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의 아이들
Children of the Holocaust
디뷰어: JaeJae
이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감각적인 애니매이션은 유아용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2차 세계대전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나치즘, 그에 희생되었던 생존자들의 증언을 담은 무거운 애니매이션이다. 감독이 애니매이션이라는 장르를 사용하여 그 끔찍함을 조금이라도 덜려는 의도를 가지려고 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주제는 감히 가벼이 여겨 질 수 없음을 느끼게 한다.
살아남아서 운이 좋았다? 살아 남을 수 있어 행복하다?
아우슈비츠 등의 수용소에서 살아남고, 이 잡듯 유대인들을 잡아내었던 독일군으로부터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그들에 대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 부터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그들과 함께 숨쉬는 끔찍한 기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는 삶이기도 하다. 내 가족을 몰살시키고, 초등학교 학급사진을 보며 유일한 생존자가 나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과연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몇 이나 될까?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킨더트랜스포트 (유대인 아동 수송 정책)에 의해 영국인 가정집에 위탁되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들을 받아 준 영국의 일반 가정집들이 대단하다는 생각 또한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그 가정은 살아남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부모의, 혹은 옆집 아주머니의 손에 영국행 열차에 태워진 것이였을 뿐이였다. 어린 나이에 형제,자매, 부모와 떨어져서 세상의 모든 일과 직접 맞서야 했던 그 어린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본인들을 강하게 클 수 밖에 없었다. 너무 어린나이에 어른들이 벌인 전쟁으로 모든 걸 잃는다는 것을 맛봐야 했던 이들이 지금은 80세 90세 노인이 되어 담담하게 풀어내는 그들의 기억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홀로코스트의 노인들이라 해야할 듯 싶다.)
본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들은 당시 본인들이 겪어야했던 말도 안돼는 그 역사에 분노한다. 그리고 모두 입을 모아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꼬집는다. 역사는 독일과 같이 문화, 예술, 사회에 있어 어느 나라에도 뒤쳐지지 않는 선진국도 한 순간에 야만국보다 못한 일을 할 수 있다는것을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사는 계속해서 배워야하고, 역사를 통해 현재를 바라보는 것만이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그들은 또한 주장한다. 창피한 역사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더 낱낱히 파해치고 어떠한 과정으로 그러한 결과가 나왔는지 끊임없이 연구해야한다고 한다. 그리고 용기있게 말할 수 있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만이 진정한 치유가 가능하다고 그들은 믿는다.
비슷한 역사의 아픔을 가진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방법을 이 다큐멘터리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일본 또한 그들이 저지른 만행을 가리고 숨기기 급급한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자신들도 이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밝히고 고발 해야할 의무를 등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봐야 할 것이다. 그 첫걸음은 대한민국 국민의 너무나 얕은 역사 의식부터 시작해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
너무나 다행인 것은 이 생존자들이 현재 자기 자신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들의 삶에 대한 애착은 평탄한 삶을 살아온 우리 누구보다 강하다. 그들은 끊임 없이 자신들의 아픈 기억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려 하고 이를 바로 잡으려 노력한다. 그리고 이를 즐기며 본인들의 소명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그들이 이로 이렇게 살아 올 수 있었다는 것의 전제가 증오심이였다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이를 좋은 방향성을 가지고 발전시켜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본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의 증오심을 정말 잘 나타내는 대사가 있어 남긴다.
(웃자고 올리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이건 진심이였다. 매우 순화해서 말한 것이 아닐까? 나라면 실행 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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