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DF 에디터가 세 번째로 소개할 가족과 교육 섹션 다큐멘터리는 바로 미아와 알렉산드라(Twin Sisters)입니다.
햇빛이 등 뒤에서 비친다. 소녀는 당나귀와 함께 꽃 길을 따라 달린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다. 소녀는 다시 자매가 생각난다. 자매는 여기 없다. 새들이 지저귄다. 소녀는 자매에게 그녀가 사는 곳을 보여주고 싶다. 자매는 곧 여기로 올 것이다. 햇살은 따스하다. 영화의 첫 장면이다.
중국에서 2004년 태어난 알렉산드라와 미아는 마분지 상자에 담긴 채 입양 센터에서 발견되었다. 이들은 다른 부모에게 입양되었다. 노르웨이인 부부와 미국인 부부는 각자 알렉산드라와 미아를 품에 안은 채로 입양 센터에서 서로 마주쳤다. 부모들이 아이를 처음 만난 다음 날이었다. 생김새도 똑같고 옷도 같았다. 입양 센터에서는 이들이 쌍둥이가 아니라고 했다. 그렇게 알렉산드라와 미아는 노르웨이와 미국 캘리포니아로 갔다.
몇 개월 후 알렉산드라와 미아가 쌍둥이였다는 DNA 결과가 나왔지만 어찌할 바 없었다. 그들은 각자 다른 가족 구성원과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200명 남짓 사는 노르웨이의 작은 호숫가 마을에서 알렉산드라는 대자연을 벗삼으며 어디든 마음껏 돌아다니는 게 취미다. 만년설과 침엽수로 뒤덮인 산은 고요하다. 호수는 안개가 자욱한 날에도, 하늘이 높고 푸르른 날에도, 티 없이 맑다. 동물들은 주저없이 그녀의 친구가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대도시 새크라맨토에서 사는 미아는 부모와 동행하지 않고는 함부로 다닐 수 없다. 카페, 레스토랑, 영화관 등이 널린 도시는 북적이고 미아의 클럽 활동은 경쟁과 흥미로 가득하며, 때때로는 위험이 도사린다.
사는 곳은 물론이요, 언어, 음식도 다르다. 하지만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점점 똑같이 생긴 쌍둥이 자매가 지구 건너편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또 왜 그들은 쌍둥이 자매임에도 떨어져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마주해야만 한다. 그들은 서로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서로의 생일을 축하하는 일조차 언어의 장벽 때문에 버겁다. 그들은 그렇게 9살이 되었다.
9살이 된 해 여름, 미아는 알렉산드라를 찾아 노르웨이로 온다. 지구 반대편에서 달라진 이들은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당나귀와 함께 걷던 꽃 길을 알렉산드라는 미아와 함께 걸을 수 있을까. 노르웨이 작은 마을 프레스빅에서 함께한 그들의 여름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글: EIDF 자원활동가 손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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