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왜 아들을 쏘았나> GV 현장 스케치
8월 25일,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엄마는 왜 아들을 쏘았나>의 상영과 GV가 이루어졌습니다. 시네이드 오시어 감독님께서 직접 참석하셔서 관객들과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더레이터 분의 "마지막 노래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는 말을 시작으로 GV가 시작됐습니다.
GV스케치
모더레이터. 오랫동안 한 공간을 찾아가셔서 얘기를 들었고 방문자로써 감독님이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명시하면서 영화를 진행했다.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와 이들과의 관계 맺음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시면 감사하곘다.
시네이드 오시어 감독(이하 감독). 영화를 하게된 계기를 먼저 말씀드리겠다. 저는 저널리스트다. 알자지라 영화 채널에서 일할 때였는데 북아일랜드쪽의 여성에 관해 취재 중이었다. 그 때 처벌 사격이라는 것을 한다고 하며 아이 데려가는 엄마의 이야기와 아무도 커뮤니티 안에서 경찰을 믿지않고 경찰들이 자기들의 공동체에 속해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들 등이 짧은 뉴스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깊이 파고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어머니 마젤라와의 관계에서는, 기본적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이셨지만 저와 같이 있으면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시고. 재밌는 분이다. 양면을 가진 분이셨다. 얘기하고 싶음과 아님이 왔다갔다 하는 상태였다. 몇 달전에도 어머니께 영화 상영한다고 헀더니 안본다 하시더니 결국 봤다. 케미, 관계가 잘 맞았던 것 같다.
로즈마운트 센터에서 일하는 휴는 영화에 굉장히 적극적이고 열정적이었다. 본인이 그런 활동을 했던 부분도 있고 북아일랜드에 있었던 분쟁에 관한 얘기들을 영화로 만들어지고 보여준다는 것에 대해 고무되어 그랬던 것 같다.
모더레이터. 어머니의 경우는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상황 자체가 필요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감독. 동의한다. 그녀는 외롭고, 친구가 딱히 없었고, 남편은 감옥에 가있고, 11살 자신의 아이와 친구처럼 붙었지만 어른은 아니다. 감당하기 힘든 일을 털어놓을 어른이 필요했지만 털어놓으면 선입견을 갖거나, 자기 스스로 그런 어머니가 아이를 처벌사격에 데려갔다는 것들 등을 얘기하는 것이 부끄러울 수 있다. 얘기 할 사람이 필요한 부분에 제가 어른으로써 있었던 것 같고, 최근에 느낀 점인데, 제가 당시 1살인 딸이 있었는데, 아이가 있는 엄마로써 저에게 말할 때 더 선입견 없이 말했을 수 있겠다고 생각됐다.
모더레이터. 감독님의 위치가 친구 같기도 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기도 하고, 공간의 방문자이기도 하고... 영화에서의 저널리즘으로써의 태도와 묘하게 연결돼서 이 영화를 저에게 소개를 시켜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 그런 견해를 말씀해 주신 분이 없었는데 굉장히 심도있는 견해라고 생각한다. 제가 저널리스트의 위치에서 이 영화에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저도 저널리스트긴 하지만 제가 저널리즘을 싫어하는 부분이 어떤 사건이나 사실들을 보여주는데 있어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하는데 저는 이 이야기에있는 사람들을 홀로 내버려두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 영화를 찍으면서 굉장히 많은 시간을 보냈다.
모더레이터. 분쟁시 개인의 불편함, 공포 등을 저희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남북문제나 지역감정도 있고, 그에 맞춰서 저희는 어떤 방식으로 공동체를 구성해가는가 하는 것들이 이 영화 안에서 계속 접속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Q&A
Q. 충격적일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휴가 감독님께 "영화 찍을 때 당신도 아마 이제 감시 받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민감한 문제인데, 협박 등을 받은 적이 없는가.
또, 영국 정부에서는 공식적인 입장이 없는게, 손을 못대고 방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에 대한 대처가 전혀 없는 건지 궁금하다.
감독. 영화 장면 중 무장단체가 복면을 쓰고 총을 들고온 장면이 있다. 저는 이들을 한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휴가 꼭 넣어야 한다며 오히려 많이 도와주었다. 오히려 찍는 것에 대한 기술적인 생각을 했지 리스크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실제로 위협적이라고 느꼈던 장면이 두 가지가 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사람들이 총 쏘는 장면. 그 장면이 다 나오진 않았지만 굉장히 폭력적이고 여러 상황이 있었다. 우리 차량, 카메라맨을 공격하려고 하기도 하고. 그리고 필리가 문제가 있었을 때. 저는 그 때 좀 불안했다. 그때를 제외하고는 그런 일이 없었다.
영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 등을 얘기하는 것이 의미가 있나 할 정도로 너무 관심이 없다. 영국 정부 자체는 분쟁이라는 것은 지루하다고 생각하고. 영국에서 펀딩을 받으려고 할 때 여성 감독 작품인게 더 홍보가 될 정도로 관심이 없고 아무도 어떤 얘기도 하고싶어하지 않았다.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북아일랜드 얘기가 나오면 듣기 싫어한다.
모더레이터. 국가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피해를 입고, 여전히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이런 큰 딜레마가 다큐멘터리가 세상에 필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든다.
감독. 영국 방송에서 제 영화가 상영이 될거긴 한데 10분 정도만 짧게 나올 것. 시청 시간대도 아무도 보지 않는 시간대에 방영. 토니 블레어가 전세계를 다니며 내가 북아일랜드 분쟁을 끝냈다고 하고 다니는데, 제가 이사람들을 두둔하진 않지만,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모더레이터. 세상에는 할 일이 정말 많은 것 같다.
Q. 초반에 필리가 총을 맞고 시작 하는데, 마지막에 필리가 또 총에 맞는다고 해서 굉장히 비극적이라고 생각됐다.
동생이 인터뷰하는 장면에서 이 마을에는 더 이상 흥미로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분쟁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그 때 나도 놀랐다. 보통 사람들은 분쟁, 폭력, 전쟁 등을 우려하고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시기를 길게 보낸 아이들은 익숙해진 나머지 폭력적 상황을 원하게 될 수도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가까이서 보신 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감독. 마지막에 총맞은건 아버지다.
제가 보면서 느꼈던 것이 관객님의 감정과 비슷했다. 휴도 지금은 커뮤니티 센터에서 일하고 있지만 IRA가 한창 분쟁시기에는 굉장히 시니어였고 굉장히 고무된 삶을 살았다. 익사이팅하고.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고. 영화에도 나오지만 그렇게 아드레날린이 어느 정도까지 레벨에 이르면 내려가기 어렵다는 얘기를 하는 것처럼.
사실 전쟁은 피할 수 있다. 여러분들은 필리가 총을 맞는상황이 이해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메시지는 어떤 전쟁이건 딱 엔딩하고 끝내는 것은 어렵고 중독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이런 분쟁을 원하고 무력사태 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들을 원하고 있다는 느낌.
Q. 영화 매우 재밌게봤다. 북아일랜드 분쟁을 정확하게 몰랐는데 영화에서 상당히 자세한 내용이나 협정 이후의 일도 보고 흥미롭고 충격적이게도 보았다.
제작기간이 5년이나 되어서 그런지 영화에 많은 장면이 있는데 감독님은 제작을 하며 어떤 순간이 가장 인상 깊었는지 궁금하다.
감독. 저도 이 영화를 5년 찍을 줄 몰랐다. 영화를 찍으며 다른 저널리스트 작도 하게 돼서, 기간이 이렇게 길어질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여러 장면들이 기억에 남는다. 오도넬의 집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 굉장히 여러 의미로 기억에 남는다. 오도넬의 집에 2년 만에 가는 장면이 있다. 적절한 제작 여건들이 생긴 상태에서 아직도 오도넬의 집에서 모든 얘기를 못 끝냈다는 부분들. 이런 부분들을 생각하며 연락도 계속 하려고 헀는데 연락도 안받아주고. 이런 상황에서 오랜만에 갔던 그 때 그 순간도 기억이 나고.
복면 쓴 무장청년들을 만나는 장면도 기억이 나고. 처음에 케빈이 자기의 무기를 보여주며 설명할 때 너무 놀랐고.
그런 장면들이 기억이 남는다.
마치며
모더레이터. 북아일랜드의 현재 상황을 가족을 통해서 그리고 인물들의 섬세함을 통해, 인물들의 관계망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주셔서 개인과 사회와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연결 되어 있구나 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 통해 한국관객에서 어떤 얘기를 하고싶은지.
감독. 굉장히 감동 받았다. 이런 이야기들을 한국까지 와서 상영하고, 제 영화를 선택해서 보러오시고, 좋은 질문도 해주시고. 모더레이터 분의 관찰과 견해도 흥미있고 좋았다.
영화 봐주시고 저와 시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모더레이터 분과 관객 분들의 적극적인 질문과 견해에 수준 높은 질의가 오갔습니다. 분쟁이나 폭력의 중독성에 대해 시사하고 평화라는 명분 아래 방치되어지고 있는 이들을 용기있게 꾸준히 취재한 <어머니는 왜 아들을 쏘았나>는 다큐멘터리의 필요성을 다시 일깨워 주었습니다.
글 / 자원활동가 기록팀 박희영
사진 / 자원활동가 기록팀 송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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