였는데요.
토론자로 초대된 박성춘 교수와 정성욱 PD는 각자 자신의 경험을 살려 생생한 교육현장의 모습을 전하고, 학교 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방안들을 제시했습니다.
박성춘 교수
“영화 <불리>가 강조하는 것처럼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공감’이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를 위해 공감을 유도할 수 있는 교사의 역할이 필요하고, 또 이를 지지할 환경이 필요합니다. 교사가 아이들과의 공감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제도적인 측면에서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죠.”
정성욱 PD
“다큐는 세상을 움직이는 하나의 매개체인데 <불리>는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해내었고, 학교 폭력에 있어 매우 효과적인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취재를 하면서 학교폭력을 통해 상처받은 아이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때마다 아이들이 저한테 하는 말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맙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의 말을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며 이것은 가정, 학교에서부터 해결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소통과 공감을 구하다
콘퍼런스에는 특히 교사와 피해자 학부모들이 많이 자리 해주셨는데요. 토론 주제와 관련된 분들이 참석한 만큼 무대에서 뿐 아니라 객석에서도 많은 질문과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플로어와 무대 사이에 오간 많은 이야기들 중 학교폭력 피해자 학부모와 리 허쉬 감독이 나누었던 대화가 <불리>에서 말한 공감과 소통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 학부모
“아이의 문제로 5년 간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학교의 냉정한 태도에 상처받고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했어요. 그러던 와중 영화를 굉장히 감명 깊게 보았어요. 한 사람이 시작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가 마음에 와 닿았어요. 그런 면에서 나도 무엇인가 할 수 있는데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끄럽기도 했구요."
리 허쉬
“작은 힘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자신이 그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는 말이 저에게 매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의 관객에게 가장 원하는 모습이고, 제가 바라는 불리 프로젝트가 바로 당신이 느낀 그것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에요.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바로 그 한 사람, 작은 움직임이 되어 큰 변화를 만들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콘퍼런스를 마치며
학교 폭력과 미디어의 역할을 다룬 콘퍼런스 제1세션은 그 주제의 시의성으로 인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어냈습니다.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모두 <불리>를 보며 분노하고, 관계자들과의 논의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불리>가 개봉이후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며 학교 폭력에 대한 미국인들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데 크게 공헌한 것과 같이 한국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이런점에서 콘퍼런스가 단순히 일회적인 이벤트가 아닌 변화의 계기가 되는 작은 움직임이 되었기를 바래봅니다 ~
한 사람의 작은 움직임을 통해 큰 변화를 꿈꾸는 리 허쉬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아래의 사진을 클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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