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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OX/디뷰어의 시네마천국

바나나 소송사건 그 이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디뷰어 : 임수희


마트 과일코너에 가면 일단 집어 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바나나였다. 그래서 그런지 제목부터가 너무 끌렸었다.

 

감독이자 언론인인 프레드릭 게르텐은 ‘Bananas!*’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그 영화는 LA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하기를 원했지만, Dole의 법적 문제제기와 방해로 인해 무산되고 말았다. Dole‘Bananas!*’를 보지도 않고, 영화에 등장한 노동자들이 니카라과의 변호사들에게 매수되었다며 게르텐 감독을 사기꾼으로 몰아간다. 프레드릭 게르텐 감독은 영화의 상영을 위해, 궁극적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위해 Dole과의 싸움을 시작한다.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다국적 기업인 Dole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프레드릭 게르텐 감독을 공격했다.

 

처음에는 왜 글로벌 기업이 이런 작은 다큐멘터리 내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까. 설사 그 내용이 다소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더라고 해도, 이건 너무 오버 액션이 아닐까 했는데, 로비스트 전문가, 변호사, 기자 등 여러 전문가가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그들은 이 소송 사건으로 본보기를 만들려는 거죠. 앞으로 시작될 소송사건들에게 미리 경고를 보내는 격이죠. 너희들은 약자야 결국 너희들은 지게 되어있다고. 그런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죠. 이번 사건은 시작일 뿐이에요. 그들은 예방차원이라 생각하며 이 소송에 대한 비용은 투자라 여기는 것이지요."

 

너무나 무서웠다. 기업들의 전략에 우리는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우리들은 약자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슬펐다.

 

프레드릭 게르텐 감독은 스웨덴 국적이었고, 스웨덴 국회는 거대자본으로부터 공격받는 자국민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어서 국회에서는 이 영화가 상영되었다. 감독은 영화 말미에서 거대 자본에 의해 표현의 자유를 잃는 다는 것은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영화 상영 이후 스칸디나비아 국민들에게 ‘Dole 보이콧바람이 불었다. 결국 Dole은 소송을 포기하였고, 유럽지역에서는 ‘Bananas!*’를 상영할 수 있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미국 전역에서 영화가 상영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는 끈질긴 소송을 지속했고, 결국 미국 법원 역시 감독의 손을 들어주었다.

 

마지막에 "WE HAVE WON." 이라는 장면이 얼마나 짜릿하던지.

항상 지기만 하고, 대기업의 횡포에 끌려다니고, 심적으로나 외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만 봐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환호 소리가 나와 버렸다. 그만큼 통쾌한 순간이었다.

 

이 영화는 실제 이야기이며, 이와 같은 일은 지금 우리 주위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재발을 막으려면 우리는 조금 더 진실을 바라보려는 노력, 공정한 제품을 사용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골리앗을 이기는 다윗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작품 감상하기 링크:http://www.eidf.co.kr/dbox/movie/view/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