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DF 에디터가 네 번째로 소개할 월드 쇼케이스 출품작은 바로 인터넷 중독자 수용소(Web Junkies)입니다!
아침입니다. 한 남자가 기상을 외치며 아이들을 깨웁니다. 반쯤 감긴 눈으로 군복을 껴입은 아이들은 곧 세 줄로 열을 맞춰 남자를 따라갑니다. ‘진짜 사나이’의 한 장면이냐고요? 아니요, 이 곳은 베이징 근교 따싱에 위치한 인터넷 중독자 치료 캠프입니다.
창문 너머로 한 소년이 괴로워 합니다. 소년은 줄을 맞춰 뛰고 있는 다른 아이들을 창문 밖으로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소년을 의사선생님께 가자고 꼬드겨 이 캠프에 입소시킨 모양입니다. 사실 그런 아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약을 먹고 잠들어서 이곳에 오거나 이런 식으로 부모님께 속아서 이곳에 왔다네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인터넷(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였지요.
중국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터넷 중독을 병리적 질환으로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중국 정부는 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400개 이상의 중국 전역에 인터넷 중독자 치료 캠프를 세웠습니다. 이 다큐는 바로 이 치료 캠프, 아니 수용소를 조명합니다.
이 수용소의 아이들은 밀리터리 패턴 생활복을 입습니다. 정시 기상, 정시 취침, 각 맞춰 정돈된 이불과 의류, 아침 구보에 교관들의 훈련까지, 얼핏 보면 정말 군생활과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 곳은 단순히 이들을 억지로 게임에서 떨어뜨려놓고 몸을 피곤하게 하기만 하는 곳은 아닙니다. 이 곳은 분명 병원이며, 이 곳에는 환자 한 명, 한 명을 전담하는 심리 상담사가 있고, 적절한 약을 복용시키고, 또 그들이 겪고 있는 인터넷 중독에 대한 단체 강의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격리 수용시설이 인터넷 중독을 이 아이들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아닙니다. 치료 캠프에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님들 또한 함께 시설에서 지내며 상담 받기를 권합니다. 아이들이 인터넷에 이렇게까지 빠져든 것은 가족들과 소통이 단절되어서라는 것을 보여주게 되죠. 다큐는 이를 비단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부모님들께도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요?
아이들을 마치 죄수를 다루듯 방에, 복도에, 몇 겹의 자물쇠를 채워두고, 이 곳을 탈출하려다 실패한 아이를 독방에 가두기까지 하는 모습은 청소년에게 가혹해 보입니다.
오히려 이 곳의 아이들은 자신들도 언젠가 자제력을 배울 진데 그것을 병으로 진단하여 특정 장소에 가두어 두고 세뇌시키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하는 합니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이들(수용소 안 전문가들) 말대로라면 중국인의 80%가 다 인터넷 중독자 아니겠느냐고 비꼬기도 합니다.
카메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이 인터넷 중독자 수용소에서 어떤 ‘희망’을 보아야 할 지는 다큐를 관람하는 우리의 몫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웃나라 중국의 이야기, 그리고 어쩌면 동시에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일 지 모르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그 ‘희망’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글: EIDF 자원활동가 김소연>
<D-Box로 놓친 영화 다시보기>
인터넷 중독자 수용소 아이들의 이야기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8월 26일 오후 1시과 28일 오전 11시, 그리고 인디스페이스에서 26일 오후 3시에 만나보실 수 있으며 EBS TV 를 통해 26일 오후 1시 30분과 30일 오전 12시 40분에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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