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뷰어 : 뚱띠의 다큐멘터리 세상
바나나 소송
마트 과일 코너에 가면 바나나에 붙어 있는 빨간 글씨의 스티커. 다국적 기업 Dole 사에서 유통한 바나나를 사먹으면서 이 기업이 얼마나 추악한 행동을 했는지 알지 못했다. 적어도 이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까지.
Dole 사에서 소유한 바나나농장의 노동자들은 저임금의 최악의 근로환경에서 일하고 있었다. 제초제 과다 사용으로 파라과이 농민들은 장애, 불임 등의 온갖 질병을 얻게 되었고 이들의 열악한 상황을 대변하여 거대한 다국적 기업 Dole 사에 소송을 걸게 되고 스웨덴 출신 '프레드릭 예르텐' 감독은 바나나 소송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그런데 개봉을 앞둔 시점에 Dole 회사에서는 상영금지 요청을 하더니 온갖 협박과 언론을 매수하여 진실을 밝히려는 자들은 오히려 사기꾼으로 몰았다.
미디어 조작
이쯤에서 우리는 Dole이라는 다국적 기업에 복종하는 기관들과 그들의 권력에 짓눌린 언론인들의 플레이를 보게 된다. 영화를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부정적인 여론을 조장하는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Dole 사에 유리한 내용으로 기사를 쓰는 기자들도 나타났다.
어느 나라에서나 대기업을 상대로 일반인이 이기기는 참으로 힘들어 보인다. 대기업은 자본 권력 뿐만 아니라 미디어까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시민 의식
Dole의 당연한 승리가 예상되는 싸움에서 예상치 못한 지원군이 등장한다. 스웨덴의 한 블로거가 스웨덴 패스트 푸드 체인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Dole 제품을 비판하며 문제제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스퉤덴 패스트 푸드점에서는 Dole 사의 추악한 행태를 알게 되었고 Dole사 제품 판매를 금지시켰다. 그 뒤로 스웨덴 블로거도 Dole사로부터 강한 압력을 받게 되었지만, 스웨덴은 미국의 영향을 적게 받고 독립성을 가진 국가였고, 시민의식도 대단했다. 오히려 국민들과 의회가 서로 뭉쳐서 서명을 진행하고, Dole사의 온갖 협박에도 굴복하지 않았고 Dole은 결국 소송을 취하했다. 통쾌했다. 옳은 길로 끝까지 나아가면 결국 승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올바른 시민의식이 결국 진실을 밝히고 세상을 좋게 만들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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