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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4/페스티벌 초이스

[페스티벌 초이스] 반짝이는 박수소리


이번 EIDF 에디터가 소개할 EIDF 2014 페스티벌 초이스 영화는 이길보라 감독의 반짝이는 박수소리입니다.


우리는 대개 등장인물의 말로 영화와 소통하고 배경음악을 통해서 감정과 호흡을 느낀다. 하지만 <반짝이는 박수소리>에서 얻게 되는 따뜻함은 평소처럼 ‘소리’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에는 틀림없이 소리가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것을 말하고,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의도된 소리는 없다. 대신에 화면에는 여러 번의 손짓 그리고 조금씩 경쾌하게 움직이는 표정이 가득 채워진다. 영화를 보는 동안 이제까지 없었을 정도로 대상에게 집중하게 된다.


 

 <반짝이는 박수소리>는 청각장애인인 부모님을 둔 이길보라 감독이 가족들을 직접 화면에 담음으로써 부모님과 자신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다큐멘터리다. 훤칠하고 아름다운 젊은 시절, 오순도순 행복하게 가정을 꾸리는 부모님의 모습은 청각장애가 있다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너무나 평범하다. 똑같이 일을 하고, 운전을 하고,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 삶의 모습과 같다. 다만 그들의 손동작은 너무 크고 화려해서 꼭 과장된 손짓, 발짓을 사용해 말하는 시끌벅적한 시장의 모습 떠올리게 한다.

  

 

 감독은 렌즈 뒤에서 담담하고 조용하게 손짓의 세계를 담아낸다. 하지만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귀와 입이 되어 조금 빨리 철이 들어버렸던 시간만큼 분명히 그 안에 뒤섞여 있고, 지구 위에 놓인 두 세계를 연결하는 지점에 서있다. 카메라를 통해서 보여주는 것은 부모님의 세상이지만, 감독이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자기 자신과 그를 둘러싼 이야기들이다. 


들여다 볼 수록 ‘견고하고 완전했다’는 청각장애 부모님의 세상처럼 우리도 영상을 통해 이길보라 감독의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그들처럼 삶을 사랑하고 있는지, 얼마나 인간다운 온도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 볼 수 있을까?

  


  소리가 없는 세상에서 소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사람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 속에서 반짝이는 손동작은 더더욱 크게 보이고 더 강조되어 보인다. 소리가 넘치는 공간에서 우리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반짝이는 반수 소리>가 불러오는 감정은 소리가 아닌 ‘온도’ 때문에 뜨거워진다.


<글: EIDF 자원활동가 전보림>


반짝이는 박수소리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8월 29일 오후 5시 KU시네마테크에서 8월 25일 오후 5시와 30일 오후 3시에 상영됩니다. EBS TV에서는 8월 28일 오전 12시15분에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