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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4/EIDF 2014 현장 스케치

[EIDF 현장 스케치] <Talk With Guest> 왜 나는 수학이 싫어졌을까?(How I Came to Hate Math)

<왜 나는 수학이 싫어졌을까?> <How I Came to Hate Math>

일시 : 8월 26일 (화) 11:00 - 13:00

참석자 : 세드릭 빌라니 (Cedric Vilani)

시놉시스 : 늘 지루하고, 어렵다는 오명과 함께하는 수학. 많은 이들이 학창시절을 거치며 수학을 미워해(?)왔다. 2010년 Fields Medal을 수상한 위대한 수학자 세드릭 빌라니와 함께하는 여정을 통해, 수학이 어떻게 세상을 더 좋게, 때로는 나쁘게 변화시켰는지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 





2014 EIDF의 첫 번째 TG(게스트와의 만남)가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왜 나는 수학이 싫어졌을까?>의 주인공이자 필즈상을 수상한 수학자 세드릭 빌라니의 소개로 영화 상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상영 이후에는 관객들이 직접 세드릭 빌라니에게 `수학`과 `수학교육`등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준비된 토크였음에도 불구하고 깊이 있는 질문과 정성어린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 수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어떻게 연구 분야를 선정하게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저도 제가 어떤 분야를 하게 될지 몰랐어요. 지금 나의 분야를 연구하기로 처음 생각했던 것은 한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면서였어요. 그때는 생물을 이용해서 부분 미분법을 연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고 나중에는 물리를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 과정은 특별하다기보다는 우연적인 것이었고 나는 대부분의 기회들은 이처럼 우연히 온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전문분야를 미리 선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나도 어렸을 때는 대수학을 정말 잘했고 그를 전공하고자 했지만 지금은 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해요. 미리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해둘 필요는 없어요."


* 컴퓨터의 등장으로 미래의 수학이 나아갈 방향은 어떻게 될까요?


"컴퓨터의 등장은 분명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이지만, 그것이 일어나야할 어떤 일을 저지하지는 못할 겁니다. 컴퓨터가 더 많이 생길 수록 수학은 더 많이 필요해 질 거에요. 소프트웨어, 컴퓨터 프로그램들도 수학적인 알고리즘을 필요로 한다. 앞으로 수학자의 역할은 컴퓨터와 현실 세계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 같아요. 

컴퓨터가 도래함에 따라서 교류방식도 변하고 있죠. 지금 제 연구방식만 봐도 동료과 이메일, 원격으로 10,000KM 이상 떨어진 곳과 교류를 하고 있어요. 더불어 인터넷을 통해서 학습을 하기도 해요. 나는 이런 디지털 교류에 의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접촉이나 소통이 줄어든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수학 업계만 보더라도 최첨단 기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만나서 교류해요. 디지털 학습이 더욱 발전되더라도 인간과 인간의 접촉이 있어야 더 효과적인 학습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수학에서 뿐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컴퓨터가 인간을 100프로 대체할 수 없을 거에요."



* 미래 수학자를 꿈꾸는 고등학생입니다, 더 많은 수학자를 양성하기 위해서 수학교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할까요?


"미래 수학자 양성에 대한 문제는 난제이자, 많은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수학자 양성을 위해서는 많은 제도, 많은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첫번째 주요 요소는 많은 연구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아프리카 경우에도 학생들에게 연구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어요. 학생들로 하여금 교사가 어떤 활동, 접근성을 제공하고 제대로 된 추론을 할 수 있도록 유도 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실수를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귀감이 되는 많은 수학자들이 수많은 실수를 반복했기 때문이죠. 중요한 것은 과정이고 학생들이 비전, 통찰력, 창의성을 발휘할수록 해주는 것이에요. 이것을 이끌어가는 핵심적인 것은 학생의 호기심과 이해도이다.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은 수학자의 입장에서 계속 `왜`?라고 질문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과학에서 설명, 이해, 재생산 과정을 거치는 것처럼 수학에서 중요한 것은 이해를 하는 거죠."


* 코리아 타임즈 기자입니다. 앞서 이 다큐 감독은 수학전문가가 아니라고 하셨는데, 수학전문가가 다큐를 연출했다면 영화가 어떤 식으로 달라질까요?


"만약 그렇다면, 수학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을 것이고 수학 연구의 목표와 과정을 말했을 거에요. 하지만 이 다큐는 수학 자체보다는 수학 중심에 두고 그 주변에 있는 것을 다뤘고 때문에, 경제와 접목을 하거나, 케이블을 어떻게 해저에 설치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담고 있어요. 이 영화에서는 수학을 둘러싼 수학에 대한 인상, 감정, 사랑, 애정을 다루고자 했고 수학 교육에 대한 여러 논란도 포함했어요. 수학 이외에 많은 것을 내포하려고 했고 수학전문가가 했다면 이런 식으로 접근하지는 않았을 거에요.

 

일단 이런 다큐를 통해 원하는 것은 수학의 인간적인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고 수학자들간의 인간적인 관계, 수학과 수학자라는 인간의 관계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인간적인 측면을 어떻게 수학과 접목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수학자의 인간적인 고뇌와 수학적 지식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전달하고 싶었어요.  수학이라는 분야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실재적 영향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리는 점점 수학과 많이 연관된 세상을 살아갑니다. 현대사회에서는 기계가 더 계산을 잘하고 인간보다 더 멋지고 방대한 결과를 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수학이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해요. 세상이 변해 갈지언정 우리 스스로 수학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죠."




* 수학교육을 전공하는 대학생입니다. 수학교육의 궁극적인 목적과 그를 위해 학생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수학교육에 있어서 기적적인 해법이 없다는 것은 모두 동의 할 거라고 생각해요. 교육방법에서는 교사의 품격도 고려돼야하며 가장 좋은 것은 교사 스스로가 교육법을 만드는 것이죠. 최근에는 수학교육 분야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고 여러 단체에서 주목하고 있어요. 

수학교육의 어려움에 대해서 말을 해보자면 일단 교육 자체가 쉽지 않은데 오늘 날 젊은이들이 스마트폰 등을 통해서 방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므로 집중하기가 힘들어 졌기 때문이에요. 일단 학생이 공부를 할 때는 집중력이 중요한데, 수학은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 됩니다. 오랫동안 생각을 할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몰두하기 때문이에요. 


또한 수학교육에는 공식을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사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수학교육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학생들이 수학이 다른 분야와 동떨어져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학은 과학, 특히 물리, 컴퓨터 분야와 깊은 관련이 있고 수학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또 다른 어려운 점은 오늘날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19세기 이전의 오래된 수학이라는 것입니다. 현실의 GPS, 영화, 컴퓨터, 위성발사 등에 접목된 수학은 현대 수학인 경우가 많습니다. 현대에 살면서 옛수학을 배우는 것은 역설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것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죠. 나는 고대 그리스 기하학 부분이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17세기의 수학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현대수학을 아는 것도 중요해요. 여기서 보편적인 하나의 해법은 없다고 생각하고 교사입장에서 적절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현대의 수학을 더 잘 알리기 위해 문화수업을 진행하거나 책을 권하는 등이 적절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학생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해요. 게임처럼 배우거나, 심각하게 배우거나, 변화해서 배우거나 학생들이 좋아하는 방식은 모두 달라요. 중요한 것은 과목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것이에요. 연습이나 암기를 과도하게 시키는 것도 흥미를 잃게 만들죠. 그렇다고 너무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학습을 하게 할 수 없으므로 두 가지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합니다."


* 학자들 간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전문가들은 서로 모여서 교류를 하곤 하는데 수학자의 경우는 어떤지 궁급합니다.



"수학도 경제와 마찬가지에요. 저도 출장을 많이 다니고 여러 나라를 다니고 있어요. 물론 수학업계는 수학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수학 언어도 보편적이지만 다양한 견해를 가지고 있기도 해요. 각 나라와 대학, 연구 분야 별로 여러 가지 견해들이 있어요. 저는 파리에서 공부를 했지만 그 이후 이태리, 독일 등에서 머물렀어요. 그러면서 저는 여러 의견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실제로 수학으로 명성 높은 대학들 간에도 다 유명한 수학 연구 분야가 달라요. 한 편으로는 수학자들의 경우는 과학자들보다 연구소에서 혼자 연구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더 많이 이동하여 만나는 것 같기도 해요. 저만 해도 45개국을 돌면서 수학 관련 강연과 토론회의 참여하고 있어요."


 위의 질문들 외에도 빌라니의 패션과 거미모양 브로치에 대해 물어보는 유쾌한 질문도 있었고, 자신이 탐구하고 있는 수학 이론에 대해 질문하자 빌라니가 책을 추천하는 등 즐거운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관객 분들의 활발한 참여와 세드릭 빌라니의 상세한 답변으로 TG가 1시간 넘게 진행되었습니다! 참여자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글: EIDF 자원활동가 전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