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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8/EIDF 2018 상영작

[EIDF2018] <수도원 아이들> GV 현장 스케치

 <수도원 아이들> GV 현장 스케치 




8월 25일 홍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수도원 아이들>의 상영과 GV가 이루어졌습니다. 위치 강 감독님이 직접 참석하셔서 관객분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GV스케치





정민아 모더레이터(이하 모더레이터). 오늘 영화를 상영하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위치 강 감독(이하 감독). 제 영화가 월드 프리미어를 한 것이 작년 부산영화제이고 이번이 두 번째 한국에서 상영하게 되었다. 홈커밍 같은 느낌이라 다시 한 번 한국분들께 소개하게 돼서 기쁘다.




모더레이터. 중국출신이시고 뉴욕에서 공부하셨는데. 네팔까지 가서 영화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감독. 뉴욕에서 공부할 때 졸작 준비를 하면서 부처가 탄생한 룸비니의 이야기에 대해 듣게 됐다. 이 룸비니 지역에서 6개월 정도 지냈다. 같이 생활을 하고 보니 보통 불교에서 스님들이나 절에서의 수행 등이 굉장히 엄격하게 생각되지만 사실은 인간적인 모습이 있고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이 저한테 의미가 있었다.




모더레이터. 아이들이 많은데 특히 호파쿨리를 주인공으로 생각한 이유가 무엇인지?


감독. 제가 처음 갔을떄 호파쿨리가 3살이었다. 동자승 중에 가장 어린 친구였고 촬영을 다시 시작했을때는 5살이었다. 저랑 굉장히 끈끈한 유대가 생겼다. 그 친구와 서로 잘 지냈고 저와 가장 가깝고 유대감이 있는 호파쿨리가 주인공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모더레이터. 다른 다큐멘터리 영화가 인물이나 사건을 따라가기 위해 화면이 빠른 데에 비해 이 영화는 카메라가 정적이고 명상적이다는 느낌을 받았다. 카메라가 중간에 멈춰있고, 인물이 빠져 있어도 따라가지 않고 카메라가 그 자리에 멈춰있는 인내심이 보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지 궁금하다.


감독. 제가 처음에 갔을 때 굉장히 조그만 카메라를 들고 와서 여러 군데를 찍으면서 이곳의 리듬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원의 리듬이 아주 느림의 미학이있는 곳이었다. 불교가 갖고있는 철학이나 페이스 자체가 조용하면서도 느리게 가는 리듬이었다.

액션을 따라가는 것 보다는 느림의 명상적인 느낌을 카메라 그대로 가져가고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속도도 그 자체로써 영화의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관조적으로 촬영하게 되었다


 


Q&A 스케치







Q. 술래잡기하는 장면에서 아이가 도망갔음에도 도망간 장소에 카메라가 있었던 장면이 있었다. 카메라를 많이 배치 해 두었다던지, 카메라맨이 많이 투입되었다던지 궁금하다.


감독. 저와 다른 촬영 감독 두명이 있었다. 보통은 한 대로 가는 경우도 있는데 싸우는 장면이나 나무에 오르거나 술래잡기 하는 경우는 카메라가 두 대여서 다른 감독님이 캐치 가능헀다.




Q. 실제 촬영한 기간이 얼마나 됐는지 궁금하고, 여러 에피소드들이 실제로 촬영된 시간 순으로 배치된 건지, 아니면 나중에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위해 순서를 편집한건지 궁금하다.


감독. 전체 촬영 날짜로 따지면 한달 반 정도의 회차. 세 번 가서 촬영 해서 일 년 정도 걸렸다.

이 영화에서 시간대 같은 경우는 연대기 순으로 돼있긴 한데 장면들 중에서 육일에 걸쳐 찍은 장면이 한 장면 만에 나온다거나 하는 편집은 있었다.




Q. 언어가 안통했을 것 같은데, 아이들이 말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이해한건지, 아니면 찍어놓고 나중에 편집 과정에서 쭉 번역한 건지 궁금하고 아이들이 카메라를 많이 의식하진 않았을지.


감독. 처음에 촬영하러 갔을 때는 카트만두에서 네팔어를 좀 공부헀다. 단순한 단어 정도만 알고 갔는데 꼭 언어가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있다 보면 보편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애들이 하는 얘기를 서로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고.

두번째 촬영 때는 촬영 감독이 네팔 사람이라서 언어가 통했다. 촬영 하는 중간에 일대일 통역을 해주진 않았고 애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무슨 상황인지 어느정도 이해가 됐다. 끝나고 나면 매일 촬영감독과 저녁에 만나서 어떤 얘기가 돌아갔는지 서로 얘기했다.

촬영은 카메라를 옆에 두고 애들이랑 계속 논거라서 애들은 실제로 언제 촬영이 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인지 할 필요가 없었고 애들 스스로 카메라 의식하는 부분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Q. 아이들이 불교경전을 계속 공부하는 모습이 나왔는데 영어 단어를 읽는 것도 나온 것 같다. 동자승들의 정규 교육 과목 중에 영어가 포함되어 있나.

티베트 불교에서 유명한 고승이 환생한게 람포체라고 들었다. 그 환생한 고승이 어린 스님인 경우가 많은데 수도원에서도 그런 아이가 있었는지, 동자승들이 그런걸 인식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감독. 거기서 수업이 세 개가 있다. 하나는 영어, 하나는 만다린 중국어, 하나는 불교 경전 교육이다. 정규 과정이 있다기 보다 그냥 그렇게 공부를 하는 것이고 선생님들도 와서 꾸준히 있는게 아니라 왔다갔다 하시기 때문에 공부하는 시간도 아침에 한시간 정도이다.

린포체는 아이들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사원자체가 린포체나 그런 아이들이 오는 곳이라기보단 가난한 사람들이 아이를 키우는게 어려워서 부모들이 쉘터처럼 보내서 밥먹고 공부하고 하는 것이 더 주 목적인 사원이다. 그래서 린포체는 없었고. 주지스님 같은 경우는, 인도의 카마카 라는 고승의 환생이었던 분이었다.




모더레이터. 감정적으로 굉장히 동요됐던 장면은 형이 호파쿨리 심하게 때리던 부분이었다. 감독님이 호파쿨리에게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굉장히 복잡한 마음이었을 것 같다. 마음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감독. 처음에 호파쿨리가 거기서 맞고 싸우고 하는데 제가 만약에 말리거나 하면 오히려 더 상황이 더 안좋아지고 더 놀림이 되거나 맞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었고. 시간이 지나고 현재 형이 12살이다. 지금 호파쿨리한테 너무 심하게 대했다고 후회하고 있다.




Q. 한국에 다시온 것을 환영한다. 영화 굉장히 잘 봤다. 영화의 이미지도 좋고 음악과도 잘 어울렸다.

아이들이 대화하는 장면을 보면, 우리가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와닿게 하는 얘기를 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어떻게 그 순간을 잡아낼 수 있었는지.


감독. 호파쿨리는 굉장히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였다. 호파쿨리가 혼자 말을 하는것을 들어 주다가 그 순간에 촬영 하면서 잡은 것.




Q. 촬영의 속도라던지 촬영 할 때 불교적 리듬 반영했다고 하셨는데. 화면에서 중간중간 부처상이라던지 탱화라던지 종교적 건물 등을 보여주는 것이 종교적 메타포나 상징을 좀 활용 하셨던 건지. 또, 불교적 지식이 전무한 사람이라도 이해를 했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있는지.


감독. 룸비니 자체가 부처가 태어난 곳이다. 그곳에 가면 굉장히 따뜻한 에너지가 있다. 제가 있던 사원을 비롯해 40개 정도 절이 있는데 그 위치한 모양을 위에서 보면 마치 어떤 여자의 얼굴에 큰 배, 뭔가 어머니 같은 느낌을 갖게하는 형태다. 이 안에서 아이들은 지혜를 얻고자 하는 부처님의 아이들이다. 부처님은 항상 지혜롭게 아이들에게 아무런 편견이나 판단 없이 이야기를 아우른다는 것들의 메타포였던 것 같다.



모더레이터. 아이가 수퍼 히어로를 꿈꾼다. 영화를 찍는다고 했을 때 히어로 영화를 생각할 수 있었는데 영화는 명상적이고 실험적인 다큐멘터리라서 호파쿨리가 이 영화를 보고 어떻게 느꼈는지 반응이 궁금하다.

 

감독. 처음에 이거 말고 3시간 정도 되는 영화를 갖고 촬영 감독이랑 하드 드라이브에 담아서 컴퓨터로 보여줬다. 아이들이 하루종일 보면서 액션 영화 찍는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조용하고 느리냐며 감독님 다시 오셔야한다, 우리가 쿵푸도 열심히하고 액션을 보여주겠다고 하고 있다. 호파쿨리가 좀 커서 나 이제 싸움도 잘하고 쿵푸도 하고 여러 가지 할 수 있으니 다시 와서 스트롱 맨이 된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얘기했다.


 


마치며



감독. 영화를 많이 봐주러 오셔서 저에게 의미있는 자리다. 어린이들에 대한 영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저한테는 굉장히 좋은 기회였다. 와주셔서 감사하다.



 




관객들이 모두 불교에 박식한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관객들의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특히 영화가 아름다웠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보통의 다큐멘터리와는 조금 다르게 정적이고, 명상적인 진득한 시선으로 수도원의 풍경을 담아낸 <수도원 아이들>이었습니다.





글 | 자원활동가 기록팀 박희영

사진 | 자원활동가 기록팀 김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