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은 독 캠퍼스 일반 과정의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도 세 명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큐멘터리 감독님을 만나 보았는데요.
첫 번째 강연 <하나의 아이디어가 상영에 이르기까지>에서는 아이나라 베라(Ainara Vera) 감독의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베라 감독의 첫 다큐멘터리는 석사과정의 32명의 학생과 함께 만든 다큐멘터리였는데요 빅토르 코사프스키씨 EIDF 2014 심사위원장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북미에서는 다큐 하나를 위해 200명이 일하지만, 감독님의 경우 대학원에서 학생들과 함께 제작하는 만큼 그럴 예산이나 인력이 없었다고 합니다. 대신 감독님은 자신만의 미학적인 요소를 살렸습니다. 성공적인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염두에 두었던 몇 가지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첫 번째는, 이미 만들었던 소재는 더 잘 만들게 아니면 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남들이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소재로 만드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이야기인데요.
둘째로, ‘전문성’이 있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날 페이스
북을 통해 이미 너무 많은 이야기나 다큐 같은 동영상들이 공유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예술’의 범주 안에 들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열정을 잊지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길고 힘들기 때문에 도중에 종종 믿음을 잃어버리고는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감독님도 35명의 학생과 시작했지만 마지막에는 5명만 남았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감독이라면 이 신뢰와 열정을 가지고 ‘될 것이다’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작업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또한, 감독님은 다큐멘터리가 하나의 예술작품과 같다고 생각하시고,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아이디어의 시각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씀해주셨습니다.
“Great Artists steal"
위대한 예술가는 베낀다는 말을 통해 고전의 반열에 든 예술작품을 모방하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필름메이커는 캐릭터나 스토리에 집중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예술’을 만드는 거다”
구성을 생각하지 않고 일단 찍어댄다. 많은 감독들이 세 시간이나 네 시간 정도를 찍어 놓고 서서히 줄이는 방식으로 에디팅을 하지만 감독님 같은 경우는 정 반대로 너무나도 아름다운 장면들 즉 꼭 들어가야 할 장면들을 고른 다음에 그 장면을 위주로 뒤에 15분 정도의 내용을 덧붙여서 70분 정도의 작품을 만든다고 합니다. 감독님의 작품은 ‘예술적’이라는 평을 많이 들으신다고 합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이스라엘 출신의 시나이 압트(Sinai Abt) 감독님이 <다큐멘터리 제작의 핵심 요소 : 갈등과 변화>라는 강의를 통해 이스라엘 다큐멘터리의 특징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이스라엘은 알다시피 총 인구가 800만 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작은 나라임에도 다큐멘터리 분야에서 실적을 올리고 있는 이유를 감독님은 이스라엘의 특수한 상황에서 찾으셨습니다.
“이스라엘은 갈등과 혁신이 결합된 나라이다”
이스라엘은 전쟁과 같은 특수 상황 속에서 그 갈등을 풀어내고 담아낼 포맷이 필요한데 그것이 다큐멘터리였다고 합니다.
또한, 이스라엘은 다큐멘터리 부분에 대한 공공 자금 투자가 활발하다고 합니다. 이런 환경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한다고 합니다. 또 공영 방송에는 일정 시간 동안 다큐멘터리를 방영해야 하는 다큐멘터리 보호 법률이 있어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아주 좋은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애니메이션이란 형식을 차용해 만든 다큐멘터리 등 이스라엘의 다큐멘터리는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해 왔는데요. 당시에는 이런 건 다큐멘터리가 ‘매니아 아이들 용 만화다‘라는 논쟁도 있었지만 많은 감독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애니메이션조차도 다큐멘터리 섹션으로 포함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감독님은 한국도 끊임없이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독자들도 많아지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EIDF의 마지막 강의는 EIDF 2014 출품작 <잘라난>을 제작한 다니엘 지브(Daniel Ziv) 감독님이 진행해주셨는데요. <잘라난이 만들어지기까지>를 통해 감독님만의 다큐 철학과 메시지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잘라난>은 감독님의 첫 다큐멘터리인데요. 3명의 인도네시아의 길거리 버스커들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행복한 분위기의 다큐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 명의 주인공을 고르는 게 중요했다고 합니다. 사회 현상의 원인을 보여주기 위한 대상이 아니라 스토리를 끌어가고 관객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캐릭터여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하십니다.
또한 그 매력을 완전히 다큐에 담아내기 위해서 현지인들을 고용해서 이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셨다고 합니다. 특히 그들이 사는 하수구에서도 직접 생활해 보셨는데, 그런 노력으로 그들과 친해지고 그들과 동화되는 노력을 보여주자 그들도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걸 그만두고 자신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재미있고 끌어 들일 수 있는 다큐를 만들고 싶었다. 지루하고 무겁기만 한 다큐는 만들고 싶지 않다..”
“내 목소리를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가 소리 내게 해주고 싶었다. 그들(<잘라난>에 등장하는 세 명의 버스커)은 가난하지만 행복하고 다른 부자들보다 더 행복하다.”
수료식. 3일 동안 아홉시부터 여섯시까지 빠지지 않고 들어주신 다큐멘터리를 사랑하고 열정 넘치는 수강생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네요.
EIDF 2014와 함께한 Doc Campus도 마무리 되었습니다! 수강생 여러분들이 몇 넌 뒤에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우리 EIDF 독 캠퍼스에 참여해 주시길 기대 해봅니다 :)
<글: EIDF 자원활동가 김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