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의 나라 2 (2014)
Nuclear Nation II (2014)
후나하시 아츠시 FUNAHASHI Atsushi
디뷰어 : 김주현(뚱띠의 다큐멘터리세상)
2011년 3월 12일. 동일본 대지진.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TV에서 보도된 영상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영화에서 나올 법한 거대한 쓰나미가 일본을 덮쳤고,
그 여파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는 폭발했다.
그 결과 과거 체르노빌 원전폭발보다 몇 배의 해당하는 방사능이 유출되었다.
사망자만 14,000명. 실종자 13,660명.
일본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큰 충격과 피해를 준 후쿠시마 원전폭발.
원자력 발전소 폭발 초기만 하더라도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고 복구하는 과정,
후쿠시마 주민들의 슬픈 사연을 방송에서 볼 수 있었지만,
어느 순간 미디어에서는 '그' 내용을 방영하지 않았다.
그 날의 일을 잊고 싶었던 것인지,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잊혀진건지
더 이상 언론에서는 후쿠시마 주민들의 삶과 방사능의 공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 않았다.
도쿄전력이 한해 일본 방송사에 투자하는 비용이 260억엔 정도 된다고 하니
방송에서 왜 '그'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그래서 감독은 일본 방송에서 방영될 수 없었던
'그' 이야기를 담아냈다.
임시 보호소에서 장기간 머물면서 사망한 주민들도 있으나
그런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벗어난 지 오래다.
후타바의회 정례회에서는 탁상공론만 펼치고 있고,
주민들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반영하지 않는다.
함께 힘을 합쳐야 할 시점에 주민들과 의원들의
마찰이 심해지고 읍장은 계속 바뀐다.
그러던 중 정부에서는 도쿄전력이 지은 핵발전소로 인해
발생된 폐기물도 후타바 지역에 저장한다는 발표를 한다.
더 이상 후타바 주민들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Made in Japan' 이 붙어있는 제품은 비싸도 불티나게 팔리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로 일본에서 파는 제품을 볼 때마다
혹시나 그 제품에 방사능이 묻어나오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피하게 되었다.
후쿠시마 제 1원전에서는 방사성 물질과 오염수가 지금도 계속 유출되고 있으며
후타바 주민은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피난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에 만들어진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현재 후타바 주민들의 상황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검색해보았지만,
안타깝게도 몇년 전 상황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고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 같다.
정부에서 핵폐기물 중간저장 지역을 후타바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에서는 내년 4월부터 피난 지시를 해제하고,
피난민들을 다시 마을로 돌려보내려고 하지만
어떻게 방사능이 피폭된 곳에서 살아가라는건지 후타바 주민들은 막막하기만 하다.
최근 일본 구마모토에 연쇄 지진으로 원전 가동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아직 후쿠시마 원전 피해를 제대로 복구하지 못했는데,
또 다른 원전폭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 정부에서는 지진이 나도 원전에는 이상이 없다면서
계속 지진 위험지역에서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위험천만한 원전가동은 과연 누굴위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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