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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4/EIDF 2014 현장 스케치

[EIDF 현장 스케치] <마스터 클래스> 데이빗 로일(David Royle) - <미국 논픽션 TV 채널의 탄생과 진화>


지난 28일 EIDF 2014 심사위원 데이빗 로일(David Royle) 스미소니언 채널 부사장의 마스터 클래스가 EBS 스페이스에서 열렸습니다. <미국 논픽션 TV 채널의 탄생과 진화>를 주제로 스미소니언 채널이 걸어온 길과 그 시사점을 짚어보았습니다.  



로일 부사장은 이협희 EIDF 사무국장님과 프랑스 깐느에서 만났던 인연을 떠올리며 마스터 클래스를 시작했습니다.


19세기 영국의 귀족 제임스 스미슨(James Smithson)은 죽기 전 자신이 가진 재산을 모두 금괴로 바꾼 뒤 배에 실어 미국으로 보냈습니다. 그 귀족은 유언으로 자신의 유산을 미국에서 ‘지식을 전파하는 데 쓸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는 스미소니언 재단의 역사적인 첫 출발이 되었습니다. 이후 스미소니언은 현재 19개의 박물관에 걸쳐 1억 3천 7백만 점의 소장품을 보유한 거대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스미소니언 재단과 박물관 자체의 브랜드 네임밸류가 워낙 높았기에 새로운 채널이 개국했음을 알릴 경로는 많았습니다. 또한 지식 전파를 목표로 한다는 명분도 뚜렷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스미소니언 채널이 전 세계에 널린 TV채널과 비교해 우위를 점하기가 부족하다고 로일 부사장은 느꼈습니다.





스미소니언 채널은 결국 2007년 최초 HDTV 5.1 서라운드 채널로 개국했습니다. HDTV가 막 전파되던 시기라 HDTV 채널이 따로 없었습니다. 스미소니언 채널은 경쟁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스미소니언에서만 접할 수 있는 고유의 TV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대본이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나 다큐 ‘드라마’를 방영하는 프로그램 트렌드의 틀을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이에 데이빗 로일 부사장은 다음을 중점으로 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거나 선정하여 방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시청자를 즐겁게 하고(Entertain), 시청자에게 배움의 기회가 되어야 하며(Educate), 다큐멘터리를 접한 시청자가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Inspire) 해야 한다.”


이날 데이빗 로일 부사장은 스미소니언 채널에서 이미 방영되었던 역사, 우주항공, 자연, 과학, 대중문화 등 각 분야의 인기작들을 소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직 방영되지 않은 다큐멘터리의 초안을 그의 첫 번째 한국 방문에서 한국 관객들에게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스미소니언 채널의 시청자 증가율은 83%을 기록하며 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스미소니언이 가진 잠재력과 시청자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맞춰 모바일, 인터넷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프로그램이 접근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스미소니언 채널의 탄생은 현재 포화 상태인 다큐멘터리 시장에서 필연적인 것이었음을 강연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어 로일 부사장과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예상 클래스 마감 시간보다 15분이나 추가로 진행되었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 논픽션 프로그램의 힘은 어디에 있나요? 다른 장르에 비해 논픽션 선호도는 높지 않은데 노력을 기울여서 전문적인 채널을 이끌어온 이유는 무엇입니까?


“논픽션 채널이 순전히 엔터테인먼트 채널만큼의 파급력을 갖지는 못해요. 놀랍게도 정말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대해 알고 싶어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서 알려주고 공유하는 것이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논픽션이 즐겁게 되어 보이게 된다. 예로 타이타나보아 프로그램이 온라인상에서 2~300만명이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영상을 봤어요. 제 직업은 충분히 소중하고 값진 일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일입니다.”


* 제작 시스템은 어떻게 돌아가나요? 예산은 어떻고, 누구와 협력하며, 규모 등 어떻게 결정하나요?


“작품이 인기가 많을수록 제작비를 늘려가요. 사람들이 보기 원하는 프로그램에 투자 성장세가 뚜렷해요. 4년 전에 비해 4~5배 예산이 늘었어요. 논픽션 채널이 많은데 순전히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환경이라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면서도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는 채널이 필요해요. 개인적으로 협업을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세계적으로 모으면 훨씬 흥미로운 관점에서 프로그램이 제작됩니다.”


* 아리랑 TV에서 나왔습니다. 뉴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플랫폼 증가 스미스소니언에서 구독자, 시청자를 확보하는 방법은 어떤게 있을까요?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팀이 따로 있어요. 지금가지 해 온건 많이 부족해요. 매일 새로운 비디오를 만들어서 업로드를 하고 있어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공유 웹 시리즈도 만들고 있어요. 동물들을 다루는 시리즈 중 아기 팬더를 다룬 프로가 특히 인기있어요. 애플사에서는 저희 앱을 올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앱으로 꼽았어요. 방침상 방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일부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서 스미소니언 채널을 널리 알릴 수 있어요. 한국에서도 스미소니언 채널 프로그램을 무료로 보는 날이 올 것입니다.”



* 스미소니언이 커머셜 브랜드의 수많은 프로그램(Swarm Programs) 가운데에서 스미소니언만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거나 브랜드를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 있나요. 


“브랜딩은 중요하지만 브랜드를 창조하는 건 아주 어려워요. 저희는 운이 좋게도 이미 있던 브랜드로 채널을 만들어서 브랜딩에 큰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대부분 미국인은 스미스소니언을 알죠. 

당연히 스미스소니언과 연관이 있음을 자랑스러워합니다. 그러나 너무 학술적이고 무미건조하지 않은가 하는 오해도 받죠. 

스미스소니언이라는 브랜드를 보이는데 있어 젊고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유명 연예인과 함께 음악 선택도 젊은 음악으로 하고 있습니다.“


* EBS 프로듀서입니다. 참매, 앙코르와트 등 방영을 해 주셨는데, 어떤 포인트에 매력을 느끼셨는지. 그리고 다른 한국 다큐멘터리는 왜 선택되지 않았나도 궁금합니다.


“함정 질문이로군요(웃음). 솔직히 말하면 영화라는 게, 소재를 다룰 때 한 나라에서는 흥미로울 수 있으나 다른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어요. 어떤 소재 경우에는 국경을 초월하기도 하죠. 앙코르와트는 한국인, 미국인 국적 불문하고 모두가 관심을 가져요. 참매의 경우에는 달랐던 이유가, 제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있었을 때 새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수없이 거절해왔어요. 그러나 참매의 경우는 스토리 전달력, 촬영 이 두 가지 모두 뛰어나다고 생각했어요. 스타일의 차이가 나라마다 있고, 접근하는 방식, 만드는 방식은 다 달라요. 상당 부분 다른 국가에서는 성공할 수 없는게 사실이에요. 영화적인 언어가 달라서에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착수한 다음 다른 여러 사람과 함께 하며 거쳐 보세요.“


* 논픽션의 대중화 요소로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하셨는데, 그 방법으로 시나리오, 주인공, 퀴즈쇼 말씀하셨어요. 미래에는 어떤 엔터테인먼트가 미래 대중화를 이끌 거라고 생각하세요?


“다양한 것에 도전하고 TV 채널이 하나를 고수하기보다 다양성을 갖는 것은 좋아요. 시청자도 다양한 취향을 가지기 때문이에요. 엔터테이닝하다는 것이 항상 노래와 춤추기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셰익스피어를 보세요. 비극, 희극, 풍자 모두 있어요. 스토리텔링 방식의 문제입니다. 

스미스소니언이 광범위한 주제를 다룰 것입니다. 스미소니언 채널을 볼 때 비슷한 게 이어지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것이 나와 다음에 이어지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없을 때 성공인 거겠죠.“ 




<글: EIDF 자원활동가 손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