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북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 (Google And The World Brain)
벤 루이스(Ben Lewis) | 전체관람가 | 88분 | 스페인 | 2013
디뷰어 : 한유리
기술은 관습과 제도를 앞서간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가 바로 구글 북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Google And The World Brain)이다.
이 영화는 전 세계의 모든 책을 전자화 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가진 구글의 월드 브레인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는 구글 글래스가 실용화 되지 못한 이유가 기술때문이 아닌 시민 모두가 머리에 감시카메라를 달고다니는 일에 법적인 제약을 걸었기 때문임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 구글의 월드 브레인 프로젝트에는 법적인 또는 윤리적인 문제가 없을까. 만약 군사 독재 시절에 구글이 있었다면 '이 회원님은 불온서적을 읽을 가능성이 56%입니다' 라는 메시지 창을 캡쳐해서 구속영장이라고 가져올 수도 있었겠단 상상을 해본다. 상상으로 그치면 좋겠다.
영화의 초중반에는 구글의 월드브레인 프로젝트에 따른 지적 재산권 문제-저작권, 지식의 독점-에 대해서 상세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영화의 중반부가 넘어가자 점차 구글의 야심이 드러난다. 구글의 설립자 래리 페이지는 구글의 목적은 검색엔진이 아니라 인공지능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인공지능은 방대하고 정확한 정보가 있다면 실현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으며 이미 2천만권의 책을 스캔했다.
최근에 인공지능이 화두인데, 누군가는 컴퓨터와 인터넷은 이용 수단일 뿐이며 이로 인해 문명은 발전하리라 믿는다. 그러나 혹자는 디스토피아적인 시각으로 빅브라더의 탄생을 예견한다. 전 세계의 책을 전자화 하는 것은 과연 나같은 독자를 위한 지식(=권력)의 재분배일까, 아니면 구글의 검색엔진을 정교화 하여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한 수단인 것일까.
우리같은 개인은 기업들에 제공하는 정보 만큼 기술적 편의로 보상을 받는다. 따라서 산 속에 들어가서 야인처럼 살 것이 아니라면 기술의 발전과 정보의 제공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는 것은 중요하다. 비록 소를 잃고 나서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하는 것 처럼, 우리의 고민은 늦더라도 해야만 한다. 이 영화는 재미있고 쉽게 고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TIP. 추천 할 만한 장면 : 24분 10초~24분 30초
구글의 엔지니어가 전 세계의 모든 도서관을 다니며 책의 전자화 승인을 받으려 다녔는데, 11세기에 지어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있는 한 수도원에서 장서 23,400권을 스캔했다. 이 수도원장이 인터뷰 도중 보여주는 표정은 곧 우리의 표정이며, 이 영화의 내용을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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