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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4/EIDF 2014 현장 스케치

[EIDF 현장 스케치] <Talk with Guest> 112번의 결혼식(112 Weddings)

112번의 결혼식 [112 Weddings]

덕 블록 [Doug BLOCK]


2014.08.27.수요일 17:00PM 

KU시네마테크 상영 


결혼식은 평범한 커플들이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가장 특별하고 로맨틱한 순간입니다. 다큐멘터리 감독 덕 블록(Doug Block)은 20년간 수많은 커플들의 결혼식을 카메라에 담으며 그들의 특별한 순간을 차곡차곡 쌓아왔습니다. 


그러다 자신의 결혼 25주년 기념일을 맞이하며 그가 그동안 촬영한 커플들을 다시 찾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오랜만에 자신과 그들의 결혼식 영상을 맞이한 커플들 앞에 그는 결혼 생활에 대한 질문을 던져 놓습니다.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결혼식 장면과 진지하거나 유머러스한 현재의 인터뷰 장면의 대조를 본 관객은 ‘관계’와 더 나아가 ‘시간’에 대해 성찰합니다. 


사랑만이 가득하던 빛나는 순간이 오랜 시간동안 ‘지속’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시간에도 마모되지 않는 그 무엇을 찾기 위한 감독의 애정 어린 호기심이 건져낸 반짝이는 통찰이 대신 대답합니다. 






* 결혼식 촬영 아르바이트를 통해 20년 동안 모은 영상을 왜 갑자기 다큐멘터리로 만드셨는지 궁금합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제가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부터 계획을 한 사항이었습니다. 그래서 2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그 시간동안 '언젠가는 내가 이걸 다 모아서 이 커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객에게 보여드리리라.'라고 늘 생각을 했습니다.”


* 영화 속 수많은 커플들을 만나고, 인터뷰하고, 다시 또 편집을 하는 즉 영화화되는 과정이 얼마나 걸렸는지 알고 싶습니다.


“영화를 처음 구상했을 때는 가장 흥미롭고 기억에 남는 커플들을 선정해서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커플들을 추린 후에 영상을 편집하는 데에는 1년이 걸렸습니다. 사실 영화를 만들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커플을 어디에 넣을까가 가장 고민이었습니다. 112번째 커플 영상을 영화 맨 앞에 붙였다 뒤에 붙였다 하기를 여러 번을 했는데요, 결국 이게 결혼의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구나 하는 점에서 그 커플을 맨 뒤로 빼게 되었습니다.”


* <112번의 결혼식>을 편집하고 연출하실 때 어떤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쓰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영화 앞부분의 아홉 커플을 영화로 편집된 것을 여러분들이 보시기에는 '모두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영화에서 의미하는바 중 가장 원치 않았던 점은 '결혼이라는 것이 늘 해피엔딩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영화 전반부와 후반부 커플들의 결혼 후 분위기를 어느 정도 달리했습니다.”



* 그렇다면 결혼의 희극적인 면과 비극적인 면을 감독님은 어떠한 태도를 이 <112번의 결혼식>을 만드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영화 속에서 일부러 결혼의 어두운 면을 밝게 보이려고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습니다. 단지, 결혼 후에 누가 어떻게 살아갈지는 모르는 이야기지 않습니까? 속담 중에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이 있냐‘라는 말이 있죠. 어느 누구나 분명히 결혼 후 문제가 없는 경우는 드뭅니다. 거의 불가능 하죠. 결혼의 어두운 부분을 밝게 보시라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현실이 그렇다'라는 것을 알려 드리고자 했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OO의 남편이 부인에게 결혼 생활을 힘들어 했다고 고백을 하니까 깜짝 놀라잖아요. 부부끼리의 어려운 점들을 심지어 '부부 사이에도 모르기도 한다'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 조금은 사적인 질문이 될 수도 있는데요, 감독님은 결혼을 하셨는지 하셨다면 어떤 자세로 결혼 생활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결혼을 한지는 28년이 됐고요. 결혼 초 4년은 정말 지옥이었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112번의 결혼식>에 제 이야기를 넣을지 말지를 많이 갈등을 했는데요. 이미 아내가 많이 등장하는 자서전적인 필름이 많이 만들어서 편집자와 제작자와 의논한 끝에 영화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뺐습니다.”


* 한국사회에도 동거문화가 늘어나고 있고 유럽이나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활성화 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결혼이라는 것이 구시대적인 것으로 치부되어 지는 경향이 없잖아 있다고 느껴지는데요. 그러한 취급을 받는 결혼이 여전히 동거와는 또 다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동거부분을 넣을지 말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모든 커플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대부분의 문제가 아이로 비추어 지고 있는데요. 이것은 약간 동서양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동양은 아이를 키우고 양육하는 것이 여자라는 강한 생각을 가지지만, 서양에서 양육을 분담해서 하기 때문에, 아이를 낳게 되었을 때 각자의 할 일이 두 배로 많아지게 됩니다. 

저는 결혼이라는 것이 서류 한 장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은 안해도 됩니다. 단지 서양에서는 결혼을 하면 좋은 특혜가 주어지는데, 세금면제가 많고 결혼 기간의 상관없이 위자료를 반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남자의 바람으로 인한 이혼은 재산 몰수합니다.

놀랍게도 사랑 때문에 하게 된 결혼은 지금으로부터 약150년 정도밖에 안됐습니다. 그 전에는 대부분 정략결혼을 하거나 중매결혼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결혼이 서류 한 장차이라고 생각합니다. “


* 이 영화 속의 결혼식이 서구의 결혼의 일반적인 결혼식인지, 다른 종류의 결혼식도 많았을 텐데 그러한 결혼식을 뺀 이유가 주제의 일관성 때문인지, 취사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보신 이 영화는 중상류층 아니면 상류층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돈을 벌수 있는 것이 이 비디오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영화 속의 결혼식이 미국 결혼식의 표본인 건 아닙니다.”



우리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결정을 영화 <112번의 결혼식>은 깊게 생각해보는 기회(결혼식보다 결혼생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를 주고 있습니다. 


영화 <112번의 결혼식>은 롯데시네마(상암) 누리꿈에서 8월 30일 저녁 7시

Talk and Guest로 감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집니다.


<글: EIDF 자원활동가 이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