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DF 에디터가 소개할 첫 한국 다큐멘터리 파노라마 상영작은 김 알렉스의 식당: 안산-타슈켄트(Kim Alex’s Place: Ansan-Tashkent)입니다.
영화는 잔잔한 클래식으로 시작한다. 자동차를 타고 하얀 설경을 지나고 지나 계속해서 어디론가 이동한다. 쌓인 눈이 나뭇가지에겐 버거워 보인다.
우리에게는 세월호 참사로 잘 알려진 안산시 단원구. 단원구 선부동에는 중앙아시아 출신 고려인 6000명가량 거주하고 있다.
1937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인 스탈린은 일본과 내통할 여지가 있다는 명목으로 연해주의 고려인들을 강제 이주시키라는 명령을 내린다.
18만 명에 달하는 고려인들이 강제로 화물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하였다.
척박한 기후와 차별 속에서도 살아남은 고려인들은 농업을 비롯한 각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다.
하지만 1990년 소련의 해체 이후 ‘자민족 중심주의’와 ‘정실 정치’가 대두하면서 고려인들의 삶은 다시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 영화는 중앙아시아 출신의 고려인 김 알렉스 씨의 이야기다.
그는 소련 해체 후 우즈베키스탄에서 급변한 환경으로 재산을 잃고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등지를 옮겨 다니며 살았다.
3년전 그렇게 한국에 오게 된 알렉스 씨. 그들의 고향인 한국은 고려인에게 그다지 좋은 곳만은 아니었다.
“8번을 등쳐먹더라고. 나한테 그 사람들 전화번호 다 있어, 지금이라도 전화 할 수 있지. 그 사람들한테 가서 이 나쁜 사람! 당신 나쁜 짓 했어!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야”
김 알렉스씨는 한국에 온 후 체불 임금에 시달리다 안산시 ‘땟골 마을’에 ‘타슈켄트’라는 작은 식당을 열었다.
아직 고려인에게 한국의 음식과 풍속은 여전히 남아있다.
미역국은 메기장물이, 콩나물국은 질구미장물이라 부른다.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하나의 뿌리에서 온 것들이다.
키르키즈스탄 노인단 행사 중 - 한복을 입고 춤추는 어르신들.
그 분들 중 한국을 방문한 사람은 몇 분 되지 않는다.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나시고, 평생을 그곳에서 사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스베타 씨 - 김 알렉스 씨 부인]
“어머니에게 한국을 보여주고 싶어요.”
“가족이 여기에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김 알렉스 씨]
“난 한국이 매우 좋아요.”
“내 부모님은 아주 이쪽으로 오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올 수 없었습니다.”
“그들 중 아무도 지금까지 한국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렇게 할 수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여기에 올 수 있습니다. 단순히 방문자로 오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와서 일을 하면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김 알렉스씨가 안산에 오면서 느낀 것은 무엇이었을까.
핏줄의 고향으로 왔으나 떨쳐낼 수 없었던 고독감이었을까.
길고긴 여정을 거쳐 고향의 품으로 돌아와 자리를 잡은 데에 대한 안도감이었을까.
아니면 아직 중앙아시아 땅에 남아 있는 고려인 친구, 친인척들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일까.
<글: EIDF 자원활동가 이혜연>
김 알렉스의 식당: 안산-타슈켄트는 KU시네마테크에서 8월 28일 오후 4시 30분, 인디 스페이스에서 30일 오후 7시 30분에 상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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