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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7 스케치] <모자란 기억: rewind, remind> 관객과의 대화 Talk with Guest 본문

EIDF 2017/EIDF 2017 상영작

[EIDF 2017 스케치] <모자란 기억: rewind, remind> 관객과의 대화 Talk with Guest

EIDF editor 2017.08.27 11:26

8월 26일 토요일 오후 7시에는 <모자란 기억: rewind, remind> 상영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이 되었습니다. 지난 메가박스에서의 상영과 이번 상영을 끝으로 본 작품은 더 이상의 상영이 없다고 하니 정말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관객과의 대화 시간은 김동현 사회자님이 진행을 맡아주었습니다. 

 


박군제 감독의 인사말

안녕하세요,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어머니의 작품을 세상에 공개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생겨났습니다. 제 어머니이자 ‘육일손여사의 작품이 공개될 수 있어서 가장 기쁩니다. 그것이 가장 맨 처음 만들게 된 계기였고요. 이번 영화는 어머니의 작품을 다루게 되면서 같은 작가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협업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제작하였습니다.

 

김동현 사회자

Q. 어머님은 협업하신 작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A. 보여드렸는데 굉장히 싫어하시더라고요. 내가 이렇게 천박하고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고 우아한 사람이다. 그런데 (나를 이렇게 표현하였으니) 이제 밖에는 어떻게 돌아다니나 라고 하셨는데 원래 말이 많으신 분이에요. (웃음)

 

Q. 작품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어머님과 사전에 의논하는 과정이 있었나요?

 

A. 제작 과정에선 따로 없었어요. 이 전에 있었던 단편같은 경우에는 어머니의 전화를 몰래 녹음해서 제작하고 그랬기 때문에 이번에도 따로 사전에 의논하는 과정을 두지는 않았습니다.

 

Q. 작품을 기획하고 편집하면서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을 했을 것 같은데. 영화에서 시간의 배치가 거꾸로 가잖아요. 이렇게 시간을 구성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처음엔 어머니에게 좀 더 꼼꼼하게 질문을 드릴수도 있었으나 전 말을 거의 안했어요. 간단하게 "그 때는 어땠어?" 정도로만 상황을 만들어 놓고 주로 어머님이 얘기하신 부분을 녹취를 했었어요. 인터뷰할 때의 딱딱한 구도가 싫었기 때문에 같이 누워서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챕터 구성은 제가 환상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기에 이렇게 편집 했습니다. 어머니의 고생담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작업 구성을 어떻게하면 환상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또, 웨스 앤더슨을 특별히 좋아하기 때문에 그의 방식에서 모티브를 얻을 수 있었어요.

 

Q. 영화를 보다 보면 전문적인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이 나와요. 어머니와 아버지가 하셨던 일들이 특별해서 이었던 것 같은데요. 그럼 부모님이 하셨던 일을 자세히 이야기 해주실 수 있나요?

 

A. 원래 아버지는 해군 장교이셨고요. 무역을 하다 처음 부도를 맞게 되어 다른 일자리를 찾다보니까 해외활동 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과 선박 쪽 일을 하게 되었고, 소형 배 설계도 맡고 선박 해체 등, 배와 관련된 전반적인 일을 하고 계셔요.

 


Q. 챕터구성에 있어서 웨스 앤더슨이나 영화적인 구성을 생각하셨다고 하였는데, 어머님의 말씀이 나오고 감독님의 내레이션과 수많은 반려동물들의 사연이 나오더라고요. 그 부분은 어떤 의도로 넣으신 건가요

 

A. 공감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어머니가 생각한 것과 제가 생각한 것을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었고, 전 일을 많이 안했기에 자연스럽게 반려동물 이야기가 등장하게 되었어요.

 

Q. 듸듸(반려묘)가 특별하게 그려지는 것 같은데, 듸듸를 키우게 된 것은 영화의 시간 흐름상 남동공단에서 부터인가요?

 

A. 시간상으로는 군산에 온 이후로 계속 함께했었어요. 다른 친구가 데려온 아이를 제가 떠맡듯이 키우게 되었는데 워낙 귀여워서 키우게 되었습니다. 중간의 어머님이 작업하신 애니메이션이 사실은 제 이야기에요.

 

Q. 어머니가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였는데, 어머님의 의지인지 아니면 다큐 작품을 위한 감독님의 압박이 있었던 건지 궁금합니다. (웃음) 어머님의 그림 중에 가장 많은 게 고양이 그림이잖아요. 최초의 계기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A. 원래 조금씩 그리고 계셨고요. 그러다 고양이들이 죽고 난 이후에 조금 많이 그리셨어요. 제가 따로 압박은 한 적이 없어요. 맨 처음에 그림판에 까만 선을 긋는 애니메이션에서 고민이 워낙 많았대요. 그러다가 기념비적인 첫 작품을 그리게 된거죠. 그림판에 마우스로 했던 작업인데, 하다 보니까 점점 퀼리티가 늘었고. 도입부의 우주 부분을 그리다 보니까 자신의 감정을 나타낼 수 있었던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고 꼭 말해달라고 하셨어요.

 

관객과의 대화

 


Q. 감독님의 전작인 (내동공간(來同空間), 남동공단)을 본 입장에서. 이 영화가 그 영화의 2부 혹은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처음엔 모자란 기억을 단순한 언어유희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영화 전반부와 후반부에 나오는 뜨지도 못하고 가라앉지도 못하는 상자를 보면서 이게 가족의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목에 대한 코멘트를 듣고 싶습니다.

 

A. 라임 맞추는 걸 중요시 생각하고, 리듬을 보여주고 싶어서 말장난을 써봤어요. 사실 떠내려간 상자는 저희 가족을 말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목에 맞춰서 편집을 했던 점도 있었고요. 치밀하게 준비해서 촬영에 임하지는 않았습니다.

 

Q. 초반에 어머님이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를 말씀하실 때 다른 화면없이 색만으로 화면을 가득 채웠어요. 그렇게 의도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 한 화면을 비추는 호흡이 훨씬 길었던 것 같아요. 이 장면에서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려고 구성하신건가요?

 

A. 전작 같은 경우는 어머님과 제 그림을 교차해서 만든 건데요. 장편에서는 제 그림으로 비교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제가 느낀, 생각한 이미지를 영상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전혀 상관없는 이미지 보다는 눈을 감았을 때 떠오르는 색감의 이미지를 넣고 싶었어요호흡이 긴 것은 의도한 장면이에요. 장면이 길게 이어지면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런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싶었습니다.


Q. 영화가 고양이를 좋아해라고 강요한 영화인 것 같아요고양이를 보며 생각을 많이 했는데영화가 끝나면서 고양이를 조금 알 것 같았어요사실 과거를 적극적으로 기억하고 살지 않는데어떤 무언가를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그 매개가 어머님과 아들에게는 고양이였던 것 같아요어머님은 그림으로 기억하고아들은 영상으로 고양이를 남긴 그 교집합이 고양이라고 생각했어요에필로그 부분은 제가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어떤 방식으로 작업이 된 건지 궁금합니다현재 부분에서 고양이가 죽었다고 했는데 살아있는 듸듸의 모습으로 마지막에 끝나는 부분이 좀 궁금합니다.

 

A. 결말이 후일담이지 않기를 바랐어요찍다가 듸듸가 예기치 못하게 죽었기 때문에 후일담으로 남기고 싶지 않았어요. 듸듸가 있었을 때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였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과거로 돌아가 환상적인 분위기와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싶었어요부모님은 안 키우신다고 했지만 고양이 한 마리가 갑자기 들어와 새끼를 낳고 또 낳아서 지금도 여러 마리 키우게 되었습니다.

 

김동현 사회자

Q. 전작인 단편이 남동공단과 관련된 이야기에요이전에 단편도 만들었는데, 이번 작품의 그 부분에서는 자신의 기억이 없다고 내레이션 했더라고요. 왜 그렇게 하신건가요?

 

A. 사실 오래된 기억이라 그렇게 표현을 했고, 지나간 일은 그냥 흘려보내고 싶었기에 내레이션에서는 그렇게 처리했습니다.



Q. 어머님과 아버님이 특별한 재능, 관심 이런 것을 가지고 계시잖아요. 어머님의 그림 재능을 물려받으신 것 같고. 부모님이 기계에 관심을 많이 가지신 것을 물려받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없지는 않은 것 같고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님이 영화관도 많이 데려가고 어머님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며 자랐기 때문에 저도 자연스럽게 이 쪽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기계 쪽으로는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에 열심히 영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웃음)

 

박군제 감독의 맺음말. 우선 주말 늦은 시간에 와주어 관람을 해주신 관객분들 모두 굉장히 감사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수미쌍관을 좋아해서 그런지 처음 인사말과 똑같이 끝맺음을 하게 되네요. (웃음) 저의 어머니, ‘육일손작가의 작품을 함께 나누어서 더 감사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어머님의 작품 퀼리티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요, 어머니의 새로운 작품이 완성 된다면 어떤 기회에서든지 다큐멘터리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모자란 기억은 라임(운율)을 맞추려는 박군제 감독의 의도에 따라서 지어진 제목입니다. 개인적으로 저 또한 모자母子란 기억을 단순하게 꽉찬 상태에서 뭐가 하나 빠진 기억, 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머니와 아들,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 친구와 나, 등 모든 사회적 관계의 핵심을 서로 공유하는 기억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은 특유의 긴 호흡으로 장면을 촬영하여 영상을 시청하는 우리 모두에게 지난 날을 돌아 볼 수 있게하는 시간을 제공하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자란 기억'은 어머니와 아들이 서로 공유하는 기억에 대해서 반추해볼 수 있는 소중한 83분 이었을 것입니다


글: EIDF 자원활동가 기록팀 김태형, 사진: EIDF 자원활동가 사진팀 박채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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