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

디뷰어 : 뚱띠의 다큐멘터리 세상

거짓말 

요즘 대한민국 뉴스의 핫키워드는 단연 '거짓말'이다.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고 내가 이러려고 열심히 살았나 하는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진다. 진실이 아닌 말들을 하면서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제외한 주변 사람들은 이미 그 말이 거짓말임을 눈치채고 있다. 

나는 비교적 사람들의 심리적 행동을 빠르게 파악하는 재능(?)이 있다. 그리고 거짓말 하는 사람들은 비언어적 메시지를 통해 '나 거짓말 하고 있어요' 라고 티를 낸다. 갑자기 잘해주거나 자신이 거짓말 했던 그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알리바이를 만들곤 한다. 분명 묻지도 않았는데.. 그리고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손을 어디다 둬야할 지 모르겠는지 괜히 우왕좌왕 하는 모습들을 보면 실소가 나온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이 사람은 내가 거짓말하는지 모를거야'라고 자부한다는 것이다. 한번 시작된 거짓말이 잘 먹히면 또 다른 거짓말을 계속 한다. 아직도 본인이 하는 거짓말을 다른 사람들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알면서도 티내지 않고, 별로 상대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 글을 읽고 분명 찔리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기를 바란다. 

매트릭스 실험

실험자들에게 간단한 산수 문제 20개를 제한 시간 내 풀게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본인이 채점하여 점수를 매긴다.

만약 6문제를 맞혔다고 말하면 6달러를 주고, 종이는 바로 파쇄기에 넣는다. 하지만, 여기서 많은 사람들은 이 파쇄기의 비밀을 몰랐다.

사실 이 파쇄기는 종이 가장자리만 파쇄하고 문제가 적힌 부분은 보존되는 파쇄기였던 것이다.

총 4만명 이상이 매트릭스 실험을 참가했는데, 70% 가까이의 실험참가자들이 결과를 속였다. 

매트릭스 실험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도 이렇게 거짓말로 결과를 속이고 이득을 취하는 사례들을 얼마든지 접할 수 있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들과 비선실세 자녀의 대학교 부정입학 사태는 거짓말이 얼마나 허무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게 해준다.  

나는 정직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정직하다고 말한다. 거짓말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서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자신을 합리화하기 때문이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거짓말을 했던 사람들의 인터뷰가 담겨 있다. 도핑, 학력위조 등의 저마다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사연을 구구절절 이야기한다. 결국 그들이 거짓말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의 공통점은 '어쩔 수 없었다' 였다. 하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 핑계로 보인다.

이 사이클 선수는 전보다 빨라진 선수들을 따라잡을 수 없어 힘들어 했는데, 나중에 한 친구로부터 선수들이 빨라진 이유는 EPO 라는 약물을 복용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EPO를 처방받고 그의 성과는 12%이상 상승했다. 그 당시 그는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도핑을 하니 자신도 도핑을 했다고 이야기 한다. 누구나 하는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거짓말을 정당화 하는 것이 쉬워진다.

전직 MIT 입학처장이었던 메릴리 존스는 20년 이상을 MIT에서 재직하였다. 대리시험으로 입학한 학생을 잡아내 퇴학시켰을 정도로 거짓말하는 사람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반전은 그녀 자신도 거짓말로 학력위조를 해 MIT에 들어왔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면서 MIT에서 가톨릭 여학교 출신을 받아줄 것 같이 않아 거짓 학력을 이야기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미 그 거짓말은 돌이킬 수 없게 되었고, 무려 28년만에 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국 사회에서는 큰 충격을 받게 되었고 그녀는 MIT에서 쫓겨났다.

28년 전 했던 거짓말도 들통나는 것처럼 모든 거짓에는 항상 의혹이 남고, 증거가 남기 마련이다. 거짓말이라는 첫 단추를 끼우면 그 다음 단추도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많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만들고 어쩌면 자신 조차도 거짓된 존재가 아닌지 의심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진실은 절대 침몰하지 않는다. 숨기려고 할 수록 진실은 점점 수면으로 오를 것이다. 지금도 어떤 거짓말로 잠깐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는 사람들께 고한다.

언젠가 당신이 날아오를 그 중요한 순간에 당신의 족쇄가 될 지도 모르니 지금이라도 진실된 모습으로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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