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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OX/디뷰어의 시네마천국

춤추는 마이코 Maiko - Dancing Child

춤추는 마이코 Maiko - Dancing Child                                                                           디뷰어- 정송희

 

 

감독 오세 스벤헤임 드리베네스/ 전체관람가/ 68분/ 노르웨이/ 2016 EIDF

 

 

 

몇 년 전부터 경단어라는 신조어가 화제였습니다.

경단녀는 경력 단절 여자를 말하는데요,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로 결혼 전 사회에서의 활약과 경력이 무위로 돌아간 여자를 일컫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저출산율 문제가 야기된 지금은 그래도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공동책임을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사회의 책임은 고사하고 부부끼리도 협의가 되지 않았습니다.

출산과 육아의 책임은 아내에게 고스란히 넘어갔었지요.

 

 

 

노르웨이 발레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마이코는 14살 되던 해에 그녀의 부모님이 집과 차를 파는 등 헌신적인 노력으로 발레학교에 입학하고 19살에 클래식 발레에서 가장 힘든 역할이라는 ‘백조의 호수’의 오데트 배역을 맡아서 지금까지 수석무용수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녀에게 부족한 건 딱 하나, 아이인데요

발레 연습을 하던 중 알게 된 임신사실이 기쁘지만 공연 중이라서 발레단 측에는 뒤늦게 알립니다.

지금 현재 최정점을 찍고 있는 자신의 경력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단절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습니다.   

 

 

 

 

 

 

 

계획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고 하차하게 된 마이코는 속상해하지만 일본으로 잠시 돌아가서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옵니다.

 

 

 

 

그리고 놀라운 축복과도 같은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던 도중 다음 시즌의 주연으로 확정된 소식과 함께 복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데요,

다행히 남편이 일을 쉬고 도와주기로 했어요.

 

 

 

 

 

 

 

 

그래도 자신이 감당할 부분은 긍정적인 마인드로 잘 헤쳐 나가는 마이코, 아가의 요람을 흔들면서 스트레칭을 하고 배고파서 우는 아가를 달래며 연습실 한 쪽에서 젖을 물리던 마이코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자신을 더 강하게 몰아붙이며 연습에 매진하는 마이코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항상 꿈꾸던 발레극, 백조의 호수 마지막 리허설을 앞두고 블랙 스완 오딜의 32 연속회전(푸에테 fouette)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고민하는 마이코, 그를 향해 마음을 내려놓으라는 동료의 조언을 새겨듣습니다.

마이코가 백조로 분장하는 동안 마이코의 엄마는 꼼꼼하게 기모노를 입습니다. 

 

 

 

 

 

 

 

마침내, 마이코는 무대에 서서 마법에 걸린 오데트 공주와 이를 시기하는 블랙 스완 오딜을 연기하는데요, 걱정했던 32연속회전도 성공적으로 마칩니다.

박수갈채를 받는 마이코와 객석에서 딸을 향해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박수를 보내는 그녀의 엄마..

어렸을 때 다짐했던 마이코의 바람대로 그녀는 엄마가 보는 앞에서 백조가 되어 훨훨 날았습니다.

마이코의 소중한 가족, 남편과 아가와 함께 말이죠..

 

 

 

 

 

 

2016년 EIDF 출품작 <춤추는 마이코 Maiko - Dancing Child>를 보면서 결혼임신출산육아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기엔 너무 버겁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마이코는 치열한 노력 끝에 경단녀에서도 벗어났고, 육아에서도 남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행운을 가졌지만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결혼출산육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신체로 표현되는 극강의 아름다움의 결정체인 발레를 보면서 다소 무거운 주제를 떠올리게 돼서 안타깝지만

가족이라는 가장 작은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지역사회, 국가사회가 전면으로 나서서 대책을 세워야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혼임신출산육아 기피현상으로 인해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지역사회든 국가사회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죠.

단기간에 인기를 얻기 위한 복지를 내세워 대책 없이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 말고, 먼 미래를 내다보는 현실적이고도 현명한 복지정책에 대한 정치권의 각성과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의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춤추는 마이코, 잘 봤습니다

작품 다시보기  http://www.eidf.co.kr/dbox/movie/view/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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