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뷰어 : 뚱띠의 다큐멘터리세상
전기도둑? 전기 기술자? 카티야바즈 로하
인도 칸푸르. 이곳엔 빈곤층에게 전기를 공짜로 쓸 수 있게 도와주는 로빈훗과 같은 존재가 있다. 그의 이름은 '로하'
그는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전기 공급이 어려운 지역에 전기를 공급해주고 있다. 그 덕분에 주민들은 공짜 전기를 이용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지역 주민들에겐 영웅으로 대접 받는다. 하지만, 모두에게 영웅으로 대접 받는 것은 아니다.
칸푸르 전기공급회사(KESCO)의 입장
칸푸르 전기공급회사에 첫 여성 CEO가 부임했다. 부임 후 그녀의 첫 임무는 전기 도둑인 카티야들을 자르고, 주민들에게 전기 요금을 받는 것이다.
"돈을 지불하지 않고 전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어야죠."
사장은 매너리즘에 빠진 직원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하고, 전기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회사와 소비자 간의 관계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다. 직접 주민들을 만나 문제점을 듣고 해결해줘서 일부 주민들은 그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가 카티야가 된 이유
그는 어떻게 전기를 훔치게 된 것일까? 처음에 그도 전기를 훔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전력부족에 시달리면서 KESCO 직원들이 돈을 요구하며 공짜로 전기를 연결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그 뒤로 수많은 카티야들이 생겨났고, 인도는 극심한 전력난을 겪게 된다. 어찌보면 KESCO의 일부 직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한 일이 결국엔 국가의 큰 문제를 가져온 것인데 모든 잘못을 카티야들에게만 돌리는 현실.
"전기 훔치는 법을 가르쳐 준 건 그들이에요."
전기 중간에 쇠갈고리를 달아 전기선에 걸쳐놓기 때문에 합선으로 인해 불이 나기가 쉽다. 이렇게 한 변압기에 불이 나면 그날 온 동네는 정전사태가 벌어진다. 그렇게 되면 병원, 공장은 비상사태가 된다. 특히나 응급환자들이 많은 병원은 한 번 정전이 나면 환자가 위급해져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한다.
선거 공약뿐인 약속
선거 시기가 되면 나오는 공약들이 있다. 마치 당선되면 꼭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말하지만, 막상 국회위원에 당선되면 수 많은 그 공약들은 먼지처럼 사라진다. 공약은 지켜지지 않는다. 그래서 주민들은 분노한다. 그러나 다음 선거때가 되면 다시 굽실거리며 전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한다.
"그만하자"
그저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전기 도둑이 된 로하는 가끔 주변의 괄시에 화가 나곤 한다.
"네가 하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야. 전기를 훔치는 일 말이야"
남의 것을 훔치는 것은 나쁘다고 배웠지만, 그가 하는 일이 과연 완전 나쁘다고 할 수 있는걸까. 하루 벌어 먹고 사는 주민들에게 전기 요금을 내라고 단속을 하면서 정작 전기를 훔쳐쓰는 부자들에겐 말 한마디 못하는 전기 회사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걸까?
전기 도둑들에게 전기 훔치는 방법을 가르쳐준 것은 전기 회사 사람들인데 왜 그들은 처벌 받지 않는 것일까?
모든 잘못은 가난한 자들의 몫이 된다.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위험하고 힘든 일은 이제 그만 두라고 말한다.
이 다큐의 마지막은 참으로 씁쓸하다. 큰 문제 해결을 바란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칸푸르는 하루 16시간 정전이 지속되었고 2개월 후 하인리히 법칙처럼 북인도에서 사 최대 규모 정전이 발생했다는 기사가 떴따.
그리고 2016년인 지금도 인도의 전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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