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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5/EIDF2015 상영작

[EIDF2015 스케치] <춘희막이> Talk with Guest



감독 박혁지

2015 전주국제영화제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

 


[사회자] 최근 들어 한국 다큐멘터리가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특히 가족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큰 호응을 얻었고 가족 안에서 부부의 관계를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 많았는데 이 작품은 다른 가족 다큐멘터리와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떤 계기로 작품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요?

 

[감독] 영화는 처음이구요. 방송사 다큐멘터리로 2009년에 두 할머니를 처음 뵙습니다. 방송이 제작 일정이 여유롭지 못하고 방송이기 때문에 빨리 만들어야 해서제작 일정이 여유롭지 않고 2주 정도 제작기간이라 빨리 만들어야 했습니다. 두 할머니가 캐릭터가 인상적이어서 2주안에 다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작은 할머니가 무엇인가 망설이는 느낌을 받아서 뭔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다가 선배들의 조언으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방송장면은 쓴 것이 없습니다.

 

[사회자] 가족안의 내밀한 얘기라 할머니들과 관계 맺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떤 식으로 할머니들과 친해질 수 있었는지요?

 

[감독] 휴먼다큐멘터리는 주인공들과 공감이 중요합니다. 2008년 처음 뵐 때부터 좋았습니다. 저를 무시하셔서 카메라에 대한 의식이 없으셨습니다. 더 작업하고 싶어 몇 번 찾아가고 설날에 인사도 드리면서 인연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다시 찍는 것을 싫어 하셨는데 제가 장터에 가실 때 차편을 제공하고 독거노인들이 사시는 마을이라 제가 가면 이벤트 같고, 촬영 결정권은 춘희막이 할머니에게 있습니다. 막이할머니는 조선여인의 이미지이셔서 따라 다니면 동네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시니까 남세스럽다고 하셨고 춘희할머니는 촬영을 좋아 하셨습니다. 유쾌한 성격이시라 감독과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사회자] 지역이 드러나지 않고 사투리도 지역을 잘 알 수 없는 곳이었는데 영덕이라는 지명이 나오고부터 촬영한 곳을 알게 되었는데 집중적으로 찍은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감독] 201111월에 시작해서 201312월에 촬영을 마쳤으니 2년 촬영을 했습니다. 영덕은 고속도로나 기차역도 없고 차로 4시간 30분 정도, 안동을 통해 갈 수 있습니다.

 

[사회자] 이벤트를 알고 간 것인지 우연히 가서 촬영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감독] 상당수는 가서 그냥 찍은 것이고 큰일이나 다음 달 딸 방문계획이 있다면 맞춰서 촬영했습니다. 할머니들이 장에 가는 것도 큰일이시라 양산까지 가는 것도 먼 거리이고 해서 큰 사건에 맞춰 미리 촬영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사회자] 늦은 시간 할머니들과 같이 주무신 적도 있나요?

 

[감독] 할머니들에게 감사한 것이 다 열어 주셔서 밤늦은 시간에 샤워하는 모습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옆에 있는 것이 불편하신 텐데도 눈치 주지 않으셨습니다. 촬영을 하면서 일주일, 열흘 한 달 보름이상 머물 때도 있었습니다.

근처에 일 년 넘게 머물 수 있는 방이 있어서 촬영하는데 편했습니다.

 

[관객] 할머니 주변분들 과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춘희 할머니 아들들이 막이 할머니한테만 이야기 하는 장면, 춘희 할머니와 아들과의 관계는 어떤가요?

 

[감독] 젖만 물렸다 뿐이지 내가 다 키웠다고 하는 장면이 있었듯이 막이 할머니는 존재감이 없습니다. 대화상대에서 배제하는 경향이 있고 제사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고.

 

[관객] 춘희 할머니 본인의 내밀한 모습을 드러냈다면 어떤 것이었는지요?

 

[감독] 춘희 할머니의 자아는 3가지지만 100% 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8~9세 어린아이 같은 모습, 71세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하실 때도 있고, 헛것을 보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막이 할머니가 없으면 걱정하시고 언제 오냐고 물어 보고 막이 할머니 보호자 역할 하시고 45년 함께 사시면서 엄마 같은 느낌, 막이 할머니는 순수하게 아이 같은 바보 같은 복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관객] 밭을 일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막이 할머니 고추 따시는 모습 등. 남성 중심사회가 빚은 얄궂은 인연인데 남성 우월적인 것을 극복하고 그런 의도로 장면을 넣은 것인지,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의도하셨는지요?

 

[감독]가부장적 제도로 인해 두 분이 만났지만 만남의 시작점의 설명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평가할 수 없지만 두 여인의 지금의 삶이 궁금했고, 현재의 모습을 찍고 싶지,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크게 부각되게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관객] 춘희 막이 할머니 나이 차이가 얼마 인가요?

 

[감독] 19살입니다. (외국인의 질문에 관객들 폭소)

 

[관객] 그냥 궁금했습니다.

 

[관객] 스토리보드나 작업기준은 어떤 것이었는지 덜어내는 작업이었는지 아니면 좋은 장면을 담은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감독] 찍는 장면에 대한 처음과 끝의 강박관념은 한 장면도 버리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찍었습니다. 스토리가 강하지 않는 일상이라 배치할 때 얘기가 좋은 것 보다는 직관으로 작업했습니다. 붙이고 덜어낸 것도 있고 편집에서 버린 것도 많습니다.

[사회자] 절묘한 편집과 사운드가 결합하여 절제된 느낌으로 영상미에 신경 쓰신 게 있나요?

 

[감독] 다큐멘터리가 일반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거칠면서도 흔들리는 것보다는 시네마틱하게 앵글이나 화면의 미장센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적막한 시골이라 좋았습니다.

 

[사회자] 미장센이 좋았던 장면이 많아 영화가 개봉하게 되면 몇 번 더 보아도 좋습니다.

 

[관객] 춘희 막이 할머니들의 근황은 어떠신가요?

 

[감독] 춘희 막이 할머니가 근처 전주영화제에 따님의 차를 타고 왔었습니다. 막이 할머니는 아침마다 머리를 참빗으로 빗기가 힘들어 머리카락을 자르셨습니다. 안타까운 것이 단지 이유가 기운이 빠지셔서 자르신 겁니다. 소식을 하고 먹는 것을 즐겨하지 않고 담배도 끊으셨습니다. 하루가 힘에 부치십니다. 연세가 아흔이시라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춘희 할머니는 밭일 보다는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십니다. 답답하시다고 놀러오라고 하시면서 좋아하는 라면을 사가지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관객] 춘희 할머니 내러티브가 나오는데 그녀의 주체성이 드러나도록 감독이 만든 것인지 그녀의 주체성을 보여주게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감독] 춘희 할머니가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8~9살 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숫자도 어느 정도 알고 계신 듯하고, 춘희 할머니의 감내하시고 같이 살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편집에 의도한 점도 있습니다.

 

[관객] 치매검사 장면이 나오는데 치매 진단을 받으신 것인지요?

 

[감독] 어르신 치매 검진 무료 행사기간이라서 검사를 하셨습니다.

문진표만으로 치매 판정은 오류가 있다고 보지만 치매로 미심쩍은 부분이 치매는 모르겠지만 귀가 너무 어두우셔서 대화하기가 힘들고 낯선 사람과 대화를 못하십니다.

 

[사회자] 영화를 보면 나이가 드셨지만 본처, 후처 관계라 처음에는 무서웠습니다. 관계속에서 불편한 측면도 있었기도 했습니다.

 

[감독] 2009년 처음에는 고발프로그램에 나올 만한 것이 아닌가 했었습니다. 막이 할머니의 진심은 따뜻한 분이십니다.

 

[관객] 영화를 보신 할머니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감독] 두 분다 극장에 처음 오시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이 할머니는 일본에서 남편 분과 영화를 보셨다고 합니다. 춘희 할머니는 영화 시작되고 10분 동안 내 나왔다라고 얘기하시다가 10분 뒤에 조용해지셔서 나중에 알고 보니 주무셨다고 합니다. 주무시기엔 최적의 조건이 영화관이죠.

 

[사회자] 이후 계획은?

 

[감독] 9/30() 개봉 확정이 되었습니다. 추석연휴 마지막 날이니까 가족, 지인들과 두 분 할머니를 만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