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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2019/EIDF 2019 상영작

[EIDF2019]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 <옥희에게>&<부엔 까미노> 관객과의 대화 현장!

8월 22일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에선 두 개의 작품에 관해 GV(Guest Visit,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전향 장기수인 박종린 선생의 이야기를 다룬 <옥희에게>와 시각장애인 여성과 여고생의 산티아고 순례길 동행 여정을 다룬 <부엔 까미노>입니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는 작품 관계자분들을 비롯해 정말 많은 분들께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부엔 까미노> 상영시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분들과 함께했는데요, 많은 시각장애인 분들이 동시해설기를 통해 상영관에서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날 상영관은 만석이었습니다.

 

<옥희에게> GV
Q.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박종린 선생과는 이전부터 친분이 있었다. 다니는 교회가 박종린 선생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 혼자 계시는 모습이 많이 안쓰러웠다. 처음엔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보다 그분의 나날들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따님이 먼 훗날에라도 볼 수 있게끔 말이다.

 

Q. 첫 촬영부터 오늘 상영이 있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처음엔 기록용으로 시작했는데, 그러다 욕심이 났다. 시나리오를 써서 영화로 만들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영화 제작은 돈이 드는 일이었기에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지원을 받게 됐는데, 영진위의 지원을 받으면 1년 내에 결과물을 내야했다. 1차적으로 급히 완성을 지었으나 좀 더 다듬어야 했다. 보충 촬영도 진행하고 해서 완성시킨 것이 오늘 상영된 것이다.

 

Q. 박종린 선생과 북에 있는 따님(옥희)의 근황은 어떤지

 

-박종린 선생은 요사이 많이 위독하시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참석은 하지 못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후부터 건강이 안 좋아진 것 같다. 선생이 기운을 낼 수 있는 동력원은 북에 있는 딸을 봐야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 것 같다. 옥희 씨의 근황은 알기가 쉽진 않다. 박종린 선생이 남쪽에 내려올 당시엔 1살이었다는데, 현재는 평양에 자리한 대학의 교수로서 서른이 넘는 자제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Q. 앞으로의 작품 계획이 있다면

 

-오늘 상영된 것은 영화 버전이고 방송용으로도 짧게 다듬어 만들 예정이다. 일본을 비롯해 해외 방송국 여러 곳에서 부탁이 들어왔다. 일반상영관 상영은 어려울 것 같고, 오늘과 같은 자리를 비롯해 앞으로의 상영은 진행될 것 같다. 다음 작품은 광주에 관한 것이 될 것 같다. 내년은 광주항쟁 40주년이 되는 해인데, 수면 위로 많이 드러나지 않은 분들의 얘기를 다루고자 한다.

 

<부엔 까미노> GV

이날 상영에는 작품의 주인공인 박재한 씨와 그녀를 도와 20여 일의 순례길 일정을 동행한 김다희 양도 함께했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많이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엔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엔 순례길 일정을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뭐든 부딪히면 이뤄낼 수 있다는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의 오랜 꿈을 이룰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두 번째 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로 스페인 본고장에 다른 시각 장애인 여성분들과 함께 가서 플라멩코 무대를 가지고 그곳의 플라멩코를 접해보는 것입니다.”

 

“일정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것보다 사람 대 사람의 갈등때문에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전부 좋은 기억으로 남겨졌고 정말 좋은 추억인 것 같습니다.”

 

 

Q.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떻게 구상하게 됐는지

 

-개인적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면서 동시에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이전부터 생각해왔다. 그러던 와중엔 플라멩코를 하시는 재한 씨를 알게 됐고 같이 동행할 다희 양도 주변 소개로 알게 돼 작품으로 이어졌다. 작품의 모티브는 알 파지노와 크리스 오도넬 주연의 1992년作 <여인의 향기>에서 따왔다. 영화지만 다큐적 서사가 많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Q. 로드무비 형태로 진행되는데 장소에 대한 해설이나 일정 중 어디쯤 와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 같다

 

-의도적으로 넣지 않았다. 무언가에 대해 표현할 때 많이들 수치를 지표로 삼는다. 작품에서 이들의 여정이 수치로써 측정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여기가 어디고 얼마만큼 여정이 남았는지보단 지금 누구와 함께 어떤 마음으로 걸어가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것에 집중했다.

 

Q. 여정을 떠나기 전 이 두 사람이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한 언급이 적은 것 같다

 

-순례를 떠나기 전에 모습들도 많이 카메라에 담았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어떤 정서를 가지고 있었고, 어떤 학교를 다니는지, 또 원래는 무얼 하고 지내는지 같은 것들을 일부로 작품에선 배제했다. 우리의 삶이 어떠한 계기와 동기로 인과관계를 가지고 일어나는지를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작품 속 두 사람의 여정과 그 안에서의 관계들만 표본처럼 따로 떨어뜨려 담고 싶었다.

 

Q. 이번 영화제에서의 상영이 첫 상영이다. 앞으로 관객들과는 어떻게 만날 계획인지

 

-우선 유서깊은 이번 영화제에 초청받아 좋았다. ‘같이보기’가 좀 더 활성화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관람하고 작품에 대해 얘기도 같이 나눠볼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공동체 상영이 있었으면 한다.

 

(참고로 이날의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 마지막 상영작은 특수견 얘기를 다룬 <버디, 인생의 동반자>였는데요. 상영을 하시는 분들 모두에게 반려견 간식을 드리는 이벤트도 진행했습니다!)

 

 

원고 : 자원활동가 기록팀 이현수

사진 : 자원활동가 기록팀 구상현